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약 결합이란 글자 그대로 비약적인 고도의 단계에 속하는 발명기법이다. 그것은 어떤 물건으로부터의 고정관념을 탈피하여 획기적인 기능을 창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획기적인 기능과 원리를 결합한다.  트랜지스터를 반도체로 발전시킨 것과 수동을 자동으로 개선한 것은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왔고, 이것이 곧 비약결합의 좋은 예이다. 

일본에는 과거부터 ‘무엇은 무엇이라고 푼다.’고 하는 수수께끼 놀이가 있다.
 ‘거미줄은 소매점이라고 푼다.’
 이 두 가지 사이에는 언뜻 보면 아무 관계도 없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을 연관짓는 것이 비약 결합이다.
 ‘그물을 쳐놓고 손님이 오기를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니까.’
수수께끼를 풀면서 두뇌의 활동이 비약적으로 작용한다. 거미들의 생태를 잘 관찰하여, ‘좋은 장소에 거미줄을 치면 그만큼 수확이 크다.’는 이론을 발견하고, 소매점이 번성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아내기도 한다. 많은 발명과 발견은 이 비약 결합에 의해 이루어졌다. 

지금으로부터 약 1백 50여 년 전, 영국에서는 동전을 넣으면 움직이는 놀이기구가 유행하고 있었다. 당시의 놀이기구는 지금의 전자오락 기구만큼이나 유행하고 있었다.  이 놀이기구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한결 같이 호기심뿐이었다. 그러나 덴함의 경우는 달랐다.
 ‘동전을 넣으면 일정한 시간 동안 움직인다. 어떤 원리일까?’

그러나 덴함의 의문은 쉽게 풀렸다. 놀이기구의 제작회사를 찾아간 덴함은 너무나도 간단한 원리에 허탈하기까지 했다.
 “동전의 무게로 작동이 가능하지요.”
놀이기구 기술자의 설명을 들으며 덴함은 비약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우표나 물건을 자동으로 판매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의 머리 속으로 수많은 상상이 전개되었다. 집으로 돌아온 덴함은 ‘자동판매기’의 기발한 착상을 떠올리고, 연구에 착수했다. 그는 1페니를 넣으면 그것이 슈트에 전해져서 떨어지게 되고, 이때 용수철의 끝이 벗겨져서 우표가 나오는 자동판매기를 발명하게 된 것이다. 덴함은 이 획기적인 발명으로 영국 발명계의 화제가 되었다.

요즘 온 세계에 널리 퍼져 경이로운 업적을 쌓고 있는 컴퓨터도 비약결합의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컴퓨터는 사람이 입력해 놓은 프로그램에 따라 자동으로 주어진 자료를 읽고, 기억하며 계산․분류․집계 등을 실행하며 그 결과를 인쇄하는 전자장치이다. 

미국의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교수였던 로버트 워너는 수학자로, 어느 날 교수들의 연구실을 찾아가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모두 이제부터 문을 열고 나와 한 곳에 모입시다. 그래서 모두의 지혜를 한데 모아 봅시다.”
그래서 교수들은 한 자리에 모여, 인간의 뇌의 작용에 대한 토론을 벌일 것을 합의하고 얼굴을 마주했다. 
당시는 2차 세계 대전 중으로, 그 무렵 미국은 일본의 비행기 폭격에 대처하느라 속을 썩고 있었다. 

고사포의 탄환이 비행기가 날고 있는 고도까지 올라가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비행기는 지그재그 비행을 하므로 명중률이 낮았다. 이것을 격추시키려면 복잡한 진로를 미리 예측하여 거기에 포탄을 쏘아 올려야 하는데, 그러자면 인간의 뇌처럼 고도의 작용을 하는 고사포 조준장치가 필요하다고 여긴 미국 당국이 워너의 그룹에 이 연구를 요청했던 것이다.

이 그룹은 ‘사이버네틱스’라는 새로운 학문을 개척하여 ‘자동제어’를 중심으로 연구했고, 사이버네틱스를 이용한 고사포는 성능이 우수해서 일본의 폭격기를 대부분 명중시켰다. 컴퓨터의 역사는 여기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여기에도 도전하라. 행운은 도전하는 자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왕연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겸임 영동대 발명특허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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