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단말기용 PCB 만들어 도로공사에 납품 … 지하철 광고도 기대

 
전자제품의 핵심 PCB
전자제품이나 LED조명기구, 의료기기, 초음파진단기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전자제품에는 빠져서는 안되는 핵심장비가 있다. PCB라고 불리는 것으로 우리말로는 인쇄회로기판이라고 일컫는다.
동현정밀(대표 손은두)은 바로 이러한 PCB를 만들어 많은 기업들에게 공급하는 PCB전문 조립회사이다.
“PCB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고정설비가 있어야 합니다. 이와 함께 개발 전문 인력도 필요합니다.그래서 대개의 기업들은 PCB 생산을 우리와 같은 전문회사들에게 맡깁니다. 비용절감이라는 측면에서 그게 훨씬 더 이득이니까요.”(손은두 대표)

비용절감에서 유리
이 회사는 최근 고속도로 하이패스 단말기인 ‘행복단말기’에 들어가는 PCB를 만들어 도로공사에 납품했다. 기존의 하이패스 제품이 10만~15만원대로 비교적 고가인 반면에 행복단말기는 2만원대로 저렴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행복단말기 제조에는 동현정밀 외에도 4군데 기업이 함께 참여해 앞으로 총 100만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동현정밀은 앞으로 지하철 개찰구에 부착되는 광고용 모니터에 들어가는 PCB를 만들어 서울메트로에 납품하기로 계약을 마쳤다.

 
도로공사, 서울메트로 등에 납품
구로디지털단지, 신도림, 압구정, 명동, 을지로입구 등 주로 지하철 탑승객들이 많이 몰리는 역 위주로 제품을 설치하기로 했다.
동현정밀은 지난 92년 설립됐다.출발 당시에는 동현전자였지만 95년 정밀부문을 만들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당시 동현전자가 거래 업체가 딱 한군데였는데 그 업체가 그만 중국으로 이주하게 되면서 뜻하지 않게 동현전자가 문을 닫게 됐습니다. 그래서 그때 ‘거래처를 다양화해야 되겠다’고 다짐하게 됐습니다. 당시만 해도 거래처의 해외이전 때문에 문을 닫는 기업이 의외로 많았습니다.”(손 대표)

일본 시장 수출
동현정밀은 최근 일본시장을 겨냥한 롤링스토브용 PCB에 제조에도 나섰다. 롤링스토브란 커튼이나 휘장처럼 보이게끔 세워두는 난로로 달력처럼 보이는 부분에 열선이 통과하도록 만들어진 제품이다. 국내 시장에는 아직 본격적으로 선보이지는 않았지만 일본 시장에서의 반응이 좋으면 국내에도 조만간 선보일 방침이다. 동현정밀은 손 대표가 청년 때인 35살에 만들었으니 햇수로 벌써 20년 이상이나 됐다. 수많은 기업이 5년, 10년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일이 비일비재한 가운데 20년 이상을 지속해 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손은두 대표
직원들 급여 한번도 안밀려
“처음에 젊은 나이에 창업했을 때는 하다가 잘 안되면 다시 직장에 재취업하면 되겠지 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런데 창업 후 3년 정도 지나면서 직원도 불어나고 매출도 증대되면서 나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오직 동현정밀과 대표이사인 나만 바라보는 많은 직원들을 보면서 급여만큼은 절대로 밀리지 말자는 일념으로 오늘날까지 버텨왔습니다. 다행히 며칠 늦은 적은 있어도 20여년 이상 사업을 하면서 직원들 급여를 체불한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손 대표)

손 대표의 바람이 있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동반성장하는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격차가 워낙 크다 보니 요즘 젊은 사람들은 중소기업을 거의 쳐다보지 않아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사람을 구하기도 어렵지만 기껏 일좀 한다 싶으면 대기업으로 가는 경우도 흔하고요.이런 문제는 우리 사회 구조적인 문제인 만큼 대기업은 물론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함께 노력을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우리나라가 발전하지 않겠습니까.”(손 대표)

김재창 기자 changs@gamt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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