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역사, 끝나지 않은 이야기

기        간    9월 14일까지
장        소   예술의전당,한가람디자인미술관
관람등급    제한 없음
관  람  료    8천~1만2천 원
문        의    1644-60130
얼마 전 베트남의 호찌민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그곳 전쟁박물관에서 본 사진, ‘전쟁의 테러’. 처음 그 사진을 만났을 때는 그저 학창 시절 교과서로 접한 베트남전쟁 사진 중 하나였다. 한데 리포터 아들의 천진난만한 말에 우리 부부는 그 사진 앞에 멈췄다. “엄마, 왜 이 여자아이가 옷도 안 입고 뛰어가요?”

아이가 상황을 이해하려면 전쟁에 대한 설명을 해야 했다. 1972년 베트남의 평화로운 마을 ‘트랑방’에서 살던 아홉 살 ‘판 타이 킴 푸크’에게 전쟁이라는 것이 사전적 정의로 설명될 수 있었을까. 종전으로 치달을 때 소녀가 살던 마을은 점거되었고, 베트남 정부군은 전투가 길어지자 네이팜탄(접촉하는 모든 것에 들러붙어 계속 타오르는 전쟁 무기)을 투하하기로 결정한다. 그런데 비행기 하나가 실수하는 바람에 불비가 민가로 떨어졌다. 당시 취재 중이던 AP 베트남인 사진기자 닉 우트는 3천 ℃에 이르는 네이팜탄 화염에 불탄 옷을 정신없이 벗어던지고 울부짖으며 집을 뛰쳐나오는 소녀를 포착한다. 그 사진이 1973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것이다.

전쟁이 무엇인지조차 생경하던 소녀가 무시무시한 폭력에 말려든 모습이 세상에 공개되면서 그 참혹함이 그대로 드러났다. 40년이 지난 지금, 또래 아이가 이 사진에 멈춰 선 이유는 뭘까? 전시회는 이 작품 외에도 초대부터 2014년까지 모든 수상작을 만날 수 있다. 각 사진에는 해당 장면을 포착한 사진기자와 인터뷰 내용이 있어 당시 상황을 더욱 생생하게 전한다. 전시장을 돌고 나면 최고의 사진 작품이 주는 감동뿐만 아니라 지구촌 주요 뉴스와 근현대 세계사를 익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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