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한 독서가 ‘멋진’디자인의 원동력 … 독서 위해 출근시간도 늦춰

‘파코스토리(PACO STORY)’란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는 어떤 회사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스토리’란 말이 들어가는 걸 보니 출판사가 아닐까 하고 짐작해 보았지만 짐작은 짐작일 뿐이었다. 주형남 대표에게 ‘파코(PACO)’란 말의 의미에 대해 먼저 물어 보았다.

“파코,즉 PACO는 PAPER(종이)와 COLOR(색깔)의 합성어입니다.종이와 색상을 잘 버무려 멋진 디자인의 제품(출판물)을 내놓자는 뜻에서 파코로 지었죠.”(주형남 대표)

 
종이와 색상의 합성어
한마디로 정의하면 종이와 색상을 활용한 디자인으로 사보, 초대장, 잡지 등 각종 인쇄물을 만드는 회사라고 정의할 수 있다. 하지만 가끔씩 책도 만들어 내니 출판사라고 해도 아주 틀린 이야기는 아닌 셈이다. 지난 2012년 11월 사명을 지금의 ‘파코스토리’로 바꾸기 전에는 ‘파코 디자인’으로 불렀다고 한다.

디자인 회사인만큼 파코스토리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직원들의‘창의성’이다. ‘창의성’개발을 위해 회의실 한쪽 벽에 ‘창의성의 천국’이라는 조그만 수칙을 걸어놓았다. 자세히 보니 웬만한 회사에서는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 문구들이었다.

‘모험적으로 발언해도 위험부담이 없고 윗사람,아랫사람의 구별이 없다.’‘재미있고 편안하며 육체적으로 즐겁고 자극적인 분위기’‘인간은 편안하고 안전함을 느낄 때에만 혁신적일 수 있다’

모험적으로 발언해도 부담 없어
이뿐만이 아니다. ‘성공하는 브레인 스토밍은 이렇게’란 수칙도 눈에 들어왔다.

‘참여자들은 모두 동등하다’‘침묵은 나쁜 것이다. 시끄러운 것이 좋다’‘사회자를 정하되 지휘자는 아니다’‘구성원들이 모두 생기 있을 때 시도하라’

최근 들어 자유롭고 평등한 분위기를 강조하는 회사가 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회의석상에서 상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이 한국의 회의문화 아니던가? 파코스토리에서는 정말 이 수칙 그대로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하고 있을까?

“100% 이대로만 된다면 정말 저로서도 더 바랄 나위가 없겠죠(웃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더라도 최대한 이와 가깝게 할려고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반신반의하며 의구심을 가졌던 직원들도 이제는 취지에 공감하고 따라와 주고 있습니다. 고마울 따름이죠.”

‘책 많이 읽어라’ 주문
‘멋진’디자인을 위해 주 대표는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의 회의’외에 또 하나 강조하는 것이 있다. 바로 독서다.

주형남 대표
“제가 독서를 강조하는 이유는 소통을 위해서입니다. 독서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소통의 기술이 아닐까 합니다. 폭넓은 독서가 뒷받침될 때 다른 사람과 참다운 의미에서의 소통이 이루어진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좋은 디자인은 방대한 독서에서 나오는 것이지 골방에서 머리 쥐어짠다고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주 대표는 직원들의‘독서장려’를 위해 한달에 5만원은 도서구입비로 지원한다. 다른 회사와 달리 출근시간도 9시 30분으로 늦게 잡았다. 그 시간만큼 책 읽는 데에 투자하라는 배려다.

월간지 ‘펌프’곧 창간
파코스토리는 조만간 펌프업계의 전문잡지 ‘펌프’를 출간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부터 주변지인들의 적극적인 권유가 계기가 됐다. 주 대표는 최소 30~40년은 롱런하는 ‘장수잡지’로 키워낸다는 구상이다.

“우리 디자인업계에 ‘디자인’이라는 월간지가 있습니다.일반인들은 잘 모를지 몰라도 디자인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꼭 보는 잡지인데요, 벌써 창간 40년이나 됐습니다. 내용도 알찹니다. 이 잡지만 꾸준히 정독해도 디자인 관련 일은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지요. 새로 만들 ‘펌프’도 이 잡지처럼 오래가면서도 누구나 읽고 싶어하는 월간지로 키울 예정입니다.”

연일 계속되는 격무에 다소 지쳐 보여도 주 대표의 얼굴엔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김재창 기자 changs@gamtantimes.com

저작권자 © 넥스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