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가가 되고 싶으면,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즉시 기록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세계적으로 뛰어난 발명가나 정치가, 음악가, 작가들은 모두 기록 광들이었다. 

링컨은 모자 속에 종이와 연필을 넣고 다니며 언제든지 메모를 할 수 있게 했고, 메모를 통해 자신만의 정치관을 완성해 나갔다. 슈베르트는 머릿속에 항상 아름다운 악상이 흐르고 있었으며, 그것을 손에 닿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기록하였다. 식당의 식단표나, 자신이 타고 다니는 마차가 악보가 되기도 했는데, 그는 이 기록들을 통해 일생동안 끊임없이 훌륭한 음악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기록은 후일에 발명의 재료가 되는 중요한 것으로, 기록할 당시에는 ‘아주 기발한데!’라고 생각하나 시간이 자꾸 흐를수록 결점이 하나 둘씩 나타난다. 그러나 결점이 나타나더라도 염려할 것은 없다. 그것을 고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ㅂ씨는 항상 메모지를 가지고 다니다가 자신의 생각과 관련된 모든 것을 기록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어느 때부터 인가 그는 야광 제품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는데, 활용 품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도 회사와 집을 오가며 생각나는 단어들을 무심코 적어보았다. 

 “지하실, 밤, 비, 물, 목마름…” 그러다가 메모를 하나하나 읽어나가던 그는 갑자기 탄성을 질렀다.  “바로 이거다. 밤에도 볼 수 있는 야광 물잔!”캄캄한 밤중에 갑자기 목이 타는 갈증을 느껴 무심코 머리맡을 더듬거리며 물 컵을 찾던 경험을 술을 마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그의 연상기록은 아이디어 상품을 내는 일등공신의 활약을 했다.

우리의 의식 속에는 기억과 망각이라는 두 가지 생각이 공존하며 움직인다.  하루 종일 학교에서 공부한 내용이나, 중요한 약속, 친구의 생일, 기쁘고 즐거웠던 일 등 꼭 기억해야 할 것과 슬프고 기분 나쁜 일 등 되도록 빨리 잊어버려야 할 것들이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되풀이 되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기억해야 할 일은 쉽게 잊고, 망각해야할 나쁜 것은 머릿속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는 속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등교 길 버스 안에서나, 여행 등에서 반짝하고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이 목적지에 도착해 생각하려하면 도무지 떠오르지 않아 당황하는 경우도 종종 있을 것이다.

‘분명히 기발한 아이디어였는데 그게 뭐였더라?…’ 뒤늦게야 다시 생각해내려 해도 이미 그 귀한 생각들이 망각의 강을 건너간 뒤다. 불과 몇 분 사이에도 이처럼 날라 가 버릴 수 있는 것이 기억력의 한계인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기발한 생각이 떠오를 때만해도 펄펄 넘치던 의욕과 정열이 망각 후에는 자신감마저 잃게 하여 발명을 시도하려했던 결심까지 빼앗아 아예 포기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예방책은 없을까? 좀 귀찮은 방법이기는 하지만 한 가지 대책은 있다.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것, 혹은 불편하게 느꼈던 사항들,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들… 등을 모두 적어놓는 것이다.

모양은? 기능은? 개량하고 싶은 부분은? 재료는? 크기는? 해결점은? 등등 떠오르는 것은 그때그때 기록으로 남겨두고 어느 순간,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즉시 적어두거나 그려두는 방법이다. 기록 없는 발명이란 없다.

꼭 발명가가 아니더라도 길을 갈 때나, 어떤 재품을 사용할 때나, 특별한 것, 인상 깊었던 일까지 기록하다 보면 그것이 방향을 제시해주고, 뜻하지 않은 길로 들어서게 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말고 일단 기록하는 습관부터 가져라.

왕연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겸임 영동대 발명특허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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