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왕연중 | 그림 김민재 만화가

유전 옆에 또 다른 유전이 있듯, 발명 옆에는 또 다른 발명이 있게 마련이다. 미국의 제이미 여사가 발명하여 부와 명예를 거머쥔 다리미덮개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 이야기는 6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계 제일로 손꼽히는 미국의 화학섬유회사인 듀폰이 섭씨 4백도의 높은 열에서도 끄떡없이 견뎌내는 불연성 섬유를 발명하여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 섬유는 성냥불을 들이대도 타지 않았고, 다리미에 전기를 꽂은 채 올려놓아도 아무 이상이 없었다.

듀폰은 광고 없이도 신문과 방송의 보도만으로 전 세계에 이 섬유를 알릴 수 있었고, 시장 또한 석권했다. 사람들은 이 놀라운 발명에 그저 감탄할 뿐이었다. 다만 제이미 여사만은 이 소식을 접하는 순간 이 섬유를 이용한 또 다른 발명을 생각했다.

“고열에 견뎌내고, 불에도 타지 않는 섬유! 이것으로 만들 수 있는 물건이 무엇일까? 뭔가 인기 상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제이미 여사의 머리 속에는 온통 이 생각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오후, 이 날도 온갖 궁리를 하던 제이미 여사는 다음날 남편이 입을 바지를 다리미질 하고 있었다. 바지를 펼쳐놓은 다음 그 위에 천을 덮고, 다시 그 위에 물을 뿌려 다리미질을 하자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또 바지 하나만 다리고 나면 덮었던 천이 누렇게 타버려 여간 낭비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천을 덮지 않고 다릴 수도 없었다. 천을 덮지 않으면 옷이 반질반질해져서 보기가 흉하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제이미 여사뿐만 아니라 누구나 겪는 어려움이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다리미질을 하던 제이미 여사의 머리에 순간 번쩍 스치는 아이디어가 있었다.

“그렇다. 바로 그것이다.” 제이미 여사는 듀폰의 새 섬유로 다리미 덮개를 만들면 만사형통이라는 생각을 떠올렸다. 즉시 행동에 옮겼다. 생각대로 여간 편리한 게 아니었다. 다리미에 덮개를 씌웠으므로 천을 덮을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서둘러 특허출원을 마치고, 스스로 만들어 시장에 내놓아 보았다. 가위 폭발적인 인기였다. 소문은 순식간에 번졌고, 소문을 들은 한 의류업체가 제이미 여사에게 특허권 양도를 요청해왔다. 계약이 체결되자 이 의류업체는 ‘아이언 코드’라는 이름으로 대량생산에 들어갔고, 제이미 여사는 로열티(특허권 사용료)를 받아 돈방석에 앉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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