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표준화에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기술사업화분석실 선임연구원 박영욱 (Tel: 02-3299-6297  e-mail:ywpark@kisti.re.kr)

[요 약]

1  1. 스마트홈이란 주거 환경에 IT를 융합하여 국민의 편익과 복지증진, 안전한 생활이 가능하도록 한 인간 중심적인 스마트 라이프 환경을 의미한다.
2. 대중의 인지도 확대와 더불어 스마트홈 기기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는 추세이다. 가전기기를 제외한 스마트홈 기기 세계 시장은 2013년 이후 연평균 37.5% 성장하여 2017년에는 661억달러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3. 국내 시장규모는 2013년 2.4조에서 연평균 8.8% 성장하여 2017년에는 3.3조원으로 전망된다.
4. 융합기술로 구현되는 스마트홈 산업에서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국내외에서 이루어지는 표준화에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홈네트워크를 넘어 스마트홈 시대로
2007년 아이폰의 등장으로 촉발된 스마트폰의 활용은 사람들의 일상을 스마트 생활로 변화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휴대폰은 더 이상 통화 기능에 국한되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를 얻고, 게임을 즐기고, 업무를 지원하는 필수품이 되었다. 이런 스마트 생활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하루의 반을 보내는 집 또한 스마트해지기를 기대한다.

‘스마트홈’이란, 주거 환경에 IT를 융합하여 국민의 편익과 복지증진, 안전한 생활이 가능하도록 하는 인간 중심적인 스마트 라이프 환경을 의미한다(스마트홈산업협회). 사실 스마트홈은 우리가 2000년대 초부터 사용해온 홈네트워크와 기술적 개념은 동일하다. 단지 홈네트워크가 난방, 보안, 조명 등 주택 내 서비스가 중심이었다면, 스마트홈은 제어 대상이 가전기기로 확대되면서 실내외 구분없이 서비스를 이용하게 해주는 것이 차이점이다.

최근에는 홈네트워크보다는 스마트홈이 대세인 분위기다. 스마트폰 시장이 틈새시장에서 주요시장이 되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스마트홈을 구현하기 위한 유무선의 네트워크 기술은 대부분 완성되었다. 그리고 그 동안 기업들의 참여를 주저하게 만든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2012년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보인다는 것은 잠재 소비력을 의미하는데, 구글트렌드 분석 결과 스마트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2012년 중반 이후 증가세를 보이며 우리나라는 2013년 이후 급격히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는 스마트홈 산업과 관련된 국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림 1> 홈네트워크와 스마트홈에 대한 관심도 추이(위:세계, 아래:국내) www.google.com/trends
스마트홈을 구현하기 위한 시스템은 세대전용부, 단지공용부, 응용서비스제공자, 사용자의 4개 도메인과 이에 속한 19개의 제품 및 서비스로 구분된다. 세대전용부는 댁외망 연동, 세대망 라우팅, 홈서비스 플랫폼, 홈서비스, 홈기기, 홈브리지, 상호연동 인터페이스로 구성되어 세대 내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를 제공한다. 단지공용부는 단지공용서비스관리, 단지공용서비스, 단지관리, 단지-세대 연동 인터페이스 등 주택단지 내 서비스를 담당한다. 응용서비스 제공자는 응용서비스, 응용서비스 접속 인터페이스, 텔레프레즌스 서버, 보안 서버 등 단지 외부에서 서비스가 가능한 이용자 환경을 구축한다. 그리고 사용자 도메인에서는 스마트기기, 홈서비스앱, 개방형 홈서비스 인터페이스, 텔레프레즌스 기기 등 주택 내외에서의 사용자 서비스를 담당한다.

 <그림 2> 스마트홈 기기 범위 (자료:ICT 표준화전략맵 Ver.2013 종합보고서3-ICT융합)
성장기에 들어선 스마트홈 산업    
시장조사업체 Technavio에 따르면 스마트홈 기기의 세계시장 규모는 2013년 185억달러에서 2017년 661억달러로 연평균 37.5% 성장할 전망이다. 세계시장의 52%를 차지하는 국가는 미국, 영국, 일본으로 관련 기술이 발달하기도 했지만,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하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은 스마트홈을 구현하는 기본 장비 중 하나인 스마트미터를 2020년대 초까지 주택 내에 모두 설치하는 것을 의무화하였다.

국내 시장규모는 2013년 2조3,718억원에서 연평균 8.8%로 성장하여 2017년에는 3조3,176억원 이 될 전망이다. 2014년 들어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건설경기의 추세가 지속된다면 신규 분양 아파트에 기본적으로 설치되는 스마트홈 기기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표 1> 스마트홈 제품 시장규모 전망

(단위:억 달러, 억 원)

년도

개요

시장 규모

연평균성장률

2013

2014

2015

2016

2017

세계 시장

185.1

257.6

356.2

480.8

660.9

37.5%

국내 시장

23,718

25,794

28,051

30,506

33,176

8.8%

자료 : Technavio, "2012-2016 Global Smart Home Network Equipment Market", 정보통신산업진흥원(2013)
※ 산출근거 : 세계 시장의 2017년 전망치는 Technavio 자료를 근거로 KISTI 추정, 국내 시장은 스마트가전을 제외한 스마트홈 제품  시장 규모

