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는 ‘제도의 경쟁력, 열린 분야, 선도전략’이 핵심 … 과거 실크로드 ‘알타이 노마드’를 미래 ‘디지털 노마드’로 엮어야

제47회 G밸리CEO포럼 -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 유라시안네트워크 이사장

제47회 G밸리CEO포럼이 지난 2월 25일 열렸다. 강사는 ‘벤처기업의 대부’로 알려진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이민화 이사장은 지난 2002년부터 유라시안네트워크 운동을 시작했다. 한국이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나가기 위해선 알타이 노마드를 잇는 유라시안네트워크가 절실하다는 취지에서다. 이민화 이사장의 강연을 요약 정리한다. <편집자 주>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 전략에 대해 생각한다. 기업은 국가와 달리 갈 수 없다.
한국은 경제적 측면에서 10년째 뒷걸음 치고 있다. 남북문제, 외교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또 내부문제도 사회 양극화 등 악화되고 있다. 이 4가지 문제를 풀지 않고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없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하느냐가 우리의 숙제다. 우리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한강의 기적이다. 1953년 6.25 정전후 지지리 못살던 나라가 OECD에 가입했다. 비결은 ‘닥치고 쫒아가는 것’이었다. 이 방법을 정부가 주도하고 대기업이 이끌고 중소기업이 따라갔다. 이같이 빠른 추격자 전략의 근본은 실용학문이다. 남들을 쫒아갈 때 문학 역사 철학 같은 걸 볼 필요는 없다. 기술만 있으면 된다. 그러나 이 전략이 한계에 부딪혀서 지난 10년간 우리 경제가 계속 뒷걸음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왜 벌어지고 있는가? 남들을 쫒아가는 전략과 앞서가는 전략, 이 두 가지의 차이이다. 그래서 우리는 남들을 앞서가는 창조경제 전략을 갈 수밖에 없다. 남들이 안하는 것을 해야한다. 남들이 안하는 것을 하려면 인간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인문학이 필요한 시대에 들어선 것이다.

그런데 과거를 모르고 미래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 인문학 열풍은 좋다. 그러나 대부분 인문학 열풍은 프랑스 역사, 영국의 문학, 중국의 논어 등이다. 이런 것이 우리의 미래 전략과 일치하고 있을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인문학이 필요하다. 독일의 철학과 중국의 사서오경가지고 그들을 앞서가는 새로운 가치관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우리의 인문학이 필요하다.

인문학의 기본은 문사철, 그중에서 제일 급한 건 역사다. 이젠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를 향해서 가고, 한국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를 향해 소통하는 그러한 새로운 가치관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런 생각으로 2002년에 유라시안 네트웍이라는 운동을 시작했다.

알타이어 국가와 교류 강화
후진국에서 중진국 진입전략과 중진국에서 선진국 진입전략은 완전히 다르다. 여기서 핵심적인 세가지 문제는 제도의 경쟁력, 열린 분야, 선도전략이다. 이 세가지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나? 국가의 4대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나? 이에 대해 스토리텔링을 해보자. 소위 유라시안 인문학의 역할을 갖고 스토리텔링을 해보자. 우리 내부를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로 나누는 걸 지나서, 대한민국만 보는 시각을 넘어, 남북통일을 지나서, 통일 이후를 보자.

대한민국 해외동포는 인구대비 세계 최다이다. 중국 6%인데 한국은 9%가 넘는다. 남한만 기준으로하면 14%이다. 해외동포가 제일 많은 나라다. 이것을 자산화시켜야 한다. 그리고 전세계 알타이어족을 아우르는 허브역할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새로 만들어보자. 이것을 통해 무엇을 기대하나? 바로 닫힌 부분들을 열고 제도를 개선하고 선도전략을 이끌어가야 한다. 이 일타삼피의 유라시아 네트워크 전략의 핵심은 과거에서 미래로 향하고 한국과 세계가 소통하자는 것이다.

이 전체 그림의 핵심은, 전세계에 있는 알타이어 국가들을 우리가 어떻게 엮어갈 것이냐이다. 이 나라들은 핀란드로 시작해 헝가리, 불가리아, 터키, 중앙아시아 나라를 거쳐 몽골, 동북삼성, 일본, 한국, 운남성과 네팔 부탄 베트남까지, 남미쪽에 멕시코로부터 시작해서 페루까지 이어지는 인디오국가들이 기본적으로 알타이어국가들이다. 이들 중 경제 10위권의 국가는 한국 일본뿐이다.

