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 변화많은 게 3쿠션만의‘매력’ … ‘프로화’로 저변 넓혀나가야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 당구가 인기다. 당구장은 찾아가기도 쉽고 큰 돈이 들지 않을 뿐더러 스트레스 푸는 데도 그만이다. 이 같은 인기를 반영하듯 국내 유일의 당구전문채널 빌리어즈TV에서는 9월 G밸리 50주년 기념당구대회를 현대아울렛에서 개최한다. 2002부산아시안게임 3쿠션 금메달리스트 황득희 선수를 만나 당구의 ‘인기비결’에 대해 들어 보았다. <편집자 주>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당구가 인기인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당구인의 한사람으로서 정말 반가운 일이죠. ‘당구’하면 과거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는데 최근엔 생활체육의 하나로 특히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어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때마침 G밸리 50주년을 맞아 빌리어즈TV, 한국산업단지공단, G밸리경영자협의회 등이 주최하는 ‘직장인 당구대회’가 다음달 열린다고 들었습니다. 이 지역에 근무하는 많은 직장인들이 참가해서 당구도 함께 즐기고 푸짐한 경품도 타 갔으면 좋겠습니다.”

당구가 인기를 끄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직장인들에게 당구가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되기 때문이지요.남자들끼리 퇴근 후 가볍게 웃으면서 한두 게임 하다 보면 회사에서 일하며 쌓인 스트레스가 훌훌 날아가지 않나요?(웃음). 별도의 운동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들에게 당구만한 스포츠도 없을 겁니다. 웬만한 사무실 근처엔 당구장 1~2개쯤은 다 있으니 접근하기도 쉽고 다른 운동에 비해 돈이 그리 많이 들지도 않습니다. 당구 한게임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면 직원들끼지 쉽사리 친해질 수도 있고요, 여러모로 유익한 운동이 아닌가 합니다.”

당구 중 특히 3쿠션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3쿠션의 매력은 어려우면서 변화도 상당히 심하다는 데 있습니다. 실제 당구장에서 3쿠션 게임을 해본 사람은 누구나 알겠지만 4구와 달리 3쿠션 경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렵고 또 변화가 많기 때문에 이에 따른 매력이 있습니다. 왜, 어려운 문제를 풀었을 때 성취감이나 쾌감을 맛보는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3쿠션도 이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요.”

당구 실력을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자기보다 잘 치는 고수와 게임을 자주 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기한테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일반 동호인들에겐 조금 어려울 수도 있지만 회전이나 두께에 대한 개념도 정립하고 있어야 합니다. 자기만의 회전수와 두께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요, 이를 위해서는 물론 지속적으로 연습을 해야 합니다. 또 하나의 팁을 말씀드리면 원쿠션 게임을 자주 해보라는 것입니다. 원쿠션 게임은 3쿠션과 달리 쿠션을 한번 이상 맞히고 득점하는 것인데 3쿠션보다 쉽지만 실력향상에는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이 있다면?
“아무래도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3쿠션 결승전이죠.지금은 작고하신 고 이상천(1954~2004) 선배님과 결승전에서 만났는데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제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50점 단판 경기였는데 결승전이 열리기 전 저는 컨디션이 무척 좋았습니다. 거의 최고의 상태였죠. 고 이상천 선배님은 당구 동호인들은 누구나 알겠지만 미국 당구계를 주름잡은 그야말로 당구계의 ‘전설’같은 분이었죠. 그런 분을 결승에서 만난 것도 영광인데 금메달까지 따게 돼 저로선 잊을 수 없는 경기입니다. 또 그때 딴 금메달이 우리나라가 아시안게임 3쿠션에서 딴 유일한 금메달이기 때문에 지금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당구가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에서 빠져 있는데요.
“네,당구인의 한사람으로서 무척 아쉬운 대목입니다. 지난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 당구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까지 계속 포함돼 있었습니다.그런데 2014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정식 종목에서 제외되었는데요, 다음 대회 때부터라도 정식종목에 포함될 수 있도록 우리 당구인 모두가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당구계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게 있다면 들려주시죠.
“무엇보다 프로야구나 프로축구처럼 당구도 프로화가 이뤄져야 하겠지요.현재는 세미프로 상태라고 할 수 있는데 선수들은 수원시청과 같은 지방자치단체에 소속돼 있는 실정입니다.완전한 프로화가 이뤄져 있지 않다보니 선수들은 당구 하나에만 전념하지 못하고 다른 직업을 함께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덧붙여 얘기하자면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당구부가 지금보다 더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어린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나와야만 대한민국 당구의 미래도 밝을 수 있습니다.”

김재창 기자 changs@gamtantimes.com

저작권자 © 감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