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큼은 딸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

 
‘적어도 3년, 아이는 어머니의 품에서 키워야 한다’는 ‘애착육아’를 위해 잘나가던 직업을 버리면서부터 전쟁은 시작된다. 바쁜 남편 몫까지 대신해 ‘독박육아’를 하고 엄마의 정보력에 아이 학교가 달라진다는 ‘입시전쟁’을 치르면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는 ‘취업전쟁’이 기다린다. 나름의 방식으로 자식 키우는 데 헌신했지만 되돌아오는 건 ‘맘충’, ‘캥거루맘’, ‘문제 엄마’ 등 곱지 않은 시선들뿐이다. 

1부 ‘나는 나쁜 엄마입니까?’에서는 ‘나쁜 엄마, 나쁜 마누라, 나쁜 딸, 나쁜 직장인’이 돼버린 이 시대 알파걸의 속사정을 리얼하게 펼쳐 보인다.

2부에서 대한민국 엄마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네덜란드로 떠난 워킹맘이 소개됐다. 일과 가정 모두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떠났다는 그들은 네덜란드에서 비로소 ‘엄마로서의 행복’을 찾을 수 있었다 말한다.

마지막 3부는 ‘1m의 기적은 일어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 4대에 걸친 대가족을 건사하면서 떡 방앗간 운영과 농사일까지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일하는 일개미 김미숙씨는 집안일은 나 몰라라 놀러만 다니는 베짱이 남편과 1m 밧줄로 연결됐다.

3부작에 걸쳐 다양한 이들의 전쟁 사례를 찾아 밀착 취재하고 고스란히 화면에 담아낸 노력은 칭찬하고 싶다.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기에 인터넷을 달구고 지금까지 논란거리로 회자되며 문제의식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었던 건 아닐까.

아직 이 다큐멘터리는 전쟁이 아닌 선전포고를 그린 수준이지만 좀 더 깊이 있는 고민과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 다시 한 번 제작되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넥스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