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의 시대인 21세기를 이끌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정치인의 뛰어난 정책? 아니면 세계적 석학의 경제논리? 물론 이들도  중요한 요소이긴 하나 진정한 미래를 이끌 원동력은 창조적 정신에 의해 창출된 아이디어와 발명, 바로 그것이다.

현대 사회에 있어 발명의 힘은 한 국가의 힘을 상징하는 지표이다. 전문가들은 원자 폭탄 투하로 잿더미로 변했던 일본이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게 된 것은 모두 들불처럼 일어난 발명의 힘 덕분이라고 분석한다.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셀 수 없을 정도로 쏟아낸 아이디어들은 남과 다른 상품을 만드는 데 기여했고, 이것을 무기로 일본이 세계시장을 파고들 수 있었으며, 급기야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구촌의 최대강국으로 세계질서를 좌지우지하는 미국 또한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한 국민정신에 에디슨과 같은 발명가들의 힘을 더해, 오늘과 같은 경쟁력과 힘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오늘의 미국을 이끄는 원동력도 아이디어와 발명이다.

오죽했으면 한 국가의 경쟁력을 알려면 그 국가가 가진 특허권의 건수와 발명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살피라고 했을까. 특허권의  건수는 국가의 기술력을 그대로 증명하는 가장 정확한 수치이고, 발명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발전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는 무엇보다 값진 자산이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선·후진국의 구분을 특허권의 건수를 기준으로 한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현대 사회에서 하나의 아이디어가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은 일반의 상식을 뛰어넘을 정도로 큰 것이다. 이젠 제품의 크기나 규모는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인터페론 1그램의 가치가 수천 달러를 넘어 선지가 벌써 몇 년 전의 일이고, 손톱크기만한 반도체 한 개가 자동차 한 대분의 몫을 충분히 하고도 남는 시대도 오래 전의 일이다. 아이디어와 발명 자체가 힘이 되고, 돈이 되는 세상인 것이다.

오래 전부터 그 중요성이 새삼 강조되고 있는 소프트웨어 산업만을 보더라도, 이 사실을 보다 명확히 알 수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은 누가 먼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느냐에 승부가 갈린다. 적은 자본과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결합된, 그야말로 황금 알을 낳는 거위인 것이다. 

아이디어 폭풍이 영향을 미치는 영역은 소프트웨어나 컴퓨터 같은 첨단 산업뿐이 아니다. 가전제품은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능을 장착한, 보다 편하고, 보다 아름답고, 보다 튼튼한 상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급기야 가장 변화가 더딘 1차 산업에도 어김없이 아이디어 경쟁은 이어진다. 농장주는 자신의 이름과 연락처를 표기해 소비자에게 믿음을 주는 전략상의 아이디어를 이용하기도 하고, 유통 과정에서 보다 신선하게 보일 수 있도록 색다른 포장 법을 개발하기도 한다. 또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첨단 농업기술을 동원하기도 한다. 아이디어 없이는 도태되고 마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제 남과 같아서는 무한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좀 더 다른 것, 좀 더 새로운 것을 위해 아이디어를 개발하자. 그 속에 보장된 우리의 내일이 있다.

왕연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겸임 영동대 발명특허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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