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왕연중 | 그림 김민재 만화가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미국인 네이슨 헐리스의 ‘토니파마’발명은 이를 잘 입증한다. 40세가 넘도록 조그만 미용재료 가게 주인에 불과했던 헐리스. 하지만 그가 끊임없이 추구한 발명정신은 새로운 삶을 만들어냈다. 중년에 이르도록 영세업자를 벗어나지 못하면 꿈을 포기하기 마련.

 

하지만 헐리스는 달랐다.‘발명으로 기필코 대사업가로 발 돋음 하겠다. 언젠가는 때가 오겠지.’주변에서 빚어지는 사소한 일까지 꼼꼼히 관찰하면서 틈만 나면 발명에 몰두했다. 수십 가지에 도전했으나 결과는 번번이 신통치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헐리스는 화장품을 납품하기 위해 단골거래처인 미장원에 들른다. 5-6명의 여자들이 파마를 하고 있었는데 그 중에는 그의 아내도 끼여 있었다.

머리를 태울 만큼 뜨거운 열을 내뿜는 커다란 통 같은 것을 뒤집어쓰고 있는 여자들의 모습은 보기에도 딱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아무리 아름다워지는 것이 좋다지만 굳이 비싼 돈을 주고 오랜 시간동안 그런 고문(?)을 받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집에서 스스로 간편하게 파마를 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면 어떨까.’반짝 그의 머리 속을 스친 아이디어. 단숨에 집으로 돌아온 그는 이내 연구에 착수했다.

이런 저런 책을 뒤적이고 전문가를 찾아 모자란 지식을 채운 후 웨이브 액 중화제, 머리를 마는 클립(Clip),고무 밴드를 만들어냈다. 이러 특허출원을 마치고 이것을 분홍과 흰색의 선으로 꾸며진 예쁜 상자에 넣어 판매에 나섰다.

아니나 다를까, 여자들은 이 편리한 파마기구를 사려고 줄을 이었다. 이때가 1944년. 첫해는 80만 달러, 이듬해에는 4백만 달러나 매상을 올렸다. 1946년에는 ‘토니파마’라는 상호와 상표가 미국 전역에 알려졌고 다음 해에는 프랑스와 영국에까지 진출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토니파마의 인기 때문에 큰 타격을 받은 미장원들은 이를 만회하려고 1백만 달러의 자금을 모아 역선전에 들어갔으나 뚜렷한 장점을 갖춘 토니파마의 열기를 누르기엔 역부족이었다.

이 놀라운 성장을 지켜본 질레트사는 헐리스의 특허를 2천만 달러에 사들였다. 그리고 헐리스를 부장자리에 앉혀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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