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10년 만에 특허만 100여개 넘어…기술개발에도 수백억원 투자

여기 한 중소기업이 있다.회사 이름은 SE이엑스티(주)(대표 송기용, 이하SE)다. 그냥 표기된 그대로 ‘에쓰이’라고 읽는 사람이 많지만 가끔 특이하게 ‘쎄’라고 발음하는 사람도 있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그렇듯 이 회사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창립 10년밖에 되지 않은 ‘어린 기업’이지만 기술개발에만 수백억원을 과감하게 쏟아부은 ‘독특한’회사가 SE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더더욱 많지 않다.

 
기술개발에만 수백억원 투자
SE는 기초지반(Soil Engineering)분야의 컨설팅 전문기업이다.이 회사의 전체 직원은 30여명 남짓. 이처럼 적은 인원으로 SE는 지난해 무려 2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달성했다. 직원 1인당 7억원에 가까운 실적을 올린 것이다.

비결이 무엇일까? 남들이 알지 못하는 특별한 비법이라도 터득한 것일까?

우선 남들이 유심히 지켜보지 않는 것들을 SE는 체크했다. 이와 더불어 발상의 전환도 한몫했다.

초창기 SE의 사업아이템이자 지금도 여전히 주력제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선단확장 이엑스티파일의 보강판을 예로 들어보자.

이 회사의 보강판은 사실 초등학생도 생각해 낼 수 있는 수준의 아이디어에 불과했다. 만약 어떤 물체의 맨 밑부분을 더 단단하게 만들거나 밑면적을 넓힌다면 위에서 누르는 압력을 좀 더 잘 견딜 수 있으리라는 추론은 깊은 사고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대부분은 사람들은 ‘나라도 그 정도는 할 수 있겠다’는 반응을 보인다.

중요한 건 바로 이 지점이다. 누구나 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고 있었으며 SE가 다른 업체들보다 한발 앞서 행했을 뿐이다.

송기용 대표
선발주자 역할 톡톡히 해내
현재 SE의 선단확장 이엑스티파일은 원가절감과 공기단축의 대명사로 업계에서 널리 인정받고 있다. 더불어 파일에 대한 인식의 전환도 이뤄졌다.

SE의 특이한 점은 대외적인 장기비전이나 목표가 따로 없다는 점이다. SE는 2015년까지 기초지반 관련 분야 중 적어도 적어도 두 곳에서 1위를 하겠다는 단기 목표만을 설정해 두었을 뿐이다.

SE의 임직원들은 신년회나 주요 회의석상에서 이런 말을 종종 듣곤 한다.

“SE는 허상일지도 모를 장기적인 사업계획을 세우지 않습니다. 2~3년 후의 대한민국 건설경기도 예측하기 어려운 게 코앞의 현실인데 10년, 20년 후의 계획과 목표에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 모두 오늘 해야 할 일을 오늘 다하면 됩니다. 오늘 하루, 내일 하루가 쌓여 지나가면 어느 순간 우리는 미래에 가 있을 것입니다.”

10여년의 도전 담은 책도 펴내

 
SE는 얼마전 창업 이후 10여년간의 의미있는 도전을 담은 책 ‘대지에 가치를 심는다-SE스토리’를 펴냈다. 책 속에는 ‘SE라는 작은 벤처기업이 언제 시작되었고, 어떤 꿈을 꾸었으며, 누구의 열정으로, 무슨 일들을 실행해 왔는지, 왜 그토록 절실히 도전하고 실패하고 성취했는지’가 오롯이 담겨져 있다.

책을 읽어본 사람들의 반응은 호평 일색이다.

유충식 성균관대 교수(토목공학)는 “대한민국의 모든 중소기업 CEO와 직장인, 그리고 창업을 준비 중인 모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특히 현재와 같이 어려운 기업 환경에서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기술개발로 성공하고자 하는 젊은 창업자들은 이 책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고 말했다.

이왕희 현대산업개발 기술연구소장은 “회사 경영의 노하우를 숨김없이 기술하고 있는 점도 다른 기업들에게 타산지석이 될 것”이라며 “이 책을 통해 시련을 극복하는 용기와 난관을 헤쳐 나가는 지혜를 얻기 바란다”고 평했다.

김재창 기자 changs@gamt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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