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적 사고는 전통적인 고정 관념을 탈피하여, 사고의 중심을 수평으로 이동시키는 유연하고 함축성 있는 사고의 한 방법이다.

아이디어를 창안할 때, 사실과 꼭 맞는 논리를 펴지 아니하고, 원인과 결과의 흐름이 원리 원칙대로 맞아 들어가지 않더라도 이런 것들을 뛰어 넘어가며 생각하는 것으로 뻔한 이야기라도 뒤집어서, 혹은 거꾸로 보며 생각하는 기법을 말한다.

수평적 사고의 테크닉은 하나의 사물을 관찰할 때, 여러 방법으로 관찰하며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사고방식이다.  만일 구멍을 하나 뚫는다고 할 때, 돌이나 바위에 부딪치게 되면 그 구멍은 포기하고, 옆에 다른 구멍을 뚫는 식의 방법으로 다양하게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의 기법이다.

어느 음식점에 갔을 때의 일이다.  둥근 탁자에 여럿이 모여 앉았는데, 웨이터가 중심에 놓인 둥근 유리판 위에 음식을 차려 놓았다.  평소의 습관대로 손이 잘 닿지 않는 음식을 덜기 위해, 사람들은 손을 길게 내뻗거나 엉덩이를 약간 들며 엉거주춤한 자세로 음식을 자기 그릇에 알맞게 덜어 내는데, 한 사람이 갑자기 둥근 유리판을 자기 앞으로 빙 돌려놓았다.
‘아차!’ 회전원판인 것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이처럼 가끔씩 ‘아니다.’고 하면서도 습관적으로, 혹은 익숙하지 않아서 유연한 생각에 인색할 때가 있다.

인간관계에서도 가장 상대하기 힘들고 경계의 대상이 되는 사람은 ‘융통성이 없는’사람이다. 유연한 생각, 수평적 사고를 하자.  발명에서는 무엇보다도 생각의 이동과 다각적인 생각을 강조한다.

요즘 아파트, 혹은 주택의 주방에 가서 싱크대를 살펴보면 재미있는 것이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싱크대의 수도꼭지는 고정되어 있는 것이 당연했고, 목욕탕의 샤워기는 길게 늘어지게 되어 있었다. 주부들이 싱크대의 고정되어 있는 수도꼭지에서 물을 틀어 쓰면서 불편하다고 느끼기는 했겠지만 샤워기처럼 길게 늘여 쓸 생각은 별로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고정되어있던 수도꼭지가 샤워기처럼 이동을 시작한 것이다. 그제 서야 주부들은 ‘왜 진작 이런 생각을 못했지?’하며 그 편리함에 기뻐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그동안 우리의 생각이 얼마나 고정되어 있었는가를 생각하면,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우리의 고정된 생각을 조금만 수평으로 이동시켜 본다면 행운을 거머쥘 수도 있다. 1930년 경, 샌프란시스코에서 많은 양의 황금이 쏟아지고 있었다. 자연히 이곳은 황금을 캐기 위해 모여드는 서부의 사나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전 지역이 천막촌으로 변해갔다.  그 와중에 스트라우스는 천막을 팔아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었다.

어느 날, 그에게 찾아온 군납 알선업자가 대형 천막 10만개 분량의 천막 천을 주문했다.
스트라우스는 즉시 빚을 내어, 공장과 직공을 늘려 밤낮으로 생산한 결과 3개월 만에 약속받은 천막 천을 생산했다. 그런데 모든 희망을 걸었던 군납의 길이 막혀버렸다. 시간이 흐르자 빚 독촉은 심해지고, 직공들은 월급을 안 준다고 아우성이었다.

작은 산만한, 그 엄청난 양의 천막 천을 한꺼번에 사줄 사람도 없었다. 스트라우스는 홧김에 술이라도 듬뿍 마셔볼 양으로 주점에 들렀다가, 그곳의 광부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헤진 바지를 꿰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쯔쯔… 바지가 모두 닳았군. 천막천이라면 좀 체로 닳지 않을 텐데…’
스트라우스는 그 순간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겼다. 천막 천으로 광부들의 바지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이 오늘 날 전 세계 젊은이들이 즐겨 입는 청바지이다. 천막 천에 고정된 생각을 옷감으로 수평 이동한 그의 생각이 발명과 함께, 부를 거머쥐게 한 좋은 예이다.

생각을 바꾸는 데는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다. 당장 생각을 바꾸자. 생각을 바꾸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생도 바뀐다고 한다.

왕연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겸임 영동대 발명특허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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