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이 욕의 참맛을 알아?”
아이들과 함께 있어서, 겁이 나서, 때로는 교양(?) 수준을 의심받을까 봐 애써 삼키는 한마디. ‘욕’이다. 옆에서 대신 한마디 해주면 속이 시원할 것 같다. 모든 욕을 ‘비속어’라 정의 할 수는 없다.
잘못된 세상을 향한 욕 한 마디 요즘 아이들이 말끝마다 붙이는 욕과 차원이 다르다. ‘욕’이 ‘우아한 한마디’보다 훨씬 진실하고 때로는 치유의 효과까지 있으니 말이다.
<헬머니>는 대한민국 최고의 욕의 고수를 뽑는 서바이벌 오디션을 소재로 만든 영화. 총 상금 3억 원, 전국 예선을 통해 8천 :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은 참가자들이 서바이벌 매치 형식으로 진행되는 ‘욕의 맛’ 오디션에 참가한다. 출소한 지 얼마 안 된 ‘헬머니’도 얼떨결에 참가한다. 예선전부터 16강, 8강, 4강까지 경쟁이 진행되면서 학생, 군인, 직장인 등 남녀노소 참가자들의 다양한 사연이 등장한다.
그 사연 속에서 만나는 욕은 상스럽고 듣기 거북한 욕이 아니라 구수하고 정감 가는 욕으로 변신한다. SNS 100만 뷰를 달성한 지하철 막말녀, 땅콩 리턴의 복수를 꿈꾸는 승무원, 갑질 문화를 조장하는 OO아파트 동 대표, 디스 전문 힙합 뮤지션, 한 많은 전화 상담원, “사장님, 나빠요”를 외치는 외국인 노동자 등 사회의 이슈가 되는 사건을 통해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거침없는 불만을 토로하며 관객의 마음까지 시원하게 풀어준다.
이 영화는 청소년 관람 불가. 어른들을 위한 영화다. 베개에 얼굴 묻고 소리 지르고 싶은 순간이 있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차진 욕’ 한마디로 마음속에 쌓인 스트레스를 저만큼 날려 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