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때일수록 인재에 투자해야…규제는 과감히 철폐해야

엔지니어링은 일반인들에게 조금은 낯선 분야다. 엔지니어링에 대해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갖는 생각이 ‘생소함’이라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 문헌일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회장은 이 같은 생각이 ‘편견’이라고 단언한다. 창조경제가 화두인 요즈음 엔지니어링이야말로 고도의 두뇌산업이자 고부가가치 창출산업이라는 게 문 회장의 주장이다.오는 10월18일 엔지니어링의 날을 맞아 국내 엔지니어링 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힘차게 뛰고 있는 문 회장을 만나 근황과 함께 경영철학을 들어보았다.<편집자 주> 

▲ 문헌일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회장


-한국엔지니어링협회 회장으로서 분주하실텐데 근황이 어떻습니까?
“협회장으로서 지난 9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국제엔지니어링컨설팅연맹(FIDIC) 100주년 기념 컨퍼런스’에 국내 대표단 50여명을 이끌고 참가했습니다.행사 마지막날 총회에서 FIDIC 집행위원으로 활동한 ㈜세광종합기술단의 이재완 회장이 차기회장으로 당선되는 쾌거를 달성했습니다. 앞으로 2년 뒤에는 전세계 엔지니어링업계를 선도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는 점에서 국내 엔지니어링 40년 역사에서 큰 경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FIDIC 100년 역사상 미국이나 유럽이 아닌 아시아에서 회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이번 성과는 엔지니어링산업 발전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의 유일 회원단체로 FIDIC 활동에 적극 참여해온 한국엔지니어링협회의 노력이 결실을 거둔 것으로 생각합니다.협회장으로서 지난 6년 동안 국내는 물론 해외에 나갈 때마다 국내 엔지니어링 위상 제고를 위해 적극적인 국제협력활동을 펼쳐 왔기에 저 개인적으로도 감회가 새롭고 보람이 큽니다.”

-국내 엔지니어링 업계 현황은 어떤지요.
“엔지니어링은 도로,철도,공항,플랜트,정보통신 등 사회기반시설물에 대한 기획,타당성 조사,설계,감리 등 사업이나 시설물이 최적의 기능을 구현하도록 하는 것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시공을 제외한 소프트웨어 전반에 걸친 지식기반 활동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특히 기획 및 타당성 조사,프로젝트 관리 및 기본설계 등 핵심영역은 턴키 방식에서 구매/시공의 수주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더욱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현재 국내 엔지니어링 산업계에는 약 3800여 기업이 활동하고 있으며 약 24만명의 기술인력들이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시장 규모는 2012년 기준으로 약 7조5000억원 정도입니다.”

-창조경제가 화두입니다.이를 위해 엔지니어링 업계에 필요한 게 뭐가 있을까요.
“박근혜 정부 들어 창조경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일자리 창출과 지식산업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아졌습니다.특히 부가가치와 일자리창출 효과가 높은 고급 두뇌산업으로 엔지니어링산업의 중요성이 많이 강조되고 있습니다.창조경제에서는 무엇보다 상상력,창의력,과학기술이 핵심적인 요소로 언급되고 있는데 엔지니어링산업은 이 세 가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응용해 우리 생활에 편리한 편의시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분야입니다.이처럼 고급 두뇌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창조경제 시대에 엔지니어링 업계가 가장 신경을 써야 할 우선순위 1순위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정부에 바라는 게 있다면 무엇입니까?
“엔지니어로서,중견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가로서,3800여개사의 회원을 갖고 있는 엔지니어링협회장으로서 박근혜 정부에 바라는 것은 든든한 사회적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는 점입니다.복지도 어느 정도의 인프라가 갖춰져야 가능할 것인데 이러한 관점에서 사회 일각에서 주장하는 보편적인 복지를 통한 퍼주기식의 정책은 지양돼야 한다고 봅니다.재생적이고 순환적인 복지정책을 펴야 지속적으로 그 혜택이 더욱 많은 다수에게 돌아간다고 생각합니다.복지도 중요하지만 SOC(사회간접자본) 등 인프라 구축도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해 매년 건설관련 예산이 편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이와 더불어 규제는 되도록 철폐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한국경제는 물론 세계경제도 어렵다는 얘기가 많습니다.이러한 때 기업인들에게 가장 요구되는 것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이제 과거와 같은 고속성장은 다시 오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저성장의 기조에 들어섰음을 인지하고 급변하는 기업환경에 미리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기술개발과 고급인력 양성, 이 두 가지에 지속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합니다.고급 두뇌산업이자 고부가가치 지식산업인 엔지니어링의 특성상 보유한 기술인력이 가장 주요한 자산이기 때문에 양질의 고급인력을 계속해서 키워내는 것이 우리 기업인들의 가장 중요한 의무입니다.또한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목말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시장은 계속 새로운 것을 요구하는데 과거에만 집착해서는 안 되겠죠.새로운 사업,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는 데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만 급변하는 현대사회,어려운 국내외 경제여건하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법입니다.”

-한국청소년육성회 총재도 맡고 계신데 청소년 철학을 듣고 싶습니다.
“청소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소년을 둘러싼 심리적,사회적 현실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청소년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할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하며 건전한 청소년 문화 조성에도 어른들이 발벗고 나서야 합니다.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안 돼“,”하지 마“,공부해”라는 말로 억압하고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무슨 일 있니?”,“넌 뭘하고 싶니?”라는 말로 따뜻한 관심을 표시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담․정리=김재창 기자 changs@gamt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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