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에 등록된 자동차 대수가 2000만 대를 넘어서거나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자동차 보유 대수는 1938만 7193대, 정부가 산출한 국내 연평균 자동차 증가율은 2.9%였다.

많은 자동차가 선진국 기준이던 시절은 지나가
한때는 자동차 보유율이 선진국의 척도로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다. 미국의 전체 인구  비 자동차 보유율이 80%이고, 한국의 보유율이 36%, 중국이 6% 선이니, 아직도 이 기준은 유효한 것 같아 보인다.

당장에 번잡한 지하철의 부대낌이나, 쌀쌀한 날씨에 뜨뜻한 나만의 공간을 가진 채 목적지로 이동하는 자동차가 주는 편리함이란 쉽게 거부할 수 없는 편익이다.

반면에 자동차는 가뜩이나 얇은 월급봉투에서, 달랑 달랑한 회사 시재에서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백만원의 비용을 지불하게 한다. 이제 자동차는 더 이상 개개인의 생활이나, 도시의 입장에서도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비싸고 크면 클수록 폼 나는 일방적인 찬사의 대상은 아니다.

자동차에서 대중교통으로 전환이 추세 
이점에서 아주 유의미한 통계가 있다. 국내 자동차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는 2002년 61.2㎞에서 2012년 43.6㎞로 줄었다. 10여년 만에 28.8%가 감소했다. 특히 자가용은 2002년 54.3㎞에서 34.6㎞로 36.3% 줄었다. 자동차 등록대수는 2002년에 비해 40%가 늘었지만 전체 자동차의 연간 총 주행거리는 2,960억㎞로 4.8%가 줄었다. 이러한 자동차당 주행거리의 격감은 운전자들이 특정 시간에만 이용하고, 어떤 때는 하루 종일 세워두는 일이 더 많아 졌다는 얘기다.

대중교통 체계의 발전과 인구의 고령화는 자동차 이용문화에 새로운 해법을요구하고 있다. 서울은 세계 어느 대도시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대중교통 체계를 갖추고 있다. 서울시내 어느 거래처나 고객을 만나더라도, 자동차는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한다. 급속한 고령화 역시 기존 자동차에 비우호적이다. 대체로 65세 이상이면 운전 감각이 퇴화해 자가 운전이 쉽지 않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사의 경쟁자가 삼성전자나 구글이 될 이유가 여기에 있다.

G밸리에 필요한 자동차 만들기
G밸리의 근로자와 기업인들 대부분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그럼에도 G밸리의 기업인들과 근로자들은 혹독한 교통 혼잡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지식산업센터마다 널찍한 주차장이 있지만, 고객들이, 거래처들이 주차하기가 만만치 않다. 날이라도 궂거나, 뜨거운 여름날이면, 지하철역에서 좁은 보도며, 골목을 돌아 십여 분씩 걷는 것도 여간 고역이 아니다.

차들이 여기 저기 튀어 나오고, 제대로 된 자전거 도로 하나 없다. 기껏 만들어 났다는 공공대여 전기 자전거도 관련법 미비에 보험처리 불확실성으로 먼지만 뒤집어 쓰고 있다.

친환경 자동차 공유 서비스가 이용자가 20여 만명이 넘었다는데, G밸리에서는 구경하기가 힘들다. 전철역 어디선가 2대인지 4대인지 친환경 자동차 대여서비스를 도입했다는 보도를 볼라치면, 요즘 젊은이들 말대로 ‘어이상실’ 이다.

잘 발달된 7개 지하철역과 100여 지식산업센터를 잇는 쾌적한 보도와 자전거도로, 입주기업과 근로자들이 공용하고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자전거, 전기자전거, 지역 순환형 친환경 교통 네트워크가 있다면, G밸리의 경쟁력은 배가될 것이다.

G 밸리에 필요한 자동차들을 갖추려면, 서울의 성장엔진인 G밸리에 대한 올바른 식견을 가지고, 과감한 투자와 실행을 책임질 자동차 주인부터 제대로 골라야 할 것 같다.

유 지 홍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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