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중의 명절로 손꼽히는 추석. 얼마나 좋은 명절이었으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까지 했을까. 이 명절은 상징하는 음식은 무엇일까? 오곡백과가 넘쳐나니 선뜻 손꼽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송편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송병(松餠) 또는 송엽병(松葉餠)이라고도 하는 송편은 우리 민족 고유의 음식으로, 재미있는 숨은 이야기도 많고, 예찬 시(禮讚 詩)까지 있다.

 

예부터 우리 선조들은 처녀들이 송편을 예쁘게 만들면 좋은 신랑을 만나고, 임산부가 송편을 예쁘게 만들면 예쁜 딸을 낳는다며 정성을 다해 예쁘게 만들었다고 한다. 또 송편 속에 솔잎을 넣고 쪄서 임산부가 솔잎의 끝 쪽을 먼저 먹으면 아들을 낳고, 안쪽을 먼저 먹으면 딸을 낳는 다는 이야기도 있다. 특히 전 가족이 둘러 앉아 만들어야 가정이 평안하고 복을 받는다며, 전 가족이 모여 송편을 만들며 웃음꽃을 피웠다고 한다. 필자도 듣고 경험한 일이다.

 

송편을 예찬한 시인은 시선(詩仙) 김병연. 죽장에 삿갓 쓰고 삼천리를 방랑한 김삿갓이다. ‘죽장에 삿갓 쓰고 방랑 삼천리/흰 구름 뜬 고개 넘어가는 객이 누구냐/열두 대문 문간방에 걸식하며/술 한 잔에 시 한수로 떠나가는 김삿갓‘의 주인공 김삿갓은 송편을 ’손바닥에 굴리고 굴려 새알을 빚더니/손가락 끝으로 낱낱이 조개 입술을 붙이네./금반 위에 오뚝오뚝 세워 놓으니 일천 봉우리가 깎은 듯하고,/옥 젓가락으로 달아 올리니 반달이 둥글게 떠오르네.‘라 시로 예찬했다.

송편은 옛날에는 햇곡식으로 만들어 한해의 수확을 감사하며, 차례 및 성묘 시 조상에게 올렸는데, 언제부터인가 계절에 관계없이 만들어 먹기도 한다.

그렇다면 송편은 누가 언제 발명했을까? 언제 누가 발명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우리 민족 고유의 음식임에는 틀림이 없다.

우리나라 고서에 송편에 관한 기록은 여러 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 고서에는 송편 만드는 방법이 비교적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송편에 대한 기록이 나오는 고서로는 제민요술(齊民要術), 목은집(牧隱集),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요록(要錄), 성호사설, 규합총서(閨閤叢書), 시의전서(是議全書), 성호사설(星湖僿說) 등을 들 수 있다.

송편이 언제부터 만들어 졌는지에 대한 기록은 목은집과 요록 등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목은집에 ‘팥소를 넣은 차기 장 떡’에 대한 기록이 나오는데, 이것도 송편의 일종으로 보여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설과 1680년 요록에 기록된 ‘백미가루로 떡을 만들어 솔잎과 찐다.’는 설 등이 있다. 송편의 종류는 소의 종류에 따라 결정되었다. 즉, 팥 송편·깨 송편·대추송편·잣 송편, 모시 잎 송편, 도토리 송편, 칡 송편, 호박송편, 쑥 송편, 소나무 껍질을 넣어 만든 송기송편, 꽃의 모양을 본떠 만든 매화 송편 등이 있다.

송편은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만들어 졌다. 즉, 강원도에서는 감자와 무 송편, 함경도에서는 언 감자 송편, 전라도에서는 삘기 송편, 경상도에서는 모시 잎 송편, 평안도에서는 조개 모양의 조개송편, 황해도에서는 서울지역 송편보다 5배나 큰 반달형 송편 등이 있다. 송편은 추석 전 연한 솔잎을 따서 깨끗이 보관해 두었다가 송편 사이에 넣고 쪄서 은은한 솔향기를 느낄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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