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 끝에 지우개를 덧붙여 상품화해 보자는, 어찌 보면 하찮기까지 보이는 이 발상은 세계적인 발명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이제까지의 물품에 간단한 더하기를 해 보는 것은 기초적이면서도 성공 확률이 높은 발명의 첫걸음이다. 요즘 우리 나라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오이나 인삼 등을 더한 특수 미용 비누는, 사실 미국 등지에서는 40여 년 전에 만들어져 ‘비누 업계의 혁명’을 가져온 것이었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기존의 비누에 솔잎의 향기를 첨가하여 만든 ‘솔잎비누’이다.
이를 발명한 사람은 미국 버몬트 주의 벌리판이라는 사람이었다. 벌리판은 비누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인기 만담가였다. 매일매일 바쁘게 살아가던 어느 날, 벌리판은 무대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그 동안 앓던 폐결핵이 악화된 것이다. 그 때까지만 해도 폐결핵은 불치병에 가까웠기 때문에 건강한 사람들과 격리된 채 치료를 받아야 했다. 따라서 그는 요양 치료에 들어갔다. 그가 찾은 곳은 소나무가 울창한 산골 마을로, 공기가 좋은 곳이었다.  그는 여기서 본격적인 투병 생활을 시작했다. 즉, 투약과 함께 산림욕을 즐기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번잡한 도시 속에서 탁한 공기에 시달려 온 벌리판으로서는 솔잎 향기 그윽한 산골 마을이 천국이었다.

‘솔잎 향기가 이처럼 상쾌할 줄은 미처 몰랐어.’ 솔잎 향기가 은은히 퍼지는 소나무 숲에서 산림욕을 즐길 때마다 벌리판은 그 향기에 감탄했다. 그리고 1 년이 채 안 돼 건강을 되찾기에 이르렀다. 그러면서 솔잎 향기에 대한 고마움도 품게 되었다.

도시로 돌아온 벌리판은 만담을 다시 시작하면서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솔잎 향기! 이것이라면 도시인에게 나의 만담보다 더 큰 활력소가 될 것이 틀림없어. 솔잎 향기의 장점을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는 없을까?’ 

벌리판은 며칠 동안 골똘히 생각했으나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무릎을 탁 쳤다.
 ‘그래, 이거야!’
 하루의 일을 마치고 손을 ?던 벌리판은 순간적으로 솔잎비누를 생각해 냈다.  얼마 후, 솔잎비누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그가 만든 비누는 의외로 아주 간단했다. 

기존의 비누 만드는 방법을 그대로 이용하면서 솔잎에서 뽑아 낸 솔잎 즙을 비누에 첨가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2 년 남짓 지났을 때는 ‘벌리판의 솔잎비누를 모른다면 미국 사람이 아니다.’라는 유행어가 생길 정도가 되었다.  벌리판은 솔잎비누 하나로 신화를 이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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