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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백두대간 협곡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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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8.23  15:3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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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천역(汾川驛). 경북 봉화군 소천면에 있는 간이역이다. 역시나 작고 한적하다. 1956년 보통 역으로 영업을 시작했으니 백두대간 오지에서 반백 년을 지낸 간이역이다. 질곡의 역사를 지낸 분천역이건만 찰나의 시간을 보낸 듯 흰 구름 두둥실 파란 하늘 아래 모든 것을 초연한 듯 평화롭고 한가해 보인다. 

백두대간협곡열차 타고 절경 감상
천천히 역을 돌아본다. 철로가 놓인 뒤쪽으로 가보니 ‘이건 뭐지?’ 분천역의 뒤태에 반전이 있다! 세모 지붕을 머리에 인 흰 건물이 보이는 앞모습과 달리 통나무 몸채에 흰 창문, 창틀엔 작은 화분이 나란하고 체크무늬 커튼이 바람에 하늘거린다. 어디선가 본 듯한 풍경…. 어디였더라?

빠아앙~ 때마침 기차가 들어온다. 흰 바탕에 검은 줄무늬 기관차 뒤에 진분홍 객차 3량이 달렸다. 백두대간협곡열차다. 중부 내륙 3개 도(강원, 충북, 경북)를 하나로 이으며 257.2km를 달려 O-train이라 불리는 중부내륙순환열차 중 경북 봉화의 분천역에서 강원도 태백 철암역까지 골 깊은 백두대간의 협곡을 달리는 백두대간협곡열차로 V-train이라고도 한다. V는 협곡의 모양이자 valley(협곡)의 약자이며 애칭은 ‘아기 백호’다.

 “안녕하십니까? 백두대간협곡열차 V-train에 탑승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출발과 함께 승무원의 안내 방송이 흘러나오고 이내 창밖으로 절경이 펼쳐진다. 출발한 지 3분 남짓, 낙동강 상류에서 고요하게 흐르는 가호(佳湖)가 나타난다. 멋들어진 기암괴석 아래로 흐르는 강이 잔잔한 호수와 같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알프스의 빙하 녹은 물이 서서히 흐르는 듯하다. 그러고 보니 분천역에 스위스 체어마트(Zermatt) 역 표시가 있고, 스위스 국기가 날리던 것이 생각났다. 체어마트 역은 알프스의 명산 마터호른(Matterhorn)을 오가는 ‘관광 열차 빙하 특급’의 시작점이 되는 역이고, 분천역은 ‘백두대간협곡열차’가 출발하는 곳이라 지난 5월 두 역이 자매결연을 했다.

아기자기 섬세함이 가득한 친환경 열차
‘우와~’ 갑자기 탄성이 나온다. 열차가 터널로 들어왔다. 기차가 터널을 지나는 것이야 별일도 아닌데 웬 소란이지? 옆 사람이 옆구리를 툭툭 치며 위를 보란다. 천장에 형광 스티커로 별자리를 붙여 은하수가 쏟아지듯 환상적이다. 자세히 보니 객차도 이색적이다. 승객들이 탑승한 진분홍빛 객차는 천장을 제외한 거의 모든 곳이 통유리로 되어 있다.

백두대간을 맘껏 감상하란 얘기. 심지어 차량 맨 뒤 칸은 후면도 유리로 만들어 철로와 다리, 터널과 주변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창문 또한 개폐형으로 한껏 열면 상쾌한 바람과 초록 물결, 향긋한 꽃향기가 여과 없이 들어온다.

객차 지붕에는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해 열차의 조명과 선풍기, 승강문 작동 장치 등의 에너지로 사용한다. 백두대간 청정 지역을 지나는 열차이니 만큼 탄소 배출을 줄이고자 하는 배려일 터. 그래서인지 열차에는 에어컨이나 온풍기가 없다. 여름에는 천장에 달린 선풍기가 고작이고, 겨울이면 난방과 더불어 고구마나 감자를 구워 먹을 수 있는 친환경 목탄 난로뿐이다. 심지어 화장실도 없다. 분천역-양원역-승부역-철암역 구간은 27.7km. 그리 길지 않기에 과감히 화장실을 없앤 것이다. 두 손으로 잡고 올리는 창, 천장의 선풍기와 난로, 나무 의자가 오래전 추억을 되살리는 복고풍임과 동시에 탄소 발생을 줄이는 미래형 친환경 도구들이다.

산골 마을에 담긴 사람, 자연과 문명 이야기
기차가 잠시 멈춘다. 전국에서 가장 작은 양원역이다. 대합실은 6.6m2 남짓. 잠시 내려 추억의 화장실을 둘러보고 기념 촬영을 한다.

서쪽은 경북 봉화군 원곡리, 동쪽은 경북 울진군 원곡리로 두 곳 사이에 있다고 하여 ‘양원’이다. 1955년 영암선(영주-철암)이 개통되었지만, 주민들은 마을을 관통하는 기차를 빤히 보면서도 승부역이나 분천역에 가서 기차를 타야 했다. 춘양면에 서는 장을 보고 올 때는 마을을 지날 즈음 무거운 보따리를 열차 밖으로 던지고 승부역에 내려 되짚어 걸어와서 던져둔 짐을 찾아가기도 했다고.

그러던 중 1988년 마을 소년이 쓴 눈물의 탄원서가 대통령께 전달되어 개통 33년 만에 양원역이 생기니 누구랄 것 없이 괭이며 지게를 들고 나와 승강장, 대합실, 화장실을 만들었고 처음 기차가 서던 날에는 사람도 산도 강줄기도 감격해 울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오지 중의 오지 승부역을 지나며 바라보는 광경들 ……. 긴장했던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아이들은 신기한 기차 여행에 감격하고, 엄마는 옛 추억에 젖는다.


Travel info
분천역 즐기기  
✚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체어마트에서 보내는 편지’를 써서 우편함에 넣으면 100일 뒤에 원하는 주소에서 받아볼 수 있다. 역사에 기념 스탬프가 비치되었으며, 역 근처에서 조랑말 꽃마차를 타면서 한적한 산골 마을 풍경과 낙동강 물줄기를 만날 수 있다.
✚ 차를 빌려 인근 관광지를 둘러보는 카 셰어링 서비스가 있다. 이용 요금은 30분에 3천 원. 인근 관광지를 돌아보기 안성맞춤. 자전거 대여도 가능하다. 1인승이 1시간에 5천 원. 문의 분천역(054-672-7711)

백두대간협곡열차 즐기기
백두대간협곡열차 V-train은 전 구간 균일가로 8천400원.
문의 철도고객센터(1544-7788, www.kor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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