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은 명당을 잡으면 영원히 좋은 자리가 되어 발복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풍수의 고전인 장경을 보면 생기가 있는 곳이 길함을 가져온다고 하였다. 그렇지 않으면 흉한 것으로 본다.
하지만 좋은 자리라 할지라도 방향이나 시간에 따라 절대적인 길지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한 나라의 역사를 보더라도 500년을 넘게 지탱해온 국가는 많지 않다. 크게는 국가의 흥망성쇠를 볼 수 있으며, 좁게는 지역의 변화를 볼 수가 있다. 더 나아가서 한 집안의 흥망성쇠가 있다. 그리고 부자도 삼대를 못 간다는 말이 있다. 또한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도 마찬가지로 시간에 따라 경기순환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입지의 우수성은 풍수에서 상대적인 것으로 본다. 풍수의 역할은 생활공간의 변화 주기에 따라 좀 더 유익한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우석음이 지은 <이택실험>을 보면 “80년 전에 집을 지어 밭이 수천 평이고 자손이 번성하였으나 현재는 수중에 수 백평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라고 했다. 동일한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시운이 달라지면 집안의 재복이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집터의 위치를 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집의 방향도 매우 중요하다. 주변에서 건물을 짓다 중단된 것을 보면 대부분 방향을 잘못 잡은 경우가 많았다. 방향이 달라지면 주변의 형세가 위치마다 달라지기 때문이다.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있는 구조이다. 풍수에서 물은 재물로 본다. 요즘은 물을 보기가 힘들지만 도로가 물의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입지구조로 보면 6, 70년대는 물이 남동쪽에 있으면 재물이 모이는 형국이었다. 그리고 8, 90년대는 동쪽에 물이 있으면 좋았다. 이때는 동쪽이나 동남쪽에 물이 보이는 지역이 많이 발전하게 되었다.
현재는 서해안으로 자금 흐름이 몰리고 있다. 시간적으로 얼마 안 된 일이지만 서해안 지역은 개발이 한창이다. 상대적으로 예전에 비해 동쪽 지역은 많이 침체된 상태이다.
공간적인 지역이 중요한 것처럼 시운의 변화에 따라 지역의 발전이 달라진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강남에서 볼 때 서쪽에 있는 구로, 가산디지털단지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많은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시운도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좋은 때가 있다. 때가 되어야 지역적인 발전도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운의 흐름이 20년을 주기로 하기 때문이다. 시운에 따라 지역적인 변화를 보이기도 하지만 한 건물내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일어난다. 따라서 건물의 내부배치도 시운을 반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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