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물만 파다 그 우물에 빠져 죽을 수도 있어 … 폭넓은 시야 갖춰야

지난 26일 신도림 쉐라톤디큐브시티 6층 그랜드볼룸에서는 제 33회 G밸리 CEO 포럼이 열렸다. 이날 강사로 나선 윤은기 (사)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은 ‘이젠 협업시대,중소기업의 협업과 상생 전략’이라는 주제로 1시간여에 걸쳐 열강을 펼쳤다. 참석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이날 윤 회장의 강연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편집자 주>

 
반갑습니다. 윤은기입니다. 오늘 제 강의의 주제가 ‘협업’인데요, 오늘 포럼에 참석하고 와서 보니 G밸리야말로 융‧복합과 협업이 가장 필요한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만약 융‧복합과 협업이 잘만 이뤄진다면 예상보다 훨씬 큰 성과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제4의 물결‘ 새롭게 등장
협업에 대한 본격 논의에 들어가기 앞서 무지개를 한번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무지개가 아름다운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서로 다른 7가지의 색깔이 한데 어우러져 조화롭게 빛나기 때문입니다. 이 속에서 협업의 참의미를 찾아볼 수 있겠습니다.

일찍이 앨빈 토플러는 ‘제3의 물결’이라는 말로 ‘대변혁의 물결’과 미래사회를 전망했습니다. 최근에는 ‘제4의 물결’이라는 말이 새롭게 쓰이고 있습니다.

‘제3의 물결’이 ‘신자유주의 물결’이었다면 ‘제4의 물결’은 ‘신인본주의 물결’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다른 말로는 수직적 사회에서 수평적 사회로, 분화의 시대에서 융‧복합의 시대로, 두뇌경제에서 감성경제로, 개별경쟁에서 생태계 경쟁으로 시대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겠죠.
 
두뇌경제에서 감성경제로
냉혹한 경쟁과 시장원리, 성과를 강조하는 신자유주의 시대는 필연적으로 ‘빈부격차 확대’와 ‘승자독식’이라는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경제민주화의 동반성장,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말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도 이러한 시대적 배경 때문입니다.

인간의 본성에는 ‘자유’와 ‘평등’을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빈부격차’가 확대되고 승자가 ‘독식’하는 사회에선 마찰과 갈등이 생겨나게 마련입니다.

한때‘성공한 사회, 불행한 국민’이라는 말까지 등장한 것으로 보면 개개인의 박탈감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갈등과 불만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없습니다.

협업이 조직의 운명 결정
앞으로 우리가 맞이할 미래사회는 협업역량이 조직의 운명을 결정할 만큼 ‘협업’이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입니다.

그럼 ‘협업’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협업이란 개성과 색깔이 다른 두 전문성이 만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말합니다.협업은 다른 말로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습니다.

협업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선 동(同)의 시대에서 이(異)의 시대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는 사실 지난 몇백년간 ‘동(同)의 문화’로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동문이나 동창, 동기생, 동지, 동료 등은 모두 ‘동의 문화’를 반영하는 말이지요. 반대로 이교도,이민족, 이단아 등 이(異)가 들어가는 낱말에는 거부감이 포함돼 있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른 것이 틀린 것은 아닌데도 말이죠.

협업 사례 주변에서 많아
협업의 사례는 사실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올 2월 박근혜 대통령이 부처간 협업을 더 확대하라고 강조한 것도 좋은 예입니다. 취임 초 박 대통령이 주창한 창조경제를 두고 말들이 많았는데 창조경제는 사실 융‧복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창조라고 하니까 많은 사람들이 ‘없던 것에서 뭔가를 만들어 내는’ 원천창조만 생각했기 때문에 쉽게 개념을 찾지 못했던 것입니다.

지난 역사를 살펴보면 우리 민족은 ‘협업DNA’를 면면이 계승해온 민족입니다. 농번기 때의 두레와 품앗이가 좋은 예입니다.

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금모으기 캠페인에 한마음으로 동참했던 우리 국민들과 2002년 전국토를 붉은 물결로 뒤덮었던 기억들도 곰곰 생각해 보면 다 협업의 좋은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업
기아자동차와 완구업체 영실업간의 협업은 대‧중소기업간 협업의 좋은 예입니다. 두 업체가 손을 잡고 기아자동차를 모델로 한 변신로봇을 출시하자 매출은 50%나 올랐으며 크리스마스 땐 품절사태를 겪기도 했습니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현대차 에스프레스 1호점, LG전자 & 프라다, 코카콜라&장 폴 고티에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지역 관할’을 없애고 협업을 함으로써 주요범죄 현장 검거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서울경찰도 훌륭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이야기를 정리할까 합니다.
협업은 창조경제이자, 공생발전입니다. 협업은 사회통합이자 투명경영입니다. 또한 지속가능경영이자 신인본주의입니다.

옛말에 ‘한우물만 파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다 그 우물에 빠져 죽을 수도 있음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협업은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꿀 신문명이라고 강조하면서 오늘 말씀을 마칠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리=김재창 기자 changs@gamt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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