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파우치 속의 욕망

체홉, 여자를 읽다(부제 : 파우치 속의 욕망)
기    간 6월 7일까지
장    소 정동 세실극장
관람료 3만 원
문    의 02-742-7601

사랑과 욕망의 심리를 묻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 도스옙스키에 이어 단편소설의 새 시대를 연 안톤 체호프는 보통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을 담백하게 그려내는 삶의 예술가로 불린다. 600여 편에 이르는 체호프의 단편에는 사회적 약자, 아이와 여자가 주인공이며 이들의 웃음과 유머, 우수와 눈물, 탄식과 절망, 행복과 불행 등을 다룬다.

특히 여자들의 사랑, 행복과 불행, 육체적 욕망과 정신적 결핍에 따른 일탈과 부정을 다룬 에로티시즘 단편들은 체호프의 예술 세계에서 독특한 자리를 차지한다. 이번 작품을 구성하는 체호프의 단편 ‘약사의 아내’ ‘나의 아내들’ ‘아가피아’ ‘불행’ 역시 비슷한 정서를 공유한다. 네 작품 모두 체홉 특유의 에로티시즘을 밑바탕에 깔고 등장하는 여성 모두 남편의 감시와 위협에도 끊임없이 일탈과 자유를 꿈꾼다.

체호프식 에로티시즘은 관능이나 욕구에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의 대표적인 인물인 여자들, 부인들의 권태와 외로움, 1880년대 러시아의 가부장적 시스템에 반발하는 그녀들의 몸부림이다. 따라서 관능의 표현은, 에로티시즘이 아닌 안쓰러움과 연민의 느낌으로 관객에게 전이된다.

연극의 부제는 ‘파우치 속의 욕망’이다. 여성의 필수품인 파우치, 항상 몸에 소지하는 물건에 들어 있는 욕망이란 어떤 것일까. 겉으로 드러낼 수 없는 파우치 속의 욕망을 ‘체호프의 여자들’은 조용히 분출한다. 도덕과 윤리의 잣대로 재단하기보다 그들의 권태와 비밀, 우수와 눈물에 공감을 유도하고 있다.

연극을 통해 본 19세기 러시아 여성들의 심리나 태도가 현대 여성의 심리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자각은 간통제가 폐지된 이 시대 페미니즘의 향방을 의심하게도 한다. 어쩔 수 없는 굴종, 희생, 의지 같은 DNA는 태곳적부터 여성의 세포에 박혀온 것일까. 온전히 독립적일 수 없는 여성의 수동적인 삶, 사랑에 대한 태도를 다시 한 번 질문하게 한다.

사람을 사랑한 문학가이자 예술가다. 그가 남긴 수많은 그림을 재해석하여 따뜻함과 휴식을 통한 감성 회복을 위한 전시다. 헤세 의 대표작 <수레바퀴 밑에서> <데미안> <싯다르타> <유리알 유희> 등이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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