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부터 웃는 사람이 돼야 … 잘 웃는 사람은 면역력 5배나 높아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소문만복래(웃으면 만복이 온다는 의미)’웃음과 관련한 명언은 참 많다. 40~50대 이상의 중장년층들은 기억하지만 ‘웃으면 복이와요’라는 코미디 프로그램도 인기리에 방영됐다. 하지만 웃음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주변에서 잘 웃는 사람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이요셉 한국웃음연구소장을 만나 웃음의 의미와 웃음이 우리에게 주는 유익이 무엇인지 들어 보았다. <편집자 주>

 
-소장님은 어릴 때부터 잘 웃었나요?
“아니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였죠. 제 고향이 경상북도 안동입니다. 아시는 것처럼 유교적 분위기가 강한 보수적인 곳이죠. 그래서 그런지 어릴 때부터 웃는 건 좀 남자답지 못한 것이란 교육을 많이 받고 자랐습니다. 어쩌다 웃을 일이 생기더라도 크게 소리내 웃지 않는 게 남자다운 처신이라는 말을 어른들로부터 많이 들었어요. 그리고 제 성격도 원래 내성적이었기 때문에 웃을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믿기지 않겠지만 고등학교때 동네 슈퍼를 혼자 못갈 정도였으니 말 다했죠(웃음).”

-그럼 어떤 연유로 웃음에 관심을 갖게 됐나요?
“아마 중학교때였던거 같은데요, 친한 친구집에 놀러간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정확하게 뭣 때문이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데 아무튼 크게 웃었던 순간이 있었어요. 그때 옆에 계시던 친구 어머니께서 ‘너 웃음 정말 좋다. 600만불 짜리야~’라고 말씀해 주시는 거예요. 제가 어릴 때 인기외화 중에 ‘600만불의 사나이’가 인기 있었는데 그걸 말씀하신 거죠(웃음). 그 말씀 들으니 괜히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그렇게 칭찬받는 일이 잘 없었거든요. 그날 이후 별 일 없어도 그 친구 집에 정말 자주 놀러갔어요.”

-친구 어머님이 오늘날 소장님의 은인인 셈이네요?
“그렇죠. 몇년 전에 제가 KBS아침마당에 출연했을 때 이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때마침 친구 어머님이 이 방송을 보신 거예요. 방송을 계기로 수십년만에 연락이 닿았죠. 여전히 안동에 살고 계시더라고요. 사람 일은 정말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 들더라고요. 방송 마치고 바로 안동으로 내려가 찾아 뵙고 큰 절 올렸습니다. 용돈도 듬뿍 드리고요. 정말 반가워 하시더군요.”

-소장님이 생각하는 웃음은 무엇인가요?
“많은 사람이 잘 모르고 있는 사실이 있는데요, 웃음이 유산소 운동이라는 점입니다. 웃음은 우리 몸을 튼튼하게 만들어 주는 호흡입니다. 웃음을 통해 우리 몸의 독소를 배출할 수 있으며 혈액 순환에도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혼자 있으면 웃는 연습을 많이 합니다. 휴대폰을 보고 웃기도 하고 책을 보고 웃기도 하는 식이죠. 이 때문에 가끔 주위에서 이상한 놈(?) 취급을 당하기도 합니다(웃음).”

-웃음이 건강에 좋다는 것이 근거가 있나요?
“그럼요. 일단 웃으면 우리 몸의 체온이 올라가면서 면역력이 5배나 증가합니다. 제가 몇 년 전에 병원에서 비즈니스 영업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약 3000명 정도의 암환자들을 상대하면서 느낀 게 있습니다. 잘 웃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잘 낫더라는 겁니다. 비록 암이라는 큰 병에 걸렸지만 좌절하고 우울해하기보다 웃음으로써 그 상황을 긍정과 희망으로 바꾸는 사람에게는 암세포도 힘을 발휘하지 못하더라는 것이죠. 웃음은 생산성 향상과도 직결됩니다.캐나다의 한 회사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원들이 짜증을 내지 않고 잘 웃는 회사는 그렇지 않은 회사에 비해 생산성이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300%까지 생산성이 올라갔어요. 따로 돈 들이지 않고 웃음처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또 있을까요?”

-웃음이 좋은 건 알겠지만 상황이 좋지 않으면 웃기가 쉽지 않은데요.
“‘행복한 사람이 웃는 게 아니라 웃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보통 좋은 일이 생겨야 웃는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웃으면 웃을 일이 생기고 감사하면 감사할 일이 생기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잘 아는 형이 있는데 이 형이 1000억대 부자예요. 그런데 이 형이 불평을 하는 걸 제가 한번도 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한번은 물어봤죠. ‘형은 힘들고 어려운 적 없어?’ 그랬더니 그 형이 그러더군요. ‘나도 사람인데 왜 힘든 적이 없겠냐. 그럴 때일수록 더 활기차게 마음 먹고 웃지. 힘들다고 불평하고 원망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아무 것도 없어.’ 이 형 얘기 듣고 저도 많이 깨달았습니다.”

-웃음이 자신감과도 연관이 있나요?
“그럼요. 분명히 웃음은 자신감을 만들어 줍니다. 웃음이 사라지면 사람은 결핍의식이 생깁니다. 이 결핍의식은 비교의식, 열등감으로 자랍니다. 이게 더 커지면 불평과 원망이 되는 것이지요. 이는 개인이나 회사나 모두 마찬가집니다. 웃음과 연관된 일을 하다 보니 회사의 최고경영자(CEO)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됐습니다. 아마 한 5000명 정도는 될 겁니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한가지 놀라운 공통점이 있습니다. IMF 때 부자가 됐다는 것입니다. 상황은 누구에게나 똑같았습니다. 성공과 실패는 똑같은 상황 속에서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갈라지는 것입니다.”

-그래도 웃음이 어색한 사람에게 도움이 될 만한 팁을 하나 말씀해 주시죠.
“살면서 가장 좋았던 순간이나, 고마웠던 순간을 떠올리며 ‘고맙다, 사랑한다’는 말을 주위 사람들에게 자주 해보라고 저는 추천합니다. 이걸 전문용어로 ‘에너지’를 바꿔 준다고 하는데요, 생각보다 훨씬 효과가 있습니다. 모든 일은 나를 먼저 바꾸는 데서 출발하는 법입니다. 이 방법을 써서 소원했던 부부관계가 회복되는 일도 숱하게 봤습니다. 믿기지 않는다고요? 당장 한번 실천해보세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엄청난 효과를 맛볼 수 있을 겁니다.”

김재창 기자 changs@gamt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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