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가 심해진 치아를 방치한 채 지내다가 잠을 못 잘 정도로 심한 치통을 겪은 후에서야 뒤늦게 치과를 찾는 분들이 많다. 치아의 내부에는 신경과 혈관으로 이루어진 치수조직이 있는데, 충치가 깊어 치수까지 진행되면 치수에 염증이 생긴다. 감각을 직접 느끼는 기관인 신경 조직에 염증이 생겼으니 그 통증이 엄청난 것은 당연한 결과다. 

충치가 이렇게 치수까지 진행된 경우 염증이 생긴 치수를 회복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치아 내부의 치수조직을 긁어내 완전히 제거하고 깨끗하게 소독한 후 밀봉하는 치료를 하게 되는데, 이 치료가 바로 ‘신경치료(Root Canal Treatment)’이다. 

마취만 잘 되면 거의 통증 없이 치료를 끝낼 수 있으나 충치가 심하게 진행된 상태일수록 마취가 잘 안 될 가능성이 높고 고통을 느낄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찬물과 뜨거운 물, 또는 단 음식을 먹을 때 치아의 시린 느낌이 너무 심하다면 곧바로 치과를 방문해 충치가 심한 상태인 것은 아닌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신경치료가 시작되면 먼저 충치를 제거하고 치아의 윗부분에 구멍을 뚫어 치수에 접근한다. 그리고 특수한 도구를 사용하여 뿌리 끝까지 모든 치수 조직을 깨끗이 제거한다. 치수가 완전히 제거되면 치아 내부를 단단한 재료로 채우고, 마지막으로 금속이나 치아색 재료로 치아 전체를 감싸는 형태의 수복물인 ‘크라운’을 만들어 씌우면 치료가 끝난다.

그런데 간혹, 신경치료 후 크라운을 씌우지 않고 지내는 환자분들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신경치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비교적 큰 비용이 들지 않지만 크라운은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치료비용이 비싸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신경치료로 구조가 약해진 치아를 크라운을 씌우지 않고 방치하면 치아가 부서지거나, 남은 부분이 다시 심하게 썩는 경우가 흔하다. 치아 윗부분이 조금 깨지거나 작은 충치가 생겼다면 그때라도 보강해서 다시 씌우면 되지만, 신경치료를 한 치아는 통증감각을 느낄 수 없어서 깨지거나 충치가 재발해도 환자는 자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손상이 심하게 생긴 후에야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결국 빼야할 지경이 되어서야 발견하고 뒤늦게 후회하는 일을 많이 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혹시 신경치료 후 크라운을 씌우지 않은 치아가 있다면, 당장은 불편함이 없더라도 반드시 크라운 치료로 마무리를 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음식을 씹는 힘에 의해 치아가 깨지거나 부러지거나 이차적인 충치가 생겨 힘들게 신경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치아를 빼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치아를 빼면 틀니나 브릿지, 임플란트 등 오히려 더 고가의 치료를 받아야 하므로 당장은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크라운 치료로 치아를 보존하는 것이 의학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합리적인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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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
연세 퍼시픽 치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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