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신세계의 삶을 확장하는 신흥경제의 주역

산업시장분석실 책임연구원 박현우 (Tel: 02-3299-6051 e-mail: hpark@kisti.re.kr)

[ 요약 ]

1. 가상상품은 무형의 디지털 신호로서, 네트워크를 통해 유통되며, 스마트기기를 통해 소비되는 특징이 있으며, 온라인 아이템에서 콘텐츠 분야, 서비스, 솔루션, S/W 분야로 진화하고 있다.
2. 가상상품 시장은 스마트기기가 모바일 네트워크와 결합되면서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글로벌 시장에 접근할 수 있고, 관세와 수송비용이 없는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단일시장으로 출현하였다.
3. 세계 가상상품 시장은 2008년 13억 달러 규모에서 2013년 60억 달러로, 그리고 2015년 8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4. 가상상품 시장의 성장은 저비용 고수익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SNS 활성화, SNS 신규수요 창출능력, 스마트기기 보급 확대 등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가상세계를 넓히는 가상상품
지난 2012년 KT가 민영화된 후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한 이석채 KT 회장은 경영2기를 맞으면서 “소녀시대가 무대 위에 있다면 물리적 재화지만, 그것이 스마트폰으로 유통되면 가상상품(Virtual Goods)이다. 책이 서점에 있지 않고 그 내용이 스마트 기기에서 흘러다니면 그게 가상상품”이라며 앞으로 가상상품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통신 그 자체보다는 통신 망 위에서 생산소비되는 콘텐츠, 앱 등 가상상품을 전 세계에 유통하는 글로벌미디어 유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이었다. 그런데 거대 통신기업이 왜 가상상품인가? 가상상품(Virtual Goods)이란 ‘디지털 형태로 네트워크 위에서 유통되는 재화’를 의미한다.

가상상품은 주로 콘텐츠 산업을 지칭하는 개념이었으나 점차 제조업과 서비스를 포함한 산업 전반으로 범위가 확대될 것이다. 일차적으로는 소프트웨어나 솔루션과 같은 분야가 가상상품에 포함되고, 이것이 제조업에 투입재로 활용되면서 제조업의 디지털화 등과 같은 또 다른 산업혁명이 촉진될 전망이다.

가상상품이 거래되는 가상세계(Virtual World)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연결된 사용자들이 상호작용하는 세계를 말한다. 동시 접속한 사용자 수가 한 국가의 인구 수보다 많은 경우도 있을 정도로 가상세계에 많은 사람이 상주하고 있다. 초기에는 온라인 게임이 주종을 이루었으나, 세컨드라이프, 트위터 등 인간과 인간을 연결하는 모든 인터넷 기반 환경을 망라하는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다. 사람은 현실세계에 발붙이고 살면서 가상세계에서 분신인 아바타를 통해 다른 아바타와 상호작용한다.

가상세계에서 이루어지는 경제가 가상경제(Virtual Economy)이다. 가상경제는 인터넷 게임이나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에서 사용되는 가상상품의 교환이 주축을 이루고 있으나 이는 협의의 가상경제 정의라고 할 수 있다.

온라인 게임,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등 컴퓨터에서 이루어지는 서비스를 포함하는 광의의 가상경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가상경제에서 거래되는 상품이 가상상품으로서,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나 온라인 게임에서 사용하기 위해 구매하는 객체로서 인게임(in-game) 캐릭터나 아바타, 인게임 아이템(무기 등) 등을 말한다. 가사상품은 현실세계에는 없고 가상세계에만 존재하는 무형의 상품이다. 가상상품을 거래하기 위해 가상세계에서 통용되는 화폐가 가상화폐(Virtual Currency)이다.

스마트 혁명과 가상상품 시대의 전개
가상상품은 사용형태에 따라 기능형, 장식형, 소비형 등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기능형 가상상품은 무기나 도구와 같은 온라인 게임 아이템과 같이 가상공간에서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서, 가상상품 중 판매율과 수익이 가장 높은 상품인 것으로 분석된다.

장식형 가상상품은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 배경 장식, 온라인 게임에서 아바타 의류 및 액세서리 등이 대표적이다. 소비형 가상상품은 꽃과 같은 가상선물(Virtual Gift)과 같이 온라인 게임이나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에서 이용자들 간 의사전달 목적으로 선물하는 소모성 상품을 가리킨다. 스마트 혁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이러한 가상상품은 <표 1>과 같이 무형의 디지털 신호로서, 네트워크를 통해 유통되며, 스마트기기를 통해 소비된다는 특징이 있다.

