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왕연중, 그림 김민재)

내용물에 찍힌 수신인의 주소와 이름이 투명 셀로판을 통해 들여다보여 봉투에 수신인의 주소와 이름을 다시 쓰지 않아도 척척 배달되는 우편물.

 

세계 각국의 요즘 상업용 우편물이나 우체국의 전보 등을 보면 이 봉투를 사용해 타이핑 인력을 반으로 절감하고 있다.

이 봉투의 발명가는 토마스 캐라한.
전형적인 샐러리맨인 캐라한은 실로 우연한 기회에 떠올린 아이디어로 세계적인 특허품을 내놓아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캐라한은 어느 날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타이피스트가 내용물에도 수신인의 주소와 이름을 치고 또 봉투에도 똑같은 내용을 치는 것을 보고 이중으로 일을 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똑같은 내용을 두 번씩이나 치는 것은 시간으로 보나, 인력으로 보나 큰 낭비야. 정말 비생산적인 일이라구.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캐라한은 곰곰이 생각해보았으나, 뾰쪽한 방법이 생각나진 않았다.

타이피스트의 이 같은 일은 매일같이 반복되었다. 일을 시키는 상관도, 지시를 받아 일하는 타이피스트도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생각, 개선 쪽으로는 눈을 돌리지 않았다. 이중으로 하는 일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오직 캐라한 뿐이었다.

그러나 시간에 쫓기는 캐라한으로서는 연구에 매달릴 수도 없었다. 그저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을 보면서 답답해 할 따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손수건을 사기 위해 양품점에 들른 캐라한은 문제를 거뜬히 해결할 수 있는 원리를 발견했다.

 “무슨 색깔을 원하십니까?”
양품점 주인은 포장지에 곱게 포장된 손수건 더미 속에서 원하는 색깔을 금방 찾아냈다.
비결은 간단했다. 손수건 포장에 예쁜 무늬의 구멍을 뚫어 셀로판을 붙여 놓아 손수건의 색깔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이것이다!’
캐라한은 집에 돌아온 즉시 봉투를 찾아 수신자의 주소와 이름 쓰는 부분을 직사각형으로 곱게 오려내고 오려낸 부분에 손수건 포장에서 떼어낸 셀로판을 붙여보았다. 봉투 속이 들여다보이는 것은 당연.

 ‘자, 이제 봉투의 셀로판 부분에 내용물의 수신자 주소와 성명이 나타나도록 잘만 접으면 되겠구나.’
투명 셀로판을 부친 상업용 봉투의 탄생은 한 시간이면 족했다. 실용신안권과 디자인권을 획득하는데도 2년이 걸리지 않았다.

우리가 무심코 주고받는 셀로판부친 상업용 봉투.
이것도 발명품이냐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엄연히 이 봉투는 지구촌 어디를 가도 사랑 받고 있는 세계적인 발명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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