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아서 동반성장의 온기 사회에 골고루 전달해야

동반성장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이 시대의 ‘대세’가 됐다. 과거 성장과 효율 위주의 경제성장 방식이 한계를 드러내면서 이제는 동반자적 상생과 동반성장을 무시하고서는 어떤 기업도 생존하기 어렵게 됐다. 이러한 때 우리나라 동반성장 정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난 6월 취임한 이후 동반성장 문화 정착을 위해 불철주야로 뛰고 있는 김종국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을 만나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정책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 김종국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
 
- 취임하신 지 3개월이 지났습니다.그간 현장을 둘러본 소감이 어떠신지요.
“어떻게 지나간 것인지도 모르게 3개월이 후딱 지나가 버렸습니다(웃음).취임하면서 조직 내부도 돌봤지만 무엇보다 현장 방문에 더 신경을 썼습니다.이는 중소기업청 근무(1998~2013) 시절부터 꾸준히 실천해 온 저의 ‘사명’과도 같은 것인데 현장에 있어야만 제대로 된 소통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현장에서 느낀 동반성장의 수준은 아직 성숙하지는 못했지만 이제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동반성장에 대한 인식은 확실히 공유하고 있다고 봅니다.많은 대기업들이 동반성장을 더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우리 위원회에 물어옵니다.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도 동반성장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질문합니다.이러한 반응들이 우리 위원회의 보람이라면 보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반성장을 말할 때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의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많습니다.
“‘동반성장’이라는 개념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양극화가 심화돼 우리 경제 전체의 성장과 사회안정에 심각한 위협요소가 되면서 등장했습니다.실제로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에서는 대기업으로부터의 낙수효과가 실종돼 대기업은 잘나가는 반면 중소기업은 생존이 어려운 상황에 몰리게 된 것이 사실입니다.하지만 대기업의 역할을 강조한다고 해서 동반성장을 대기업의 일방적인 시혜나 양보로 생각해서는 안됩니다.동반성장은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 완화에도 그 목적이 있지만 가장 큰 존재의의는 기업경쟁력 강화의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데 있습니다.이제 기업 혼자 잘해선 되는 세상은 지나갔습니다.
 
-최근 선순환 생태계 조성이라는 말이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이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것,다시 말해서 불공정한 기업 거래환경의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현재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일한 만큼이라도 정당하게 받고 싶다“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무자비한 납품단가인하는 말할 것도 없고 일할 기회조차 빼앗아 버리는 일감몰아주기 등 우리의 기업현실은 ‘약육강식’의 정글논리가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중소기업이 힘들어지면 대다수의 국민들도 함께 살림살이가 팍팍해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따라서 선순환 생태계 조성이나 지속가능한 경제구조 정착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것이 아닙니다. 어려운 우리 경제의 회생을 위해서도 반드시 이뤄져야 할 과제로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 현시점에서 중소기업계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그간의 노력을 통해 대기업에서 1차 협력사로는 동반성장이 상당히 정착됐습니다.하지만 아직도 2‧3차 협력사까지는 동반성장의 온기가 고루 전달되지 못하고 있습니다.따라서 2‧3차 협력사도 동반성장을 바탕으로 일한 만큼 정당한 댓가를 받고 지속성장할 수 있는 경영환경을 만들 수 있게끔 거래환경을 바꿔야 합니다.관련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함은 물론이고요.이를 위해 우리 동반성장위원회에서는 주로 지방에 위치한 2‧3차 협력사에 중점을 두고 동반성장 추진체계를 전국 지방자치단에 단위로 확산하고 있습니다.이와 더불어 2‧3차 협력사 수탁기업협의회 결성 및 운영도 지원하고 있습니다.수탁기업협의회 활성화 지원을 통해 대기업과 협력사 간 기술,판로 등 협력을 증진해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에 기업들이 관심이 많습니다.앞으로 정책방향을 들려주시죠.
“올 하반기에는 기존의 제조업,생계형 서비스업에서 범위를 더 넓혀 ‘생활밀착형 서비스업’까지 적합업종 지정을 진행해 나갈 계획입니다.생계밀착형은 영세하면서 소상공인들의 창업수가 많으며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운수,숙박,부동산 등 158개 업종이 이에 해당됩니다.특히 단계별 추진 업종 안에서도 지정의 효율성,중소기업 영위의 적합성,향후 성장 가능성,외부의 부정적 효과 방지 등을 고려해 지정할 방침입니다.지정 예상 업종의 시장현황이나 여건 분석 등이 필요한 경우 전문가 자문단 운영 등을 통해 신중하게 운영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동반성장을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가장 신경을 써야 할 것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대기업은 우선 동반성장을 기업 경영의 일부로 체화시키고 시스템화해 기업 경쟁력 강화의 한 축으로 구축해야 합니다.이를 통해 자율적으로 동반성장을 추진하고 기업생태계에서 동반성장 문화를 선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중소기업은 세계 시장에서 승부할 수 있는 수준까지 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해 대기업과 동등한 동반성장의 파트너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아울러 기업과 국민 모두가 법이나 규제보다는 스스로가 만든 사회적 합의의 중요성과 책임의 무게를 깨닫고 동반성장을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김재창 기자 changs@gamt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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