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 부식 방지 장치‧열회수 히트펌프 등 원천기술 보유한 ‘작은 거인’

에너지와 환경 컨설팅 전문기업 썬텍그린(대표 서승일)은 전형적인 중소기업이다.서 대표와 직원을 모두 다 합쳐도 10명에 불과하다.한국의 기업현실에서 중소기업은 그 ‘실력’에 관계없이 ‘작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시당하고 홀대받는 일이 다반사다.썬텍그린도 예외가 아니다.이 회사를 방문한 지난 14일 서 대표는 실제 경험했던 작은 일화 하나를 들려 주었다.

“얼마전 한 업체를 방문했는데 ‘대기업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너희처럼 작은 중소기업이 해낼 수 있겠냐’는 식으로 무시하더군요.그래서 우리는 일단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내기 전까지는 어떤 비용도 받지 않겠다고 했어요.그러자 우리를 조금 다르게 보더군요. 자기네들로선 손해볼 게 없으니 그럼 해보라고 하더라고요.문제점을 찾아내기까지 그리 많은 시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당신들 회사에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또 우리 회사 시스템을 도입하면 얼마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지 표로 만들어 일목요연하게 제시했죠.그랬더니 그쪽 담당자 눈이 휘둥그래해지는 거예요.이런 진단은 처음 받아봤다며 왜 기존 회사들은 이런 식으로 해주지 않았는지 오히려 반문하는 겁니다.이후 우리 회사 고객이 됐음은 물론이죠.”

원인물질 제거 ‘독특’
썬텍그린의 문제해결 방식은 독특하면서도 간단하다.부식이나 그을음 등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물질을 말끔히 제거하는 것이다.

“기존의 방식은 부식방지를 위한 약품을 사용하거나 일정한 때가 되면 청소를 해 주는 식입니다.하지만 이런 방식은 근원적인 처방이 되지 못할뿐더러 청결이나 환경오염 등의 부가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땜질식 처방’입니다.우리회사의 방식은 말그대로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물질을 찾아내 없애주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방식보다 훨씬 깨끗할 뿐 아니라 에너지 절감면에서도 뛰어나죠.”(서 대표)

이 회사의 ‘스케일 부식 방지 장치’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 장치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삼성전자의 멕시코 현지법인에 설치됐으며 얼마전엔 중국과 폴란드,태국 등에도 진출했다.

“사실 원인물질 제거라는 것은 누구나 조금만 생각하면 떠올릴 수 있는 아이디어입니다.발상을 새롭게 하는 것이죠.예를 들어 이스라엘이 바닷물을 담수화해서 크게 히트를 친 것도 이런 사고에서 비롯됐습니다.이건 우리도 본받아야할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산학관 공동 특허기술 상품화 나서
썬텍그린은 최근 지역사회와 손잡고 특허기술 상품화에도 적극 나섰다.

썬텍그린과 폴리텍1대학,시흥시시설관리공단은 지난 4일 ‘특허공동개발 산학관 공동협약’을 체결했다.이 세 기관이 힘을 합쳐 앞으로 산업분야와 기계분야 등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발명 시스템을 구축하고 연구개발특허를 공동으로 진행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그 첫 작품이 썬텍그린이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열회수 히트펌프 시스템이다.
열회수 히트펌프 시스템은 수영장 등에서 버려지는 물에서 열을 따로 회수해 다시 수온 유지상승에 이용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남녀 샤워장 등에서 발생하는 폐수의 평균온도는 약 32도다.그동안은 배수 펌프를 통해 폐수를 버려 왔는데 썬텍그린은 열교환기와 히트펌프를 이용해 열을 회수해 약 50도의 온수를 만들어 낼 수 있다.이를 통해 수영장 등 온수의 온도 유지를 위해 추가로 들어 왔던 전력‧가스 등 에너지 비용을 아낄 수 있다.또 히트펌프는 수영장 물의 수온을 낮추는 기능도 갖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수영장은 여름철에 수온이 28도 이상이 되면 약품을 투입하거나 수영장 물을 교체해 수온을 낮춰야 하는 데 썬텍그린의 히트펌프 덕분에 물 교체비용과 약품 투입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2006년 설립된 썬텍그린은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폴란드,중국,태국공장에 스케일부식방지장치 납품),현대중공업(폐열보일러 시스템의 제어판넬 개발 및 제작납품) 등 대기업은 물론 한신보일러,대동전자,월드원하이테크 등 많은 기업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다.

김재창 기자 changs@gamtantimes.com

▲ 서승일 대표

저작권자 © 넥스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