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서울모터쇼 계기로 ‘작심’…힘들지만 재미있고 보람 있어

서울 구로동에 있는 ㈜이앤씨커뮤니케이션스(대표 장지면)는 전시‧ 컨벤션 주최 및 운영대행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이다.

대표이사를 포함해 전체 직원수 14명에 불과한 전형적인 중소기업이지만 이쪽 업계에서는 손꼽히는 ‘실력파 기업’이다.

이 회사가 그동안 수주해 진행한 행사들을 살펴보면 굵직굵직한 것들이 눈에 많이 띈다. 올해의 경우 서울모터쇼(4월)를 비롯, 해외진출박람회(5월), 서울식품산업대전(5월), 제4회 디스플레이의 날(10월) 등이 이 회사의 ‘작품’이다. 지난해에는 대한민국 녹색에너지대전(9월), 서울국제포장전(10월), 한국자동차조합 50주년 행사(11월), 2012 자동차산업인의 밤(12월) 등의 행사를 맡아 성공적으로 치러 냈다.

 
술 잘 못해 직장 옮겨
지금은 전시‧컨벤션 업계에서 기반을 잡았지만 장 대표가 처음부터 이쪽에 뜻을 둔 건 아니었다. 대학 졸업 후 그의 첫 직장은 LG산전 해외영업파트.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직장이었지만 첫 직장생활은 예상보다 오래 가지 않았다. 바로 술 때문이었다. 업무의 성격상 바이어들과 만나 접대할 일이 많았는데 보리 냄새만 맡아도 취할 만큼 장 대표는 술과 거리가 멀었다.

결국 6개월만에 사표를 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나서 옮긴 곳이 자동차산업협회였다. 전공(기계공학)에도 맞는 데다 술로 고생할 일도 많지 않으리라는 판단에서였다. 새로 옮긴 자동차산업협회에서 장 대표는 주로 전시업무 일을 맡았다. 그때까지 전시쪽 일을 해보진 않았지만 의외로 재미가 있었다고 장 대표는 말한다.

“생소했지만 젊은 패기로 덤벼들었죠. 예상보다 더 재미도 있었어요. 옮긴 지 얼마 안돼 95년도에 서울모터쇼 일을 맡게 됐는데 이게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줄은 당시만 해도 몰랐죠.”

95서울모터쇼 계기로 방향 정해
이전에 서울모터셔와 같은 큰 행사를 치러 본 적이 없었던 자동차산업협회에서는 당시 행사참가 인원을 대략 30만명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모터쇼행사장을 찾은 관람객은 이보다 두배를 뛰어넘는 70만명에 달했다.

“지금은 웃으며 말할 수 있지만 당시만 해도 난리가 났어요. 예상참가인원을 훨씬 초과한 관람객들이 몰려왔는데 제대로 준비된 건 없고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죠. 매표소 혼잡은 말할 것도 없고 주차난에 행사장인 코엑스 주변의 교통난까지 겹쳐 골치 아픈 게 한 두가지가 아니었어요. 줄을 한번 서면 1km이상 되는 건 보통이었는데 긴 줄은 행사장에서부터 지하철 삼성역 안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했죠.”

예상치 못한 인파에 ‘혼쭐’이 나긴 했지만 이때의 경험이 그의 인생항로를 수정하는 계기가 됐다.

“행사가 다 끝나고 뒤치닥꺼리도 마친 뒤 아무도 없는 텅빈 행사장에 남아 있는데 그때 뭐랄까 묘한 느낌이 드는 겁니다. 가슴 한켠이 찡하고, 짜릿하다고나 해야 할까요? 약 열흘간 정신없이 뛰어다니다가 행사가 끝나고 나니 뿌듯한 느낌도 드는 겁니다.‘아,이쪽 일이 재미있고 매력있구나, 한번 도전해 봐야지’ 다짐했죠.”

전시‧컨벤션 분야 철저히 공부

장지면 대표
이후 장 대표는 전시‧컨벤션 분야 쪽으로 철저히 파고 들었다. 장 대표의 말을 빌리면 공부를 했다기보다 ‘저절로 공부가 됐다’고 한다. 본격적으로 자기사업을 하기 위해 장 대표는 자동차산업협회를 나와 2000년 ㈜이앤씨커뮤니케이션을 창립했다. 이 회사는 전시‧컨벤션을 주 업무로 삼고 있지만 이외에 부가적인 일도 많이 한다. 수출상담회 대행이나 무역사업,해외바이어 발굴 등이 그것이다.

“해외쪽 일을 많이 하다 보니 행사를 할 때마다 바이어DB가 70~80여명씩 자연스레 쌓이는 겁니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바이어들을 위해 국내의 적당한 거래처를 발굴해 주는 일도 함께 병행하고 있습니다.”

장 대표는 앞으로 전시‧컨벤션 관련 산업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확신한다. 장 대표는 전문전시회 중심의 회사를 지향한다.

“아무래도 큰 규모의 행사는 대형기획사 등에서 하고 우리 같은 소규모 회사에서는 전문화되고 특화된 행사에 집중해 나갈 겁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작은 고추가 맵다는 것을 꼭 보여주겠습니다.”  

김재창 기자 changs@gamt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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