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와 기업의 전략이 필요

기술사업화분석실 선임연구원 박영욱 (Tel: 02-3299-6297  e-mail : ywpark@kisti.re.kr)

[ 요약 ]

1. 옥상녹화시스템은 도시열섬 완화, 도시홍수 예방, 대기 정화 등의 환경 효과뿐만 아니라 냉난방 에너지 절약, 건물의 내구성 향상 등의 다양한 장점이 있다.
2. 세계 각국의 지원 정책에 힘입어 세계 시장 규모는 2017년 70억 달러, 국내는 1,700억 원이 될 전망이다.
3. 제품 및 서비스 시장에는 다수의 중소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일부 대기업이 건축 자재에 강점이 있다.
4. 시장 활성화를 위해 기업의 제품 차별화와 함께 정부와 소비자의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

콘크리트 건물의 천연 외피
과거 개발 위주의 산업정책은 도시의 과밀화를 촉발하였고 이에 따라 환경, 사회, 경제적 문제를 야기하게 되었는데, 그 주범이 콘크리트 건물과 아스팔트 도로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도시 인프라를 친환경으로 전환하면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를 위한 방법 중 하나가 옥상에 녹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다. 건물 옥상에 녹화 시스템을 적용하면 도시열섬을 완화하고, 도시홍수를 예방할 수 있으며, 대기 정화 등의 환경 효과뿐만 아니라 냉난방 에너지 절약, 건물의 내구성 향상의 경제적 이득까지 볼 수 있다.

<그림 1> 옥상녹화 시스템 사례(좌:미국 시카고 시청사, 우: 수원시 단독주택)
신축 건물에 적용되는 옥상녹화 시스템은 구조부, 녹화부, 식생층으로 구성된다. 이 중 기존 건물에는 녹화부와 식생층만으로 적용된다. 구조부는 대부분을 구조체가 차지하며 그 위로 방습층, 단열층, 방수층으로 이루어지며, 녹화부는 방근층, 배수층, 여과층, 토양층으로 구성되며, 식생층은 옥상녹화 시스템의 표면층으로 녹화 유형에 알맞은 식물들로 배치된다. 옥상녹화 시스템의 중요한 요소로 방수층과 방근층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구조체 내부로의 수분과 습기의 유입을 차단하거나 식물의 뿌리가 하부 구성요소로 침투 또는 관통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방지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이들 기능을 하나로 묶은 제품 개발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그림 2> 옥상녹화 시스템의 구성 (건축물 녹화 설계 기준, 2012)
옥상녹화 시스템은 유형에 따라 중량형, 경량형, 혼합형으로 구분된다. 이는 건물의 구조적 특성, 도입 가능한 식물종 및 식재 패턴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무엇보다도 현장 조사 및 설계 도면 검토 등의 구조적 안전진단을 제일 먼저 실시해야 한다.

<표 1> 옥상녹화 시스템 유형 구분

구분

특징

중량형

∙이용과 관리가 전제가 되는 녹화시스템

∙지피식물, 관목, 교목을 활용한 다층구조의 식재가 바람직함

∙관수, 시비, 전정 등 이용요구에 부합되는 관리가 필수적임

∙구조적 문제가 없는 곳(주로 신축건축물)

경량형

∙지피식물을 주로 식재

∙생태적 녹화시스템으로 관수, 예초, 시비 등 관리를 최소화함

∙주로 인공 경량 토양 사용

∙구조적 제약이 있거나, 유지관리가 어려운 건축물의 옥상이나 지붕에 주로 적용

혼합형

∙중량형 녹화를 단순화함

∙토심은 10~30㎝내외

∙지피식물과 키가 작은 관목위주로 식재함

∙최소한의 관리를 지향함

선진국은 성장기, 국내는 도입기    
사실 옥상녹화 시스템은 북유럽 국가에서는 수 세기 전부터 자연적으로 주택에 적용해 온 시스템이다. 겨울의 혹한을 피하기 위해, 건축 자재의 부족 등의 이유로 주변에 흔한 목초지의 일부를 떼어 자작나무 지붕 위에 씌었다. 글자 그대로 초록지붕(green roof)을 이룬 셈이다. 정식 건축자재가 되어 소위 제품화를 이룬 건 고급 자재를 원했던 18세기 독일의 부호 덕분이다. 이후 유럽 전역으로 확대되었고,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북미에 보급되었다. 이렇게 유럽은 오래 전부터 시장이 형성되었지만, 최근에서야 기후변화 및 에너지 문제로 성장이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다. 아시아의 경우 비록 역사는 짧지만, 보급 속도는 빨라질 전망이다.
시장정보 기관인 LuxResearch는 2012년에 아시아 국가 중 싱가포르, 중국, 일본을 주목할 시장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부터 공공기관 빌딩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된 후,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지원으로 점차 민간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서울시는 옥상녹화 시스템을 보급한 선도 지자체로 2012년에 50억 원, 2013년에 41억 원의 예산을 지원한 바 있다.