<표 1> 가상상품의 주요 특징

구분

주요 특징

제품 속성

디지털화, 무형

- 디지털화된 무형 상품

- 저비용, 신속 제조, 무한 확장이 가능

- 물리적 상품에 비해 누구나 사업기회 포착이 가능

- 1인 기업 또는 소기업으로 생산과 제작이 가능

스마트 기기

- 스마트 기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사용 가능

사업 속성

글로벌 시장

-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데 있어서 장벽이 없음.

네트워크

- 인터넷을 통해 자유롭게 업로드 또는 다운로드 가능

- 온라인 상에 보관 또는 소유 가능

- 글라우드 기반의 유무선 네트워크 개발과 연계

                  자료: KT, Virtual Goods, 2013.

이처럼 가상상품은 커뮤니티, 온라인 게임 등 가상세계에서 사용하기 위해 구매되는 비물리적 상품이다. 예를 들어 게임 내에서 판매되는 아이템, 아바타, 디지털 선물, 가상화폐 등이 해당된다. 가상(Virtual)이라는 의미는 실(Real) 세계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사용된다. 그런데 스마트 혁명은 가상상품을 네트워크로 연계된 글로벌 시장에서 유통되도록 기존의 물리적 상품(Physical Goods)이 가상화(Virtualization)된다는 의미도 담게 된다.

따라서 스마트 시대를 반영하여 다시 정의된 가상상품은 무형의 디지털로 존재하고, 네트워크로 유통되며, 스마트 기기를 통해 소비되는 모든 상품이다. 애플의 앱스토어를 통해 유통되는 수십 만 개의 앱(App), 아마존 킨들을 통해 유통되는 수백 만권의 전자책(e-book), 지니를 통해 유통되는 수십 만곡의 음원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와 같은 가상상품의 범위는 <그림 1>과 같이 당초 온라인 아이템에서 시작되어 콘텐츠 분야로, 그리고 서비스, 솔루션, S/W 분야로 진화하고 있다.

<그림 1> 가상상품의 진화
가상상품 시장의 특징과 구조
가상상품 시장은 범세계적으로 파편화되어 존재하던 네트워크가 전세계 스마트기기와 결합되면서 창출되었다. 이러한 가상상품 시장의 특성은 3무(無), 즉 무국경, 무관세, 무수송비로 요약할 수 있다. 스마트기기가 모바일 네트워크와 결합되면서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글로벌 시장에 접근할 수 있고, 관세와 수송비용이 없는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단일시장이 출현하게 된 것이다.

유통 측면에서도 속도(Speed), 범위(Scope), 규모(Scale) 차원에서 기존의 상품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특징을 갖는다. 네트워크와 클라우드 컴퓨팅, 스마트 단말과 글로벌 유통 플랫폼이 결합된 인프라는 가상상품이 빠르게 전 세계로 퍼져 나가며 SNS를 통한 입소문(Virtual loop)으로 동시다발적인 소비를 가능하게 한다.

유튜브라는 플랫폼과 모바일 및 SNS를 통한 확산으로 기존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현상을 만들어 낸 ‘강남스타일’이 가상상품의 속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좋은 사례인 이유이다.

가상상품 산업에 참여하는 기업은 <그림 2>와 같이 소셜 네트워크, 광고 네트워크, 게임 개발자, 가상화폐 제공자, 결제 처리자, 플랫폼 제공자 등 6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특히 소셜 네트워크 분야의 Myspace나 Facebook, 게임 개발자로서 Zinga 등이 가상상품 산업의 발전에 주된 역할을 하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 2> 가상상품 산업의 참여자
팽창하는 가상상품 시장
세계 가상상품 시장규모는 <표 3>에서와 같이 2008년 13억 달러 규모에서 2013년 60억 달러로, 그리고 2015년 80억 달러 규모로 성장(CAGR: 29.6%)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중 미국시장은 2008년 2.7억 달러 규모에서 2013년 25억 달러로 증가하고, 2015년 3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림 3> 세계 가상상품 시장규모(단위: 억 달러)

▲ 자료: eMarkerter(2009), Inside Virtual Goods(2013)

가상상품 시장의 규모를 콘텐츠 영역을 기준으로 보다 확대된 개념에서 보면 <표 3>과 같이 2011년 308억 달러에서 2016년 1,921억 달러로 6배 이상 성장(CAGR: 55.9%)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중 순수 어플리케이션(App) 시장은 스마트기기의 급속한 보급에 힘입어 그 비중이 2011년 11%에서 2016년 41%(780억 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표 3> 세계 가상상품 관련 콘텐츠 시장전망(단위: 100만 달러)

