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매달 월급을 받아도 카드 대금, 보험금 빠지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불평하고 있지는 않은지? 통장에 남은 금액과 상관없이 ‘월급 통장’이라는 이유만으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혜택이 가득하다. 꼬박꼬박 월급을 받는다면 혜택도 꼬박꼬박 챙기자. 더 기특하고 똑똑해진 월급 통장 서비스에 대해 알아봤다.

박아무개씨는 요즘 고민 중이다. 월급 통장에 따라 이자와 혜택이 달라진다는 말에 통장을 바꿔볼까 하고 다른 은행 통장으로 시선을 돌렸는데, TV에 나온 CMA 광고를 보니 증권사 통장도 괜찮을 듯싶다. 과연 어느 통장을 선택해야 할까? 
 
Step 1 은행 vs. 증권사 나에게 맞는 통장은?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의 정성태 선임연구원은 “월급 통장의 경우 급여가 들어오면 적금, 카드 대금, 아파트 관리비 등 다양하게 배분되어 예치되는 잔액이 많지 않지요. 결국 가장 중요한 선택의 기준은 편의성 아닐까요? 그 다음이 수수료, 이자율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라며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반면 포도재무설계 강남1지점의 장재덕 지점장은 “전업 주부는 수입이 남편의 월급에 한정된 만큼 편의성만 고려하기보다는 수익률도 따져봐야 합니다”라며 수익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편의성겮痔庫?환경에 따라 개인차가 있으니 자신에게 맞는 통장을 고르는 것이 정답인 듯싶다. 
 
Step 2 은행 통장, 편의성과 대출이 무기 
은행 통장의 강점은 접근이 쉽다는 것. 집 근처에 은행 한두 곳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자동화기기는 물론 은행 카드만 있으면 편의점에서도 현금을 찾을 수 있다.

대출 계획이 있는 경우에도 은행 통장이 있는 것이 좋다. 은행은 은행 실적에 따라 대출 여부와 금리가 결정되는데, 이때 우선적으로 꼽는 부분이 바로 급여 이체. 조만간 집 장만이나 학자금 지출 등의 계획이 있다면 당연히 은행권 통장이 유리하다. 그렇다면 그 많은 은행 중에서 어느 은행을 선택해야 할까?

장재덕 지점장은 “근로 소득자는 한 곳을 정해 주거래 은행으로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시중 은행은 서비스와 이율이 비슷비슷하거든요. 은행을 분산하지 말고 한 은행과 지속적으로 거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단 통장은 구분할 것을 권합니다. 급여에서 적금 같은 고정 지출이 나가는 생활비 통장, 경조사비 같은 비정기적 지출이 있는 통장으로 구분하는 것이 재테크의 기본입니다”라고 조언한다. 
 
Step 3 증권사 통장, 높은 이율이 강점 
증권사나 종금사의 매력은 역시 높은 이율. 심지어 소액 결제 서비스가 시행되면서 증권사도 별도의 은행 통장 없이 24시간 입출금, 계좌 이체, 지로나 공과금 납부 등이 가능해졌다. 그렇다면 이율도 높고, 은행처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CMA로 월급 통장을 바꾸는 것이 좋을까?

“증권사에서 주는 혜택, 예를 들면 주식 매매시 수수료를 감면해준다거나 신주 공모에서 우대해주는 등 증권사에 판매하는 상품을 주로 드는 경우 CMA가 있으면 유리하겠죠.” 정성태 선임연구원의 설명이다.

CMA를 선택할 때 무조건 수익률만 따져선 안 된다. 향후 수수료가 얼마나 되는지, 출금 시간이나 장소에 제약이 있는지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므로 해당 증권사의 재무 안정성이나 상품의 안정성 등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증권사에서 내세우는 이율도 일정 조건과 최고 한도액이 있으므로 월급 통장으로 결정하기 전 요모조모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Step 4 월급 통장, 직접 상담 받아보니 
월급 통장 관련 기사를 준비하다 보니 리포터도 남편의 월급 통장을 바꿔보고 싶었다. 남편의 월급 통장은 모 은행의 대표적인 급여 통장이지만, 목돈이 들어오더라도 이자 혜택이 없어 연 4.0퍼센트 이율이 적용되는 제2금융권 인터넷 통장으로 모두 이체해놓는다. 게다가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월급 통장에 회사 이름만 표기되어 있고 ‘급여’라는 표기가 없어 이체 수수료 무료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기업은행 상담 창구에 앉자 직원이 ‘아이플랜 급여통장’을 권했다. 월 평균 잔액이 30만 원 이상일 경우 은행 자동화기기 수수료가 면제되며, 평균 잔액과 관계없이 급여 이체 금액에 따라 최고 2.7퍼센트의 금리를 우대받을 수 있다고 한다. 종전에 보유하던 통장은 이율이 거의 제로로 통장을 바꿀 경우 월 500만 원을 기준으로 한다면 1년에 12만5천 원은 더 챙길 수 있다. 또 전업 주부의 경우 ‘생활비 이체’ 명목으로 매달 30만 원 이상 고정적으로 입금된다면 이를 급여로 인정, 직장인 급여 통장과 마찬가지로 은행 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다고 한다.

요즘 뜨는 CMA 계좌도 알아보기 위해 다시 근처 현대증권으로 향했다. 워낙 증권사와는 거리가 먼 리포터, 잔득 긴장해서 월급 통장 개설에 관해 문의했다. 현대증권의 ‘CMA 플러스’는 월 50만 원 이상 급여가 이체되면 연 4.1퍼센트의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 계좌당 500만 원 한도로 그 이상이면 2.7퍼센트의 금리가 적용되지만, 남편의 월급 통장을 바꿀 경우 목돈이 생겼을 때 이율이 높은 타 은행 통장으로 이체해놓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매월 500만 원의 급여가 이체된다면 1년에 20만 원 정도 챙길 수 있고, 주식 매매 수수료 10퍼센트를 캐시백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은행과 증권사에서 상담을 받았지만 어느 통장으로 바꿀지 선뜻 결정하기 힘들었다. 수익률만 따지자니 앞으로 대출받을 일이 생길 수도 있고, 앞날을 생각하자니 2배에 가까운 금리가 눈에 밟히고….  저녁에 조금 더 생각해보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취재 미즈내일 나혜진 리포터 happom@naver.com
도움말 장재덕 지점장(포도재무설계 강남1지점)·정성태 선임연구원(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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