해외 선진국들은 옥상녹화 시스템을 확대 보급하기 위하여 실치 비용 일부를 지원하거나 설치를 강제하는 정책을 도시별로 시행하고 있다. 미국의 포틀랜드는 제곱미터(m2) 당 54 달러를 지원하고, 뉴욕은 48 달러의 세금을 1년간 감면해준다. 캐나다 토론토, 덴마크의 코펜하겐은 건축물에 따라 설치를 의무화하였다.

<표 2> 도시별 옥상녹화 시스템 지원 정책

국가

도시

정책

해외

미국

포틀랜드

설치비용 중 제곱미터(m2) 당 54달러 지원

뉴욕

설치시 1년간 제곱미터(m2) 당 48달러 세액공제

캐나다

토론토

2010년부터 건물면적 2000m2 이상 신축건물 의무설치

덴마크

코펜하겐

2009년부터 경사각 30도 이하인 지붕에 의무설치

영국

런던

Drain London Project를 통해 세액공제 지원

독일

뒤셀도르프

설치비용 중 제곱미터(m2) 당 15달러 지원, Storm-water 세금 50% 감면

스위스

바젤

2016년까지 지역내 옥상의 30% 설치를 목적

호주

시드니

도시 개발금 면제

일본

도쿄

옥상(지붕) 면적 1000m2 이상인 민간건물, 250m2 이상인 공공주택은 옥상의 20% 이상을 의무적으로 녹지화

국내

서울, 부산, 울산 등 지자체

2000년대부터 지자체별 예산(~40억 원)을 편성, 설치비용의 50% 지원

다양한 지원정책과 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제고는 옥상녹화 시스템의 시장을 성장시키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LuxResearch(2012)는 2013년 544억 달러 수준에서 2017년 700억 달러로 연평균 6.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우리나라의 시장규모는 2013년에 1,294억 원, 2017년에는 1,732억 원이다. 아울러 2011년에 수립된 건축물 녹화 기본계획 매뉴얼과 이듬해 마련된 설계 기준은 민간 시장의 활성화를 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표 2> 옥상녹화 시스템 시장규모

(단위:천만 달러, 억 원)

년도

개요

시장 규모

연평균성장률

2013

2014

2015

2016

2017

세계 시장

544

580

617

657

700

6.5%

국내 시장

1,294

1,372

1,454

1,541

1,732

6.0%

자료 : luxresearch "Building-Integrated Vegetation: Redefining the Landscape or Chasing a Mirage?", 2012.10
        “도시농업 종합정보시스템 구축 필요성과 운영방안 연구(2013, 농림축산부)” 보고서 및 전문가 자문. 업계에서는 옥상녹화 시스템의 시장규모를 주말농장을 제외한 도시농업의 3배 규모로 추산

시장활성화를 위한 제언    
그 동안 옥상녹화는 작은 규모의 조경업체 다수가 참여하는 양상을 보여왔다. 제곱미터(m2) 당 평균 25~30만 원의 비용으로 일반적으로 공사 단가가 수 억원 내외이기 때문이다. 2013년에 서울시가 수행한 실적을 보더라도 27개소를 녹화하는데 평균 3억원이 소요되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건설사를 중심으로 대기업에서도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등 시장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개발한 ‘방근방수 복합공법’은 올해 국토교통부로부터 신기술로 지정받았다. 이 기술은 건축물 콘크리트 위에 방근방수 통합기능 시트재인 멤브레인 복합재를 부착함으로써 방수층을 먼저 깔고 방근층을 설치하는 기존 시공법 대비 공사 기간을 30% 단축할 수 있다.

연구개발 능력이 우수한 대기업이 방근, 방수 시트 등 자재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은 시장 및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시장 진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주)한국도시녹화의 유니트형 옥상녹화 시스템은 그 하나의 좋은 사례로 들 수 있다. 이 제품은 식물과 토양을 박스 형태로 구성하여 설치 및 구성이 쉬워 경량형 옥상녹화 시스템 시장에 적합하다.

또한 관심은 있지만 관리의 어려움으로 제품 구매를 주저하는 소비자를 위해 새롭게 관리 서비스를 통해 시장 진입을 검토해 볼 필요도 있다. 정기적으로 토양 및 식재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설치 전후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분석해 준다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도시농업을 옥상에서 구현할 수 있는 제품 개발도 좋은 시도로 예상해 볼 수 있다.

옥상녹화 시스템은 긍정적 외부효과가 큰 산업으로 그 동안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선도적 역할을 해왔다. 그 덕분에 이제는 소비자에게도 어느 정도 홍보가 되었지만 아직까지는 초기 설치 및 유지 관리 비용이 부담되는 게 사실이다. 해외 선진국이 시행하고 있는 세금 감면과 설치의무 등 보다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데 지자체 중에는 옥상녹화 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한 조례가 제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산 부족으로 실행하지 못하거나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한편 태양광 발전 산업과의 공생을 모색할 필요도 있다. 2013년에 서울 암사정수센터의 옥상녹화가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로 무산되었는데, 옥상녹화 시스템 위에 설치한 태양광 시설에서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한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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