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의 <명량>은 어디로 향했나?

 
영화 <명량>이 무서운 기세로 대한민국 영화 관객 기록을 세우고 있다.1천 800만이다. 누구나 아는 인물과 사건을 영화화했는데 400년 전의 조상을 만나고자 몰려드는 사람들의 마음엔 무엇이 있을까. 저마다 다른 감동의 명장면 속에 개인의 역사와 심리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 가족의 마음을 흔든 감동의 울돌목을 토론해보며 그 물살 속에 비친 마음을 전문가에게 물어보았다. 취재 김지민 리포터 sally0602@naver.com 도움말 심영섭(영화 평론가)·김수림 대표(한국응용예술심리연구센터)

아버지의 마음“먹으니 좋구나”
“전투를 끝내고 귀환하는 길. 나이 어린 격군이 건넨 삶은 토란을 먹으며 장군이 한 말이지. 그 한 마디에 장군이 외치던 ‘사즉필생 생즉필사’의 의미가 느껴지더라. 이순신 장군이 치르는 싸움의 명분은 결국은 백성을 ‘살리려는’ 것이었지. 먹고 마시고 웃는 일상적인 일을 가능하게 하려는 ‘아버지’의 마음이야. 탈영병을 목 베어 엄벌한 것도 백성을 온전히 지키기 위한 힘겨운 선택이었다는 것이 그 한마디에서 이해되더라.” _이희상(50·아빠)

진짜 ‘개고생’이 뭔지 알았어요
“친구들이랑 얘기하다 보면 모든 말에 ‘개’를 붙여요. ‘개 좋아’‘개 나빠’조금만 힘들어도 ‘개고생’한다 하죠. 소설 <칼의 노래>에 수졸의 고생이 자세히 나와요. 주먹밥 하나로 하루를 견디고, 노 젓는 격군은 힘들어서 토사곽란을 일으키다 쓰러지기도 하고… 그래도 버텨내요. “나중에 우리 후손들이 우리가 이라고 개고생한 거 알까잉?”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떠오르네요. 그래서 이젠 ‘개고생’이란 말은 쓰지 않으려구요. 쉽게 쓸 수 있는 말이 아니에요.” _이지우(15·중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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