災難,사람이 만든다 이기는 길도 사람이다

 
현대사회에서 재난은 인명을 해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재난에 대한 공포심만으로도 경제가 마비되고 사회가 붕괴되는 재앙으로 이어진다. 사람들의 욕심과 무책임, 안전 불감증은 또 다른 재난을 예고한다. 대한민국을 절망에 빠뜨린 재난 사고를 모은 다큐멘터리, 재난의 예고와 경험, 가상 등을 그린 문학작품을 통해 우리 시대의 재난을 환기해보자.

무기를 사용했건, 위기를 알면서도 무시했건 그로 인해 생명을 놓쳤다면 똑같은 살인 사건이다. 1994년 추석, 스스로 인간이기를 포기했다고 선언한 지존파가 연쇄살인으로 붙잡혔고,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전 국민에게 트라우마로 남은 충격적인 세 가지 사건을 통해 사회적 사건이 어떻게 우리의 삶까지 이어지는지 이야기한다.

20년이 흘러 어떤 이들에겐 진부한 이야기일 테고, 어떤 이들에겐 소문처럼 들려온 머나먼 이야기겠지만 당시 무엇이 진실이고 허구인지 구별조차 힘들 만큼 자극적인 정보가 난무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사건이 왜 일어났는가’라는 핵심은 놓칠 수밖에 없었다. <논픽션 다이어리>는 살인하기까지 그들이 어떤 사회를 살아왔는지, 다리와 백화점이 무너질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들은 왜 경고를 무시했는지, 그로 인해 사람을 죽인 이들의 마지막은 어떻게 다른지에 집중한다.

무엇보다 어느 언론에서도 보고 들을 수 없었던 비하인드 스토리와 비보도 영상은 마치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현장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 만큼 사실적이다. 아직 세월호의 아픔이 가시지 않았지만, 아이들과 함께 ‘나 혼자 위기를 모면하는 법’대신 ‘다 같이 위기에 대비하는 방법’을 이야기해 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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