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픈 아버지를 만나다

 
장마를 앞두고 후덥지근한 날씨에 짜증이 몰려오는 요즘. 그야말로 ‘여름’이구나 하는 이 시기에 모든 사람들이 떠올리는 고민은 ‘올 여름 바캉스는 어디로 갈까?’라는 물음일 것이다. ‘여름 바캉스’는 한 해의 반을 보낸 시점 열심히 달려온 남녀노소 모두에게 의미가 있는 이벤트라 할 수 있다. ‘여름 바캉스’하면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흔히 떠올리는 곳으론 부산 해수욕장, 제주도 혹은 해외여행지 등이 나올 것이다. 이러한 바캉스 계획은 최소 3일에서 일주일 정도는 넉넉히 휴가를 잡아야만 소화할 수 있는 일정이라 총 여름시즌에 한 번을 제대로 시간내기가 어려운 가족들에게 온 가족이 함께 공감하고 웃을 수 있는 ‘연극 바캉스’를 떠나보면 어떨까. 연극<네모난 세발자전거>를 추천한다.

연극 ‘네모난 세발자전거’는 할아버지, 아버지, 나에 걸친 삼대(三代) 옹기쟁이의 인생을 그린다. 생계를 위해 독쟁이가 된 ‘나’는 가마의 맨 앞줄에서 강렬하게 타는 센 불을 막아내는 ‘불매기독’을 보고 아버지를 떠올린다. 앞에서 센 불을 막으며 나머지 불길을 뒤로 넘겨주는 불매기독은, 자식같은 옹기항아리들을 지켜낸다는 의미에서 우리네 아버지와 닮아있다. 공연은 옹기쟁이 삼대를 통해 이 시대 아버지들의 인생을 그린다. 부모 자식 간에 싸우고 어떻게 화해를 할까 고민 중인 분들, 시부모님과 좀 더 친밀한 관계를 만들고 싶은 자녀분들이라면 더욱 주목하여 봐야할 연극이라 할 수 있다. 무더운 8월이 지나고 나면 9월 첫 주 추석이 다가온다. 다가오는 명절, 가족들과 더욱 돈독한 사이를 만들고 싶다면 오는 8월 6일부터 9월 10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 ‘세모난 네발자전거’를 놓치지 말고 관람해보자.

시놉시스
독쟁이가 아버지의 유골함인 달 항아리를 안고 들어옵니다. 아버지는 아버지의 아버지와 똑같이 그 혼란한 시절에 어쩔 수 없는 현실 속에서 한곳에 정착을 하지 못하고 수없이 방황을 하게 되지요. 독쟁이의 할아버지는 천주학을 하면서 피비린내 나는 천주교박해를 피해서 충청도 촌구석으로 피신하여 옹기항아리를 만들어 생계를 유지하면서 천주교 공소회장직을 맡게 되며 믿을 신(信)자를 붓으로 써서 액자에 넣어 소중한 가훈(家訓)으로 간직할 것을 전합니다.

 
일제강점기가 되자 할아버지는 독립군으로 자원해 만주 땅으로 떠나 소식이 없고 독쟁이의 아버지 또한 부친의 뜻을 따라서 만주 땅을 가기 위해 압록강을 넘다가 친일 앞잡이들의 밀고로 일제의 모진고문 때문에 정신이 피폐해지고 그 충격으로 어머니는 벙어리가 됩니다. 독쟁이는 육이오 사변으로 군대에 자원하여 전투 중 상이군인으로 명예제대를 하게되어 고향으로 돌아오나 두 자식과 아내는 전쟁의 포화 속에 행방불명이 되어 소식이 없고 일제강점기의 후유증으로 온전치 못하신 부모님만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쟁이는 가난 때문에 무작정 상경 무연고 공동묘지에다가 루핑 판잣집을 짓고 옹기항아리행상을 하게 됩니다. 공동묘지의 파헤쳐진 황토흙구덩이 속에서 그 황토 흙의 감촉을 느끼며 비로소 그 흙으로 짓는 독이 아버지의 불매기라는 이름의 옹기항아리로서 가마의 맨 앞줄에서 강렬하게 타 들어오는 센 불을 막아내며 그 불길을 넘겨주는 불 막이 역할을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불매기 독이야말로 그 뒤에 있는 자식 같은 수많은 옹기항아리들을 지켜낸다는 아버지의 숙명과 같은 이치라는 깨우침입니다.


제목 | 네모난 세발자전거
일시 | 2014년 8월6일~9월12일 화,목,금 8시/수4시,8시/토 3시,7시/ 3시 (월 쉼/8월15일,9월9일,10일 3시
공연시간 | 80분
공연장소 | 대학로 자유극장
공연문의 | 070-4355-0010 / 02-6247-2616
관람료 | 정가 30000원, 학생할인 30%, 가족동반할인 30%.
예매 | 인터파크티켓, 대학로티켓닷컴
작/출연 | 박정순, 연출 | 오리라, 제작 | 극단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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