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성냥공장의 불은 누가 질렀습니까?

 
인천의 성냥공장을 소재로 한 창작뮤지컬 <성냥공장 아가씨>(제작 극단 십년후, 연출/각색 송용일, 극본 고동희, 작곡 최경숙)가 오는 9월 대학로에서 공연된다.

창단 20주년을 맞이하여 ‘인천 토박이’ 이자 인천 부평아트센터 상주단체인 극단 십년후(대표 송용일)가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인천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을 개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기획되었다. 이에 제30회 인천항구연극제 최우수 작품상과 제30회 전국연극제 인천 대표 출품작으로 선정되었던 연극 <화>를 원작으로 현대적인 감각을 살려 뮤지컬로 재탄생시켰다.

이번 작품의 배경이자 소재로 쓰인 ‘인천의 성냥공장’은 우리나라 산업화를 이끈 여공들의 애환이 서린 작업장이었으나 저속한 가사를 덧붙인 유행가로 알려졌으며 심지어 군대에서는 군가보다 더 많이 불릴 정도로 알려졌던 노래이다. 그리고 ‘성냥공장’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어린 여공들의 처절한 삶의 역사이자 우리의 누이나 어머니들의 숭고한 희생과 사랑의 역사를 담고 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뮤지컬 작품 속에 녹아내었다.

60~70년대 인천의 성냥공장을 배경으로, 당시 여공들과 그 주변의 이야기를 주인공 ‘인화’와 ‘인숙’ 자매를 통해 극을 풀어내고 있는 이번 작품은 40년 전 암울한 시대적 상황을 통찰하며 성냥공장의 부도, 여공들의 삶을 향한 절절한 절규, 공천에서 탈락한 사장의 분노 등을 담아낸다. 그리고 화재라는 사건을 통해 역사 속 ‘ 인천의 성냥공장’과 여공들의 삶에 대한 근원적 문제를 던진다.  “인천 성냥공장의 불은 누가 질렀습니까?”

자칫 어둡고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뮤지컬 형태의 경쾌한 공연으로 풀어낸 창작뮤지컬 <성냥공장 아가씨>는 장년층에게는 옛 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젊은이들에게는 현대적 감각의 춤과 음악으로 이전 세대와의 소통과 공감을 이끌어 내며 다채로운 재미와 감동을 함께 선사할 예정이다.

 
60~70년대 초반, 인천하면 떠오르는 용어가 바로 성냥공장이었다. 그리고 어느 가수가 부른 ‘성냥공장 아가씨’의 노래가 저속한 유행가처럼 청년들 사이에서 급속히 번져나갔다. 하지만 노래 속에 감춰진 불편한 진실을 알려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외설스러운 가사로 여성들에겐 다분히 수치스러웠던 이 노래의 시대적 배경은 1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가 1917년 인천 송림동에 ‘조선인촌주식회사’라는 성냥 공장을 열면서 본격적인 성냥 판매가 시작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공장에 어린 여공들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일을 하게 됐다.

뮤지컬 <성냥공장 아가씨>는 성냥공장 여공들의 애환과 설움, 생사의 몸부림 등을 담고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여공들은 70~80년대 우리 경제의 축을 받치고 있던 근로자들의 모습이요, 우리 누이나 어머니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또한 그들의 화가 한계점에 다다랐을 때 나타나는 폭발성은 우리 사회를 뒤흔들 만큼 엄청난 힘을 지녔었고 결국 이들의 희생이 한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다.

조정예 기자 yea7070@naver.com

공연기간: 2014년 9월 25일(목) ~ 10월 19일(일)
공 연 장: 대학로 자유극장
공연시간: 화,목,금 8시 / 수 3시, 8시 / 토,일 3시, 7시 (월 쉼)
러닝타임: 120분
관람연령: 15세 이상 관람가능
티켓가격: 전석 40,000원
예      매: 인터파크 1544-1555, 대학로티켓.COM 1599-7838, 사랑티켓 
공연문의: 극단 십년후 032-514-2050
연출각색: 송용일
극      본: 고동희
출      연: 정대홍, 박석용, 이고운, 김태훈, 서지유, 김준겸, 황지영, 김선아, 박주연, 권혜영, 공민규, 황태호, 황미선, 박설희, 오지용, 정휘태, 김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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