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에만 몰두하는 청년들 안타까워…다양한 ‘현장’ 경험 쌓아야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7월 (사)청년위함이란 단체가 출범했다. 이름 그대로 청년들을 위한 단체다. 오늘날 청년들이 가진 문제가 무엇인지, 또 이 문제를 기성세대와 어떻게 함께 풀어나갈지 지혜를 모아보자는 게 창립 취지다. 아직은 청년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청년위함’을 이끌고 동분서주하고 있는 박호군 상임대표/이사장을 만나 단체의 설립목적과 비전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먼저 ‘(사)청년위함’이란 단체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청년위(we)함’이란 말 그대로 대한민국의 청년들을 위해 만든 단체입니다. 명칭에 ‘we’를 담은 것은 청년세대와 기성세대가 하나(우리)가 되어 일자리 문제 등 오늘날 청년들이 당면한 많은 문제들을 함께 풀어나가자는 취지입니다. 그리고 ‘함’은 혼례를 앞두고 신랑집에서 신부집으로 혼서지를 보내는 상자의 의미가 있지 않습니까. 이처럼 함이 보석처럼 귀중한 것을 담는 상자의 의미가 있는 것처럼 청년들에게 줄 수 있는 경험과 노하우 등 소중한 것들을 전수하겠다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청년위함’이란 명칭이 조금은 생소합니다.
“올 7월 발대식을 갖고 정식 출범했으니 반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우리 단체를 많은 분들에게 알려나가고 있는 중입니다.조직을 간단히 말씀드리면 청년지원센터와 청년/일자리정책연구소 등이 있으며 남부지부(부산 소재)를 시작으로 앞으로는 전국적인 조직을 꾸려나갈 계획입니다. 나아가 해외에도 지부를 개설한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부 외에 ‘청년위함’에는 청년들이 주체가 되는 청년위원회가 별도로 존재합니다.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활동과 진로 등을 모색하는 조직이지요.우리는 가능한 한 청년들이 스스로 활동을 제안하고 나설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청년들을 위해 어떤 일을 주로 하십니까?
“스펙에만 파묻혀 자신의 진정한 진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이땅의 많은 청년들에게 가이드를 제공하고 도전 정신을 함양할 수 있는 창업을 지원합니다. 또한 기업 회원들과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에게 올바른 진로계획을 세우고 풍부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기회를 많이 제공할 계획입니다. 뜻과 마음이 있는 청년이라면 누구나 우리 ‘청년위함’의 문을 두드릴 수 있습니다.”

-사회가 급변하면서 청년들의 가치관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IMF 외환위기를 전후해서 특히 변화가 많았지요.IMF를 겪으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안정된 일자리에 대한 갈망이 대단히 높아졌습니다. 청년층도 예외가 아니었지요. 이러다 보니 정년이 따로 없는 전문직이나 대기업, 공무원 등에 많은 청년학생들이 몰려 들게 됐습니다. 소질이나 적성은 뒷전이고 우선 ‘괜찮은’ 직장을 잡아야 한다는 풍조가 만연하게 됐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이런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없습니다. ‘청년위함’에서는 우리 사회의 이런 ‘안정지향적’틀을 깨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불황 속에서 이러한 ‘안정희구’경향을 탓할 수만은 없지 않을까요?
“안정된 직장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정말 자기한테 맞고 전문가로서 성장할 수 있는 분야에서 일할 때 사람은 보람도 찾고 만족할 수 있는 법입니다. 그리고 요즘 청년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게 하나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회사와 함께 성장시켜 나가는 재미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오늘날 굴지의 대기업들도 출발할 때는 다 중소기업이었습니다. 처음엔 작고 보잘 것 없었던 중소기업이 사장과 임직원 모두가 합심이 돼 어디에 내놔도 부러울 것 없는 대기업으로 일궈낸다면 그 보람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은 이런 걸 잘 모릅니다. 저는 인생 선배로서 이런 걸 일깨워주고 싶어요.”

-‘청년위함’에는 많은 훌륭한 분들이 함께한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청년위함’에는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신 이채필 공동대표와 루츠알레 법무법인의 양재택 공동대표, 송병준 전 산업연구원장, 전 삼성광통신 이근면 대표 등 많은 저명한 인사들이 운영진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기업 및 중소기업의 대표와 학계 등에서도 많은 분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몇년 전부터 청년활동에 대해 뜻을 함께 하다가 올해 7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연령대도 다양합니다. 40~50대뿐만 아니라 30대 중·후반 분들도 적지 않게 있어서 다양한 경험들을 청년들에게 전수하고 있습니다.”

-‘청년위함’의 멘토들은 다른 모임의 멘토와는 다르다고 하던데요?
“청년들과 일대일 상담을 통해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진로를 모색해 준다는 점에서는 여타 멘토와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멘토가 일방적으로 방향을 제시하고 멘티를 특정한 방향으로 이끌어가지는 않습니다. 대신 멘티들의 숨겨진 재능과 소질을 발견하고 키워주는 쪽으로 이끕니다.

사실 멘토에 대한 편견이 우리 사회에 많이 퍼져 있습니다. 멘토가 어떤 방향을 제시하면 멘티는 별 이견없이 따른다는 식이죠. 하지만 적성에 맞게 올바른 방향을 찾아서 제시하고 그 방향에서 이탈할 때 바로 잡아주는 것,이게 바로 멘토의 역할입니다. 우리 ‘청년위함’의 멘토들은 이러한 쪽에 중점을 둔다는 방침입니다.”

-청년들에게 중소기업 탐방의 기회도 준다고 들었습니다.
“네. 우리 청년들이 기업을 잘 알기 위해선 직접 현장을 가 보는 게 가장 좋습니다. 그래야 얼마나 치열하게, 목숨 걸고 사업을 하는지 눈으로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얼마전 기업탐방을 다녀온 한 청년으로부터 “너무 좋았다”는 소감을 들었습니다.

특히 해당기업의 대표(CEO)와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면서 많은 걸 배우고 느꼈다고 하더군요. 특히 CEO 분들의 회사에 대한 열정에 감복했다고 하면서 형식적인 회사탐방이 아닌 살아있는 기업공부가 됐다고 토로하더군요. 그래서 이런 기회를 앞으로 더욱 확대해 나갈 생각입니다.”  

김재창 기자 changs@gamt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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