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는 자유 및 신분의 상징
모자의 원조는 고대 아나톨리아 중부 즉, 오늘날의 터키의 프리기아 모자로 정리되고 있다. 또 고대 로마에서는 노예가 해방되어 자유인의 신분을 얻게 되면 모자를 썼다. 이 때문에 자유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쿠바, 엘살바도르, 아이티, 니카라과 등 일부 중남미 국가의 국기와 국장에도 해방과 자유의 상징인 모자가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모자를 썼다. 머리를 보호하는 등 다양한 기능의 의관이었다. 연령 및 신분의 차별화에도 활용되었고, 예를 갖추는 수단이 되기도 했다. 왕이 왕관을 쓰듯 관료와 선비 그리고 일반인들은 모두 자기의 신분과 연령에 맞는 모자를 썼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쓰는 모자는 우리나라 고유의 모자가 발전한 것이 아니고 유럽의 서구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나라 고유의 모자는 한복용으로 발전하여 양복에 접목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글 왕연중 / 그림 김민재 만화가

시대 따라 꾸준히 발전
중세 초기의 모자는 아주 단순한 두건과 후드에서 비롯되었다. 이어 등장한 챙이 달린 모자는 크라운이 낮고 채양이 넓고 턱밑에서 끈으로 묶는 것이 특징이다. 이 모자는 그리스와 로마 등에서 여행자들이 주로 썼다. 이때 여성들은 단순한 형태의 두건, 목 가리게, 베일에 금줄 등 장식을 달아 썼다. 이후 머리장식을 위한 형태의 모자가 등장했다.

16세기에 접어들면서 모자는 비약적으로 발전한다. 베레모도 이때부터 등장했다. 비싼 보석과 깃털이 장식품으로 쓰인 것도 이때부터이다. 이때 여성들은 수녀들이 쓰는 게이블은 머리 뒷부분을 고정하는 프렌치 후드로 발전하였고, 이후 작은 하트 모양의 메리스튜어트 캡으로 발전하였다. 17세기에는 청교도들이 썼던 실크모자와 기사들이 썼던 깃털이 달린 큰 모자가 선보였으며, 챙이 넓어져 가장자리가 말아 올라가는 삼각뿔 형태의 모자도 나타났다.

18세기에 들어서는 17세기 모자들이 전성시대 맞았다. 18세기의 발전은 기존형태에 레이스를 단 것이 전부일 정도였다. 19세기에는 17세기와 18세기에 유행했던 비버실크 모자나 영국풍의 라운드 모자가 실크모자로 발전하기도 했다. 19세기의 발전은 갈대를 사용한 여성용 보닛과 남성용 파나마 모자 등을 새롭게 선보이는 등 디자인에 치중한 것이었다. 여성들이 꽃과 리본 등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모자를 선호한 것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 모자는 모든 분야에서 전성시대를 맞는다. 모자산업이라는 말도 이때부터 생겨났으며, 새로운 모양과 기능의 모자를 고안하기 위한 디자이너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물밑 경쟁도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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