세계적으로 가정 내 난방, 조명, 보안 솔루션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은 Johnson Controls, Honeywell International, Schneider Electric, ADT이고, 이 외에 ABB, Acuity Brands, AMX, Control4, Smarthome controls, Vantage Controls 등이 있다. 이들 기업들은 주로 에너지 사용 효율을 높이거나 보안 제품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최근의 스마트홈 시장의 두드러진 특징은 다양한 사업 영역의 기업들이 시장에 참여한다는 점이다. 스마트홈 자체가 융합기술을 기반으로 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자 하는 기업의 니즈 때문이다. 전략컨설팅사 ADL(2012)은 스마트홈 산업에 참여하는 기업을  ①전력분배/빌딩 자동화, ②스마트빌딩 제어, ③빌딩 어플리케이션, ④가전제품, ⑤SW, IT통신장비, ⑥서비스 제공으로 분류하였다. 

 <그림 3> 전 세계 스마트홈 관련 기업, ADL(Catching the Smart Home Opportunity, 2012.11)
이들 기업이 스마트홈 시장에서 취할 행보가 주목된다. 통신사 중에는 2~3년 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기업도 있다. 미국의 거대 통신사 AT&T는 디지털라이프라는 상품(월 30~40달러)으로 2013년 5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버라이존(Verizon Wirelss)은 이동통신사로는 최초로 2011년부터 월 10달러의 저렴한 상품을 내놓은 바 있다. 국내 통신사도 최근 스마트홈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였다. 그러나 SK브로드밴드의 ‘B박스’, KT의 ‘올레 스마트홈 폰 HD’, LG유플러스의 ’홈보이 G패드‘는 기존의 IPTV  또는 집전화를 스마트폰과 연동하거나 홈모니터링용 CCTV 기능만을 추가하는 정도이므로 집 안의 냉난방부터 전자기기를 제어하는 완전한 스마트홈을 구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기존의 사업영역에서 스마트홈 산업에 진입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콘, 로봇청소기 등 가전제품에 Wi-Fi 또는 NFC 칩을 내장하여 스마트폰으로 작동시키는 것은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각자의 사업영역 내에서 생산하는 제품만 가지고는 진정한 스마트홈을 구현할 수 없다. 이들을 통합할 수 있는 매개체가 필요한데, 그런 점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이 주도권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검색 솔루션 기업 구글은 2014년 초 온도조절장치와 화재경보장치를 만드는 네스트랩스(Nestlabs)를 32억달러에 인수하였다. 이것은 구글이 모토롤라 인수 이후 2번째로 큰 규모인데,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구글이 본격적으로 스마트홈 산업에 진입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네스트랩스가 개발한 네스트서모스탯(Nest Thermostat)은 인공지능과 통신기능을 갖고 있어 조작이 편리하고, 최적의 온도를 맞출 수 있다. 2011년 프로스트앤설리반 조사에 따르면, 미국 가정의 64%가 자동온도조절장치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나 구글의 인수가 전략적임을 알 수 있다.

국내 기업, 스마트홈 표준화에 적극적 대응 필요
급성장하고 있는 스마트홈 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표준화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국내의 경우 지금까지는 주택을 시공하는 건설사가 냉난방 중심의 스마트홈 제품을 선택하였고, 소비자들은 이와는 별도로 방송, 통신과 연계된 스마트홈 제품을 구매하였다. 그런데 스마트홈 시장이 성숙할수록 단순히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이 아닌, 플랫폼 산업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즉, 플랫폼에 대한 기득권을 가진 국가가 유리하고 이는 표준화와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

미국은 LonWorks, 유럽은 Konnex, 일본은 Echonet을 통해 스마트홈 미들웨어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여 건물의 냉난방, 조명, 보안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였다. 한편 가정 내 전력선을 이용하여 스마트홈을 구현하는 통신 표준도 있다. 최소한 한 국가 내에서 사용하는 전압은 통일되어 있으므로 그 확장성과 실용성 측면에서 우수한 표준으로 전력선만을 이용하는 IEEE 1901, 전력선에 전화선을 이용하는 G.hn이 있다. IEEE 1901는 미국에서는 HomePlug AV 표준으로, 일본에서는 HD-PLC로 자리매김하여 이미 관련 제품들이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

실례로 HomePlug AV 어댑터를 일반 전기 콘센트에 끼우기만 하면 중앙 셋톱박스에서 TV에 HD급 동영상을 스트리밍으로 전송할 수 있다.

<그림 4> HomePlug AV 적용 예 store.yourdigitalhome.co.uk
이렇듯 선진국에서는 스마트홈 시장에 대비하여 자국의 특성에 맞는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가 차원에서 스마트홈 표준을 마련, 시장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2009년에는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32조의 2에 따라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을 마련하였으며,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를 중심으로 표준화 전략맵을 작성하였다. 이런 활동들이 완벽하게 기술을 정의할 수는 없겠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기술개발 전략을 수립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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