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거래구조 개선 위한 민간 연구소 설립 … ‘지식비타민’ 13년째 운영

dvn이 만난 사람들 - 이경만 공정거래연구소 소장

대한민국 경제 발전을 위해선 기업 생태계를 올바로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오랫동안 쌓인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불공정거래 관행을 개선하는 게 시급하다고 주장하는 기업인들이 많다. 최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위공직자 생활을 정리하고 민간 공정거래연구소를 설립한 이경만 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다. <편집자 주>

 
공정거래위원회, 청와대, 국민권익위원회 등에서 고위 공직을 생활을 하셨는데 이를 그만두고 최근 민간 공정거래연구소를 설립한 동기가 무엇입니까.
우리나라 경제가 중국 등 대외적인 요인으로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기도 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 수탈적 기업생태계입니다. 즉 중소기업이 누려야할 이익이 대기업으로 전가되는 불공정거래구조가 있습니다. 기업생태계가 붕괴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우리나라 경제가 10년을 넘길 수 있을까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 문제를 제대로 연구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서 우리나라 최초로 민간연구소를 설립했습니다. 이를 통해 건강한 기업생태계 구축으로 중소기업이 잘되는 나라를 만들고자 연구소를 만들었습니다.

공정거래연구소에선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할 계획입니까.
연구소에서는 기업생태계를 붕괴시키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피고, 이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정책개발을 할 예정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불공정 하도급 거래, 유통 및 가맹분야의 불공정 문제를 자문하고 해결해주는 기능을 할 것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사건 중 60%는 하도급 문제이고, 하도급 사건 중에 40%는 하도급 대금을 받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납품대금을 제대로 못 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도와줄 예정입니다.

기업 경영에 필요한 ‘지식비타민’을 오랫동안 운영하고 있는데 어떤 내용인지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식비타민(www.1234way.com)은 2002년 경 부산시청 정보기획계장 시절에 부산지역 벤처기업 사장 670명 공부시키려고 만든 사이트입니다. 젊은 벤처기업가들이 열정과 기술은 있지만 경영에 필요한 전략적 마인드가 부족하고, 시대의 트렌드를 모르거나 리더십 등이 너무 약해서 이를 깨우쳐 주고자 시작했습니다. 신문이나 잡지 등에 실린 국내외 성공기업 사례를 공부하면 닮아가기에 중소기업도 성공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식비타민을 보급한지 13년이나 되었고 회원들이 3만 명 정도 되는데 앞으로 중소기업 사장 300만 명이 보도록 만들겠습니다. 

중소기업인들이 필요한 책도 쓰셨는데 어떤 것인지 설명해 주세요.
공정거래위원회에 접수되는 사건을 분석해보니 7가지 문제 때문에 중소기업이 어렵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전속거래의 유혹, 지속적 단가인하, 인력과 핵심기술의 유출, 사업가로채기 등 7가지 종류의 함정이 한국의 비즈니스 정글에 파 묻혀 있습니다. 그래서 이를 사장님들께 알려야겠다고 생각했고, 지식비타민을 분석해보니 함정을 벗어나 생존하는 전략도 있었기에 이를 가르쳐주고 싶었습니다. 이런 내용을 담은 책이 2001년 3월에 출간한 「거래의 7가지 함정」입니다. 이 책 덕분에 청와대에 파견을 갈수 있었고, 이명박 대통령께서도 이 책을 보시고 격려전화까지 주셨습니다. 현재까지 서점에서 팔리고 있습니다.

또 지난 올해 7월에 출간한 「사장의 촉」이라는 책입니다. 그간 공정위, 청와대 등에 근무하면서  성공기업가를 많이 만났습니다. 또 지식비타민에 등장한 성공기업인을 보니 다들 촉이 좋았습니다. 정리를 해 보니 이 또한 7가지가 있었습니다. 사람에 대한 촉, 판매에 대한 촉, 본질과 단순함에 대한 촉, 시스템에 대한 촉 등 7가지의 촉이 잘 작동하는 분들이 성공한 사업가가 됨을 알았습니다.

이제 막 사업을 하는 마당에 내가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기도 합니다. 위대한 CEO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7가지의 촉을 꾸준하게 몇 십년을 갈고 닦아야 가능합니다. 이를 알려주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중소기업 CEO들과 근로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을 해주세요.
중소기업 사장님들께는 파는데 집중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중소기업 사장님들은 물건이나 서비스를 만드는데 모든 자금과 열정을 쏟아 붓습니다. 이 후에는 유통이나 마케팅을 할 자금이 없어서 못 팔아서  망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자금이 있는 만큼 개발을 하는 듯합니다. 이러면 망합니다. 만들기 전에 팔 생각부터 하고, 판로를 만들어두고 개발하든지 생산해야 합니다.

근로자들에게는 제2의 인생이 훨씬 중요한 시대가 되었고, 만약 퇴직을 생각한다면 5년 이상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퇴직 후 치킨이나 카페 등 자영업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또 무슨 부동산 중개사 자격증이나 따서 노후를 대비하려는 생각도 버려야 합니다. 오히려 현직의 경험이나 지난 커리어를 잘 살려서 연관된 직업이나 창업을 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미리부터 자기 분야에 충분히 공부하고, 네트워크를 만들며, 사업계획서를 치밀하게 만드는 준비를 해야 합니다. 퇴직후에 곧바로 돈을 벌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소장님의 이력을 간단히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행시 38회, 공정위 하도급개선과장 및 가맹유통과장,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실 행정관, OECD 대한민국 정책센터 경쟁정책본부장, 국민권익위원회 신고심사심의관(국장)을 역임했고, 지금은 공정거래연구소장 및 지식비타민 대표로 있습니다.

조선일보 등에 전문가 칼럼리스트로 활동해 왔고, 부천이나 당진, 광주광역시 등 상공회의소, 벤처기업협회 등 사업자 단체, 중앙대 등 대학교 등에서 「거래의 7가지 함정」, “거래 대금을 잘 받는 법칙” 등의 강의를 다수 해 왔습니다.

공정거래관련 문의가 있을 경우 공정거래연구소 홈페이지(www.공정거래연구소.com)에 접속하거나 전화(02-562-6578) 및 이메일(wakenp@naver.com)로 내용을 보내면 됩니다.

이환선 기자 wslee1679@gamt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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