구분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게임

5,114

8,791

14,721

20,294

24,928

30,620

비디오

5,937

7,670

9,477

11,202

12,992

15,073

방송

2,628

4,179

6,009

8,098

10,372

13,325

음악

4,946

7,274

8,676

10,766

12,421

14,330

출판

5,717

8,607

12,334

17,699

23,825

32,222

정보

1,449

1,867

2,477

3,320

4,416

5,980

기타

1,558

1,741

1,930

2,108

2,282

2,487

3,480

16,527

26,575

40,163

54,500

78,083

합계

30,829

56,656

82,199

113,650

145,736

192,120

자료: KT, Virtual Goods, 2013(이 자료는 한국콘텐츠진흥원, 2012; PwC, 2013; IDC, 2012; MPAA, 2011; Forrester Research,  2011; FCC, 2011. 등의 자료를 집계하여 작성)

한편, 한국의 인터넷 콘텐츠 시장은 최근 5년간 매년 12%씩 안정적으로 성장하여 2011년 9조 원 규모를 기록하였으며, 스마트 콘텐츠 시장은 2011년에 1조 5천억 원에서 2014년에는 3조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한국콘텐츠진흥원, 2013). 스마트 단말과 최첨단 ICT 기술이 결합된 글로벌 단일 시장에서 창의력과 상상력만으로 거대한 부를 창출할 수 있는 가상상품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가상상품은 창조경제 시대에 최적화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가상상품 시장성장의 동인
가상상품 시장의 성장요인은 저비용 고수익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SNS 활성화, SNS 신규수요 창출능력, 스마트기기 보급 확대 등을 들 수 있다.

우선 저비용으로 고수익이 창출되는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아이템 개발을 위한 초기비용을 투자한 이후에는 추가 생산비용이 소요되지 않으면서 콘텐츠 이용료 과금 시스템으로 수익이 지속적으로 창출되는 비즈니스라는 점이다.

또한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SNS)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친구, 동료 등 지인과의 인맥관계 강화, 새로운 인맥 구축 등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SNS의 발달과 이용자 급증에 따라 온라인을 통해 자신의 관심사와 개성을 표출하는 장소와 기회가 더욱 많아지면서 문구와 함께 자신의 의사를 더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가상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또한 가상상품은 각 개인의 관심사와 개성을 타인과 공유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도구로 자리잡아 친목을 위해 SNS에서 가상선물을 주고받는 행위가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한편 SNS는 막대한 신규수요 창출능력을 가지고 있다. 네트워크 게임(SNG)은 소셜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는 노드들이 참여할 수 있는 게임으로서, 기존의 게임이 게임 자체에서 오락적인 요소를 찾으려는 데 있는 반면 소셜 게임의 목적은 소셜 네트워크의 관계를 그대로 이어받아 친목을 다지는 데 있다. 또한 네트워크 게임은 인터페이스가 간단하여 PC 외의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에서도 접속이 가능하다.

끝으로 스마트폰의 보급 확대가 가상상품 시장성장의 동인이 되어 왔다. 미국에서 2007년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스마트폰은 2014년 1.5억명이 넘어서고, 중국은 6억, 인도는 3.5억에 이를 전망이다. 또한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폰 사용자 증가세를 분석한 결과, 2015년말까지 스마트폰 사용자 수가 25억 명에 근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세계인구 72억 명 중 34.7%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는 셈이다.

가상상품 시장이 주는 새로운 기회
가상상품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게임업체의 진출이 적합하다. SNS의 인기 지속, 스마트폰 사용자 증가, 저비용 고수익 구조가 가상상품 시장성장의 원동력이다. 경제침체로 소비가 위축된 불황 속에서도 가상상품 판매는 호황을 누려왔다.

가상상품은 침체된 경제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가상상품은 한 나라의 경제구조를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효과를 낳기도 했다. 휴대폰 제조사인 노키아(Nokia)에게 GDP의 20%를 의지했던 핀란드 경제는 스마트폰 출현 이후 노키아가 변화에 신속하게 적응하지 못하고 추락하자 국가적 위기를 맞이한다. 그러나 단 50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스마트폰 게임회사인 로비오(Rovio)의 대 성공으로 핀란드 경제가 제조업 중심에서 1인 창조기업과 소자본 창업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가상상품은 이처럼 실물경제의 지형까지 빠르게 재편하는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가상상품은 적은 비용으로도 시장에 참여가 가능하며 사업실패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은 산업이다. 이로 인해 누구나 꿈을 갖고 도전할 수 있으며, 무한한 비즈니스 기회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단기적으로는 청년실업문제 해소에 기여하고 장기적으로는 빈곤문제 등 양극화 문제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만 해도 애플 스마트폰이 도입된 2009년부터 개인사업체가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스마트 콘텐츠 사업자의 경우 자본금이 1억 이하인 회사가 50%를 차지할 정도로 소규모 창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그리고 직접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 외에도 간접으로도 화석연료로 인한 탄소배출이 거의 없어, 에너지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녹색성장 산업이다. 따라서 향후 가상상품이 제조업과 서비스 및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면, 발생하게 될 파급효과와 그 잠재력은 엄청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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