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과 잃어버린 소

숲 속에서 가축들을 돌보던 목동이 무리 중에서 어린 황소를 잃어 버렸다. 한참 동안 헛수고를 하다가, 만일 그가 송아지를 훔친 도둑을 찾을 수만 있다면, 헤르메스, 판, 그리고 숲의 수호신들에게 어린 양을 제물로 바치겠다고 맹세를 하였다. 그 뒤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는 작은 언덕을 오르다가, 그 아래에 송아지를 잡아먹고 있는 사자를 보았다: “이제 막 나는 내게서 도둑질한 자를 찾을 수 있다면 숲의 수호신들에게 어린 양을 바치겠다고 맹세했다; 그러나 그 도둑을 찾았으므로, 내가 잃어버린 송아지에다 다 큰 황소를 기꺼이 더하겠다, 만일 오직 내가 그에게서 안전하게 도망갈 수 있다면.”

이 우화는 인간 욕심이 끝이 없음을 경계한 풍자다. 초기의 작은 문제인 도둑을 찾는 것에서 출발하여, 더 큰 문제인 안전하게 도망가는 문제에 도달하자 대가도 더 커진 것을 의미한다. 트리즈에서는 근본원인 분석(Cause and effect analysis)을 통하여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근본원인은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 있고, 그 문제를 5 why로 계속 분석하다보면, 원인이 되는 사실(fact)가 드러나게 된다. 그래서 마지막에는 그 원인을 제거함으로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최선으로 삼는다. 차선으로는 근본원인과 연결된 고리들을 하나씩 제거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고, 최하책은 문제가 드러나고 커졌을 때 많은 비용을 들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우리는 사전에 문제를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발견하여 조치하고, 문제가 작을 때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목동이 황소를 잃어버린 상황에서 어떻게 황소를 찾을까? 이와 유사한 기술적인 문제를 살펴보자. 넓은 들판에 볏집단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여기서 아주 작은 바늘을 잃어버렸다. 어떻게 찾아야 할까? 기존의 방법으로 바늘을 찾는다면, 수많은 인력과 시간을 들여 다 뒤져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뭔가 좋은 방법이 있을 것이다. 먼저 이상적인 상태를 생각해보자. 바늘이 저절로 솟아나오게 하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트리즈에서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것을 이상적인 것으로 삼고 있다. 비용이 하나도 들지 않고, 원하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바늘이 저절로 거대한 볏집단에서 톡 튀어나오게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러려면 먼저 바늘의 특성을 파악하여야 한다. 바늘은 뾰족하고, 가늘고, 반짝거리고, 휘어지고, 자석에 붙는다. 이중에서 자석에 붙는 성질을 이용하여 찾으면 된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직원이나 상사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고객이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그런 다음 그것을 끌어당길 자석은 무엇인지를 준비해야 한다. 상명하달식 일방전달식 의사소통은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 자발적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특성에 맞는 준비가 되면 사람은 저절로 모여들게 되는 것이다.

김 영 기 박사
국제기업기술가치평가사 / 국제TRIZ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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