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 음료는 주나라의 단술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우리나라 국악의 거장 명창 박 동진 선생이 남긴 말이다. 식혜도 여기에 해당하는 말인 것 같다. 우리나라의 전통 식품인 식혜를 현대화하여 수출까지 하고 있는 모 기업의 성공사례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식혜는 보통 단술 또는 감주라고 부르나 엄격히 말하면 밥알을 띄워서 먹는 것을 식혜라 하고, 다 삭은 것을 끓여서 밥알은 건져내고 물만 먹는 것을 감주라고 한다.

식혜는 단순히 기호성 음료가 아니라 기능성 음료이다. 즉, 식혜의 효소는 요구르트와 같은 작용을 하며 음식의 소화를 촉진하기도 한다. 여기에 소량이기는 하지만 항암성분까지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겨울에 먹어도 좋고, 한여름 찜통더위에 마셔도 좋다. 마음 까지 시원하여 사이다 및 콜라와는 비교도 할 수 없다. 한 마디로 인류가 발명한 음료 중 가장 과학적이면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발명가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 기원은 중국 주나라 시대 청량음료의 하나인 ‘단술’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당시의 기록인 ‘예기’라는 문헌의 내용이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나라 식혜와 같은 음료라고 단정할 확실한 근거는 없다.

▲ 글 왕연중 | 그림 김민재 만화가

우리나라는 삼국유사에 등장
따라서 전통적인 고유의 식혜는 우리나라에서 발명되었다 할 수 있다.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따르면, 신라가 가야를 합병한 후 수로와 자손에게 제를 지내게 하였는데, 이 때 제물의 품목을 보면 술, 감주, 떡, 쌀밥, 차, 과였다. 감주 즉, 식혜가 술 다음에 기록되어 있다.

또, 1740년경에 편찬된 ‘수문사설’에도 식혜에 대해 기록하고 있으며, 1800년대에 편찬된 ‘규곤요람’과 ‘시의전서’ 에는 식혜 제조법까지 기록되어 있다.

즉, 제조법은 엿기름 가루를 따뜻한 물에 풀어 3∼4시간 두어 누르스름한 물이 우러나게 한다. 되게 지은 뜨거운 밥을 퍼서 작은 항아리에 담은 다음 엿기름물을 부어서 섭씨 60도로 보온한다. 엿기름물에 있는 아밀라아제가 작용하는 적당한 온도는 섭씨 60도이며, 이때 맥아의 효소작용으로 밥알이 삭는다.

5시간쯤 지나면 밥알이 몇 알 떠오른다. 어느 정도 떠오르면 밥알을 건져 냉수에 헹구어 놓는다. 항아리에 남은 물에 설탕을 넣어 달게 하고 헹군 물을 섞어 생강 몇 쪽을 넣어 펄펄 끓인다. 식힌 후 가라앉혀 항아리에 담아 두고 먹는다.

한편, 엿기름은 맥아라고 하는데 껍질을 벗기지 않은 보리를 물에 담가 두어 싹을 내서 말린 것이다. 엿기름은 ‘기르다’라는 말에서 유래되어 ‘기름’이라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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