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서늘한 비장미

 
감독  김한민
주연  최민식, 류성룡, 조진웅
장르  액션, 드라마
관람등급  15세 관람가
개봉  7월 30일
‘세상은 칼로써 막아낼 수 없고 칼로써 헤쳐 나갈 수 없는 곳이었다.’- 김훈 <칼의 노래>

행간마다 문장마다 와르르 쏟아지던 이순신의 고독과 운명은 작가 김훈의 <칼의 노래>에서 미학적 감성으로 다시 살아났다. KBS-1TV 대하 사극 <불멸의 이순신>에서 김명민은 강인하지만 한편으로는 섬세한 장군 이순신의 면모를 보여주며 뛰어난 연기력으로 호평을 얻었다. <명량>의 최민식은 이순신과 만남을 운명이라 표현하며 그 카리스마를 발휘했다.

영화 <명량>은 이순신 장군의 많은 전투 중 명량해전에 돋보기를 대고 만든 영화다. 임진왜란 발발 6년 뒤, 정유재란 시기에 일어난 전투로 명량(울돌목)의 물살을 이용해 12척으로 적선 300여 척을 물리친 전투다. 영화 속, 회오리치는 물살을 두고 벌이는 전투장면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하지만 영화는 이순신의 마음에 더 집중한다.

 
그의 충(忠)은 백성을 향해 있다. 그가 삼도수군통제사에서 끌어내려져, 백의종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정치적인 명분, 자신의 안위보다 백성과 병사들의 목숨을 소중히 여겼기 때문이다. 그가 지켜낸 조선. 백성을 조선으로 여긴 장군을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마음 한구석에서 뜨거운 기운이 일렁인다. 결과를 아는 역사적 사실을 재현한 이 영화에 관객이 감동하고 빠져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백성을 향한 이순신의 뜨거운 마음에서 위로받고 싶은 작금의 현실 때문이 아닐까? 승리의 비결이 백성이었다고 말하는 지도자를 향한 그리움인지도 모르겠다.

아들은 “아직 신에게는 열두 척의 배가 남아있습니다”라고 외치는 이순신의 뜨겁고 강인한 의지의 한마디가 가슴에 남는다고 했다. 위기를 기회로, 두려움을 용기로 바꾼 인간, 하여 영웅이 된 이순신이 아들의 마음속에 불멸로 남는다면 오늘은 그 어느 때보다 멋지고 값진 하루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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