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2007년 44.6% 2009년 47%, 2012년 49.3% 으로 조사됐다. 노인의 절반이 피폐한 삶 속에 내던져 있다.

이들은 전쟁의 상흔 속에서, 억척같이 일하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구어냈다. 모든 것을 자식들에게 주고, 자신을 위해서는 온전한 사과 한쪽, 꽁치 한 토막도 아까워하던 이들이었다. 가족을 먹여 살리고, 위정자들의 온갖 가르침에도 묵묵히 따라 주었다. 반공방첩에서, 새마을에서, 수출전선에서, 산업의 역군으로, 모든 것을 해낸 이들이다.

위대한 세대의 불행을 따르는 베이비 부머 세대 
노인 자살률은 2000년 34.2명에서 2010년에는 80.3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시기 OECD 25개 회원국의 노인 자살률은 22.5명에서 20.9명으로 낮아졌다. 우리의 위대한 세대들은 절대 빈곤 속에서 죽음으로 내몰린다.

2012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 대비 노인복지 지출액 비율은 2.1%로 OECD 회원국 평균의 3분의 1도 안 된다. 참으로 무책임한 나라다.

문제는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이란 점이다. 노인들의 뒤를 따라 베이비부머 세대의 ‘불운’이 시작되고 있다. 1955년부터 63년 사이 태어난 약 720만명이 ‘슬픈 출구’를 나서게 된다.  베이비부머의 평균 국민연금 수령액은 월 46만원에 불과하다. 국가는 그들의 어버이들에게 했듯이, 어떠한 대비책도 내놓지 않을 듯하다. 발 빠른 보험사, 펀드들이 “노후는 스스로의 책임” 이라며,  몇 푼 안되는 퇴직금, 노후 자금마저도 날름거리는 약육강식의 정글이 펼쳐져 있다.

창업하는 자영업자의 절반이 3년 안에 폐업을 한다.  직장을 그만둔 베이비붐 세대의 자영업 진출은 늘어나고 경기침체까지 더한 골목상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몰락의 기회는 더 더욱 커졌다.

시니어 창업, 더 큰 위험으로 내몰리다
여러 가지 여건상, 제2의 삶을 준비 못하고 사회생활에 적응하기란 그 무엇보다 두려움이 앞설 수밖에 없다. 은퇴를 하고 직장 문을 나서면 어지간한 이력과 배짱을 가진 사람도 위축되기 마련이다. 이들이 생전에 겪어 보지 못한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되라는 시니어 창업은 더 큰 위험을 지우는 일이다.

정부의 다양한 유관기관, 단체들이 은퇴자의 전직 후 일정기간 동안 지급되는 실업급여, 창업 준비와 전직을 위한 일자리 알선, 창업 컨설팅, 귀농-귀촌 생활지원, 여가활동 지원, 사회봉사활동, 건강관리, 힐링 생활 등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이 앞 다투어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효과측면에서는 베이비 부머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시니어들의 효과적인 창업은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노인 빈곤을 예방하는 일이다. 이들에게 대한 창업지원은 “노인빈곤 방지를 위해 사회안전망 구축”과 같은 정책적 대안으로 접근해야 한다.

정부가 시니어들의 창업 생태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시니어 창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이끌 수 있는 올바른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시니어들에게 창조적이고, 창의적이 되라고 요구하기 전에, 베이비 부머 세대, 시니어들이 가진 산업화 시대의 특유의 근면함과 성실함, 선의의 관리자로 자질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일자리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시장의 리스크는 정책과 대기업들이 지는 선순환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차제에 너무나 창의적이어서 문제가 되는 향판이나, 사망자도 살려내는 창의적인 사회복지 담당공무원들을, 창의적이기에는 너무 나이 많은 어르신들로 바꾸어 보는 것도 해답이 될 것이다.

유 지 홍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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