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빚어 신(神)의 선으로 집을 짓다

기    간 11월 1일까지
장    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관람료
8천원~ 1만5천 원
문    의
  02-837-6611
'안토니 가우디, 바르셀로나를 꿈꾸다'는 가우디라는 인물과 그의 작품, 그가 우리에게 남긴 문화유산을 향해 떠나는 작은 여행이다. 동화를 그대로 옮긴 것같이 예쁜 집, 파도 모양 동굴 통로, 나뭇가지에 비친 햇살을 담은 성당을 직접 볼 수는 없지만 이 전시는 그가 어떻게 20세기 건축과 예술의 전무후무한 아이콘이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곡선은 신의 선이고, 직선은 인간의 선이다”라는 가우디의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수많은 곡선으로 건축물을 만든 천재의 자만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전시를 보며 그의 말은 신에 대한 경외심에서 우러나온 것임을 느꼈다.

신이 창조한 자연의 모습을 담고 싶었기에 그의 건축물엔 부드러운 곡선이 많은 것. 먼 곳에서 보면 그저 높게 솟은 것처럼 보이는 사그라다 파밀리아도 크고 작은 곡선을 품었다. “아름다움이란 진실이 주는 찬란함이다. 예술이 아름다움이기에, 진실이 없다면 예술도 없다”는 가우디의 말에 깊이 공감했다. 더 놀라운 것은 그렇게 섬세한 건축물의 설계가 각도기와 컴퍼스, 자 몇 개로 완성되었다는 사실!

이번 전시에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가우디의 일곱 개 건축물과 관련된 도면, 스케치, 모형을 볼 수 있는데, 특히 1882년 짓기 시작해 현재까지 건축 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신은 서두르지 않는다”는 가우디의 생각을 그대로 담았다.

그가 생전에 만든 것은 탄생의 파사드뿐. 그는 생전에 성당을 완공하지 못할 것을 예감하고 후세를 위해 수많은 모형과 스케치를 남긴 것이다.

가우디가 사그라다 파밀리아에 담고 싶은 것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신의 섭리가 아니었을까? 디자인과 실용성이 뛰어난 가우디의 가구와 소품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손가락의 위치를 고려한 손잡이, 팔과 손의 위치까지 정확히 계산한 의자와 가구는 당장 집에 가져다 놓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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