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에 ‘정답’은 없어..1%의 R&D(연구개발)와 99%의 I&D(상상개발)의 산물

지난 23일(수) 서울 쉐라톤 디큐브시티 6층 그랜드볼룸에서는 ‘자원없는 나라의 국가경영과 미래부의 창조경제 추진방안’을 주제로 제 24회 G밸리 CEO 포럼이 열렸다.이날 강사로 나선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은 기존에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이 창조경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윤 차관의 강연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편집자 주>

 
많은 조찬모임에 참석해 봤지만 오늘 이 자리처럼 아침 일찍부터 이렇게 많은 CEO 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석한 자리도 드문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바로 얼리 버드(early bird)입니다. 열성적인 여러분을 보니 이곳 G밸리가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첨단기술의 허브로 될 날이 머지 않아 보입니다.

‘창조경제’란 말처럼 요즘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말도 없습니다.그렇지만 이 말처럼 개념이 모호한 말도 또한 없습니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3대 미스터리’중 하나가 바로 창조경제란 얘기도 공공연히 떠돌고 있지요(웃음).

오늘 이 자리에서는 ‘창조경제’란 과연 무엇인지,그리고 우리에게 왜 필요한지 이 자리에 계신 많은 중소기업 대표님들과 함께 생각을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자원 없는 나라의 창조경제
조금은 긴 오늘 강연의 제목은 ‘자원없는 나라 국가경영과 미래부의 창조경제 추진 방안’입니다.이 제목 속에 해답이 어느 정도 담겨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이렇다 할 자원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창조경제를 해야 하고 또 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입니다.

이 대목에서 여러분께 지구상의 어떤 한 나라를 소개할까 합니다.이 나라의 인구는 약 750만명이며 면적은 우리나라 충청도 크기 정도로 작습니다.남자뿐만 아니라 여자들도 국방의 의무를 지고 있는 특이한 이 나라는 노벨상 수상자의 22%를 배출한  나라이기도 합니다.이뿐 만이 아닙니다. 인구 800명당 1명의 창업을 보일 정도로 창업에 대한 열기가 뜨거우며 이 나라의 1개 대학에서 연간 특허수수료로 1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어느 나라일까요? 여러분이 짐작하셨듯 이 나라는 바로 이스라엘입니다.

이스라엘이 이룬 이 모든 것이 과연 기적일까요?천만의 말씀입니다.그것은 다름 아닌 혁신이었습니다.그렇다면 이러한 혁신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요?

방아쇠를 당기는 힘
저는 방아쇠를 당기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아무리 좋은 권총과 총알이 있더라도 격발시키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방아쇠를 당기는 힘은 아이디어를 바로 실행에 옮기는 것입니다.여기는 ‘뻔뻔함과 당돌함’이라는 요소가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창조경제에 대해 알고 싶어합니다. 과연 창조경제가 무엇이며 또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창조경제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말입니다.

하지만 창조경제에 대한 모범답안은 사실상 없습니다.정답이 있다면 이미 창조가 아닙니다.기존에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이 창조경제의 핵심입니다.굳이 에디슨식으로 표현해 보자면 창조경제란 1%의 연구개발(R&D)과 99%의 상상개발(I&D:Imagination & Development)로 이뤄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스라엘에 관심을 가진 때는 지난 2005년 ‘창업국가’라는 책을 번역하면서였습니다.그때 ‘세상에 이렇게 좁은 나라에서 이런 일이 정말 가능한가?’라는 감탄이 나올 정도로 정말 놀랐습니다.

150명의 과학자들로 이뤄진 OCS(Office of the Chief Scientists)가 ‘이스라엘발 혁신’을 만들어낸 힘이었습니다.

1948년 독립 이후 불과 12년만에 이스라엘은 세계 최고의 농업국가로 우뚝섭니다.이후 해수의 담수화 기술(70년대),원자력 안전기술(80년대),IT벤처육성(90년대),사이버 보안기술(2000년대) 등 10년 주기의 트렌드 선점으로 세계 경제를 지속적으로 리드해 오고 있습니다.

수많은 혁신 사례 요람
그럼 이 대목에서 이스라엘에서 나온 혁신사례들을 한번 살펴볼까요?

인텔의 멀티코어 칩(듀얼,트리플 칩 등)은 ‘반도체 칩 속에 기어박스를 달아보자’는 한 이스라엘 운전병의 머릿속에서 나왔습니다.엔진속도를 높이는 것으로 과열 등의 문제를 해소할 수 없었는데 멀티코어 칩은 이러한 열장벽의 문제를 해소하며 꺼져가던 인텔의 박동을 되살려 준 일등공신이 되었습니다.아마 이게 없었다면 오늘날 인텔이란 회사는 사라져 버렸을지도 모릅니다.

40%의 물만으로 50%를 더 증산하는 네타핌은 또 어떻습니까? 이 회사는 일반적으로 그냥 식물에 물을 주는 것이 아니라 뿌리에 호스를 직접 갖다 대는 세류관개 기술로 이 같은 놀라운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한마디로 발상의 획기적인 전환인 셈이지요.

창의적 두뇌로 움직여야
부지런한 손발로 움직이던 산업경제는 이제 쇠락했습니다.지금은 자원이 많다고 쉽게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시대도 아닙니다.

끊임없는 혁신과 창의적 두뇌가 새로운 시대의 ‘아이콘’이 됐습니다.오늘날과 같은 극심하고 복잡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과거의 경제운영전략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결론적으로 자원이 없는 나라의 국가경영은 창조경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과거 연구개발 시대에는 상위 1% 의존형이었다면 이제는 99%의 국민이 참여하는 열린창조가 돼야 합니다.그래야 무한 상상력도 활짝 피어날 수 있습니다.이를 위해선 몇 가지가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먼저 질문의 권리가 허락되어야 합니다.이와 함께 실패를 훈장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이러한 것들이 뒷받침될 때 우리나라의 창조경제도 활짝 피어날 것입니다. 

정리=김재창 기자 changs@gamtantimes.com

저작권자 © 넥스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