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내가 곁에 있을게

‘우정’은 불이 잘 든 아랫목이다. 뜨겁지 않아 다가가기 편하고, 쉽게 식지 않아 위로가 된다. 친구들의 마음에 기대면 아랫목에 등을 대고 누운 듯 마음이 푸근해진다. 유난히 추운 겨울이다. 따듯한 영화 한 편으로 오랜 친구들과 우정을 되새겨봐도 좋겠다.      미즈내일 김지민 리포터 sally0602@naver.com

스마트폰은커녕 삐삐도 없던 시절. 매일 보는 학교 친구들에게 편지를 썼다. 학교에서는 말할 수 없는 선생님이나 친구들의 뒷이야기, 마음에 둔 남학생 얘기, 가족에게도 전하지 않는 속마음을 편지에 털어놓곤 했다.

책상 서랍엔 늘 편지지와 편지 봉투, 우표가 있었다. 책을 읽다가, 노래를 듣다가 좋은 내용이나 가사가 나오면 그대로 옮겨 친구에게 보내기도 했다. 한가위 보름달도, 첫눈도 친구들과 함께 맞이했다.

그 ‘우정’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 한 편을 소개한다. 외모는 물론 뛰어난 피아노 실력, 근사한 집, 멋진 남편까지 부족한 것이 없던 피아니스트 케이트. 손가락 근육에 이상을 느낀 케이트는 루게릭병에 걸렸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한다.

그녀는 가수 지망생 벡을 간병인으로 채용한다. 주스 한 잔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주방을 엉망으로 만드는 최악의 간병인이지만, 케이트는 자신을 동정하는 대신 진정한 위로를 건네는 그녀에게 마음이 끌린다.

가수 지망생이면서 무대 공포증으로 인생이 꼬였다고 생각하던 벡 또한 담담히 자기 삶을 지키려는 케이트의 모습을 보며 생애 처음으로 인생의 목표를 찾아간다.

 
이 영화는 서로 희망이 되어준 두 여자의 유쾌한 웃음과 따뜻한 우정을 보여준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 혹은 친구 같은 딸과 함께 보면 좋겠다.

절망의 순간에 곁을 지켜주는 소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마음 한구석에 따듯한 등불 하나 밝힐 수 있을 것이다.
  

유아 낫 유  You’re not you
감독
조지 C. 울프
주연
힐러리 스웽크, 에미 로섬, 조쉬 더하멜
장르
드라마
관람 등급 15세 이상
개봉 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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