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왕연중 | 그림 김민재 만화가

귀에 걸린 동상
혹독한 겨울바람으로부터 귀를 보호해 주는 귀마개는 누가 발명한 것일까? 체스터 그린우드가 그 주인공이다. 15 세의 소년이었던 그린우드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스케이트를 받고 싶었다. 그래서 틈만 나면 부모님께 스케이트를 사 달라고 졸랐다.

드디어 크리스마스 날. 그린우드는 부모님이 준비한 선물을 풀어 보았다. 그 안에는 꿈에도 그리던 스케이트가 들어 있었다.

“고맙습니다. 어서 친구들에게 자랑했으면 좋겠어요.”

아침 식사를 마치고 그린우드는 선물로 받은 스케이트를 가지고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밖으로 나간 지 1 시간도 안 되어 풀이 죽은 채 집으로 돌아왔다.

“그린우드! 왜 벌써 돌아왔니?”

“엄마! 내 귀는 너무 약해요. 밖에서 조금만 놀아도 귀가 금세 얼어 버려요. 그래서 스케이트를 탈 수가 없어요.”

그린우드는 투정 섞인 말투로 이야기했다. 아들의 말을 들은 어머니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얘야. 그럴 때는 손으로 귀를 감싸 주어라.”

그린우드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이번에도 한 시간이 채 안 돼 집으로 돌아왔다. 찬바람을 견디다 못해 그만 귀에 동상이 걸린 것이었다.

그린우드의 아버지는 추운 날엔 밖에 나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특허출원 후 사업...대성공
그린우드는 벽에 걸린 스케이트를 보면서 한숨만 짓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귀가 시럽지 않게 스케이트를 탈 수 있을까?’

여러 가지 생각을 하던 그린우드는 어머니의 말씀에 따라 손으로 귀를 감싸 보았다. 무척 따뜻했다. 손으로 귀를 감싸고 스케이트를 타면 귀가 아프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자세로는 도저히 스케이트를 탈 수 없었다. 한참을 생각하던 그린우드는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맞아! 손 대신에 털가죽으로 귀를 감싸면 되는 거야.”

그린우드는 곧바로 자기의 생각을 어머님께 그림으로 설명했다. 어머니는 그림대로 철사를 둥그렇게 구부려서 털가죽을 덧대었다. 그리고는 그것을 그린우드의 모자 양쪽 귀 부분에 매달았다. 다음날, 그린우드는 귀마개가 달린 모자를 쓰고 호수로 나갔다. 여간 편리하고 따뜻했다.

이후 그린우드 어머니는 매우 바빠졌다. 그의 친구들이 귀마개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다. 귀마개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그린우드의 어머니는 귀마개를 만들어 팔기로 했다.

1877년 3월 13일, 그린우드의 부모님은 귀마개를 특허 출원하고 본격적인 귀마개 사업을 시작했다. 대성공이었다.

저작권자 © 넥스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