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의 두 번째 단계로 분할 결합이 있다. 이것은 어떤 물건을 분해한 다음, 그 분해 된 부품을 다르게 결합하거나, 다른 부품을 추가 결합하여 새로운 용도를 갖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4칸 회전문을 분해하여 3칸 회전문으로 다시 결합한 것과, 냉장고를 분해한 다음 냉동 기능을 추가하여 결합한 것 등이다.

우선 냉장고와 냉동법이 어떻게 발명 되었는지 각각 살펴보자. 냉장고는 누가 발명했을까?
여러 주장이 있으나 가장 먼저 특허를 받은 사람은 미국의 야콥 파킨스였다. 야콥은 본래 미국인이었으나 대부분의 생활을 영국에서 했고, 냉장고 원리의 특허도 영국의 특허청에서 받았다. 그의 특허명세서에는 냉장고의 원리에 대하여 ‘공기압축 사이클’을 중심으로 기록하고 있는데 내용은 이렇다.

“이 사이클에서는 휘발성 액체의 증발에 의해서 냉각이 이루어지고, 동시에 그 휘발성 액체를 항상 응축하며 손실 없이 되풀이하여 운전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야콥의 특허는 모델 이상의 상품으로 생산되지는 못했다. 후원자도 없었지만 야콥이 너무 늙어 더 이상 활동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냉장고를 처음으로 상품화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사람은 제임스 해리슨이다.

제임스는 오스트레일리아로 이주하여 인쇄공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그는 야콥이 누구인지도 몰랐고, 야콥이 냉장고의 원리를 발명한 사실은 더욱 모르고 있었다. 제임스는 활자의 세척에 에테르를 사용하면서 그 뛰어난 냉각효과를 이용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
“에테르의 이 뛰어난 냉각효과를 달리 이용할 방법은 없을까?”

처음에는 막막하기만 했으나, 몇 년 동안 인쇄기를 수리하면서 그는 스스로 지혜를 터득하여 냉장고를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냉동법을 처음 발명한 사람은 여행이 취미였던 ‘크렌즈 버즈아이’이다. 미국 동북 지방의 해변 마을에서 바다까지 얼어붙는 지독한 추위가 계속되던 어느 날, 버즈아이는 출항을 앞에 두고 기선을 손질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어? 이 물고기는 두 달 전에 먹다 남은 것인데 왜 이렇게 싱싱하지? 이제 막 잡아 올린 것처럼 싱싱하네.”
그는 이 물고기가 영하의 낮은 온도에 꽁꽁 얼어 신선도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곧 알아냈다.

‘그렇다면 쇠고기나 채소 같은 것도 이렇게 얼려두면 오랫동안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즉시 집으로 돌아온 버즈아이는 토끼를 잡아 실험을 시작했다. 종이 상자에 양초를 입히고, 그 안에 여러 개의 칸을 만들어 토끼고기와 얼음을 차례로 채워놓아 보았다. 

얼음 칸 사이의 토끼고기는 곧 얼어붙어 상할 염려가 없었다. 특허 출원을 마친 그는 식품회사인 ‘제너럴 푸드사’를 찾아갔다. 식품 저장에 고심하고 있던 제너럴푸드사는 버즈아이의 특허를 당시로서는 세계 최고의 가격으로 사들였다.

각각 어렵고, 힘들게 발명된 냉장의 원리와 냉동의 원리는 분할 결합되어 또 하나의 새로운 발명품이 된 것이다.

멜빵은 아기를 등에 업기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미끄러져 내려가지 않게 하기 위해 가슴 앞에서 띠를 열십자 모양으로 엇매어 조여야 한다. 그러자니 가슴이 답답하여 숨쉬기도 불편할 만큼 불편했다. 

그러나 란도 셀은 어깨에 걸치는 것으로 같은 기능을 가졌지만, 가슴이 답답하지 않게 제작되었다.  따라서 란도 셀도 분할결합에서 비롯된 발명이라 할 수 있다. 

분할결합은 이용하면 특허출원을 위한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발명도 할 수 있다. 이 기법은 주로 신제품 개발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지금 당장 도전하라. 발명에서의 승자는 하루라도 빨리 도전하는 자 만이 될 수 있다.

왕연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겸임 영동대 발명특허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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