 
17세기는 역사의 변곡점
우리는 이들의 정체성을 보고 갈 필요가 있다. 역사책엔 문명의 발생이 농경의 중심이 아닌 농경과 유목의 접점에서 발생한다고 썼다. 농경과 유목의 접점 지역은 무역 지역이다. 여기서 문명이 발생한다.
인간은 교류를 통해 발전해왔다. 인간 교류의 역사는 굉장히 오랜 옛날로부터 이루어져 왔다. 실크로드는 대략 3개월이면 동서이동이 가능하게 했다. 이 실크로드를 중심으로 보는 세계사는 점이 아닌 선으로 세계를 보고 교류 중심의 역사로 보는 노마드의 사관이다. 이 실크로드를 누가 관장했느냐? 바로 알타이 노마드이다.

크게 봐서 3개의 동서 무역로가 있다. 제일 중요한 무역로는 시베리아 초원을 가로지르는 초원의 길로서 노마드의 길이라고 한다. 두번째는 사막과 산맥을 가로지르는 대상의 길로 여기는 낙타를 타고 건너간다. 세번째는 바다를 가로지르는 바다의 길인데 흔히 도자기가 많이 무역됐기 때문에 도자기의 길이라 부른다. 각각 무역로의 종착점이 다르다. 초원의 길 종착점은 북경, 대상의 길 종착점은 장안, 도자기의 길 종착점은 광동성 양주에 해당한다. 어디가 제일 중요한 무역로였을까? 초원의 길을 통해 가는 게 가장 쉬운 이동로였다.

남북을 통한 길은 5개의 길이 있다. 말을 교역하는 길, 불교가 전해진 길, 라마교가 전해진 길 메소포타미아를 가로지르는 길 발트의 호박을 거래하는 길. 이렇게 3대 주선 5대 지선이 있다.

전체 실크로드의 역사를 잘라본다면, 17세기가 시대적 변화의 변곡점이다. 17세기 전세계 판도는 4대 제국이 주도하고 있었다. 첫번째는 중동과 유럽의 오스만 투르크 제국이다. 로마제국에서 이태리 스페인을 빼고 페르시아 이집트를 집어넣은 게 오스만 투르크 제국이다. 로마보다 더 많은 부를 가지고 있던 나라다. 그 이유는 로마제국보다 더 강력한 무역로를 장악했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무굴제국. 인도 역사상 최대 제국이다. 세번째는 중국의 청. 역시 중국 역사상 최대 영역을 가진 나라다. 마지막으로 신성 로마제국이다.

4대 제국을 비교해보면, 청이 최대의 부를 가지고 나머지가 비슷하다. 군사적 측면에서 본다면 신성로마제국과 오스만투르크 전쟁이 계속되는데 계속 공세적인 입장을 취한 곳이 오스만투르크다. 17세기 4대 제국의 특징은 신성로마제국 빼고 전부 알타이제국이란 것이다.

그렇다면 3대 알타이 제국은 우연이었을까 필연이었을까? 중국역사책을 펼쳐보니, 10세기 이후 중국 왕조 중 한족이라 주장하는 나라는 명뿐이다. 인도도 마찬가지다. 인도역사엔 로지왕조 하나 빼고는 전부 다 알타이 국가들이다. 알타이 노마드의 17세기 역사는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다.

이러한 실크로드를 통한 노마드의 시대가 종식을 고하는게 몽골제국의 붕괴때문이다. 몽골제국은 페스트 때문에 붕괴한다. 페스트로 인해 무역망이 파괴됐기 때문이다. 명은 다시 몽골이 들어오지 않게 하기 위해 북으로는 만리장성, 해안은 백리해금, 서쪽은 도랑을 막아버린다.

17세기 청나라가 등장하면서 바다를 연다. 하지만 다시 청이 연 이후 무역이 바다에서 육상으로 옮겨와야되는데 못옮기고 공존한다. 네덜란드가 항해혁명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획기적인 선박건조기술이 만들어지고 주식회사제도라는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이런 동서 공존의 시기가 17세기이다. 이후 산업혁명으로 역전되기 시작한다. 알타이 제국의 영역들, 거대한 국가들이 역사에서 사라졌다. 알렉산더의 영토는 알지만, 훈 제국이 그보다 더 넓고 오래된 영토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모른다. 역사에선 사라진 것이다.

미래는 디지털노마드가 주도
이젠 이 전체를 아우르는 한국의 리더십이 역할을 할 때라 생각한다. 역사는 사관의 문제이다. 당시 전세계를 이끌었던 투르크, 몽골보다 지금 한국이 적지 않다.

과거가 아닌 미래 문제로 눈을 돌려 디지털 노마드를 다음 시나리오로 만들어 봤다. 실크로드로부터 시작해서 모바일까지 이르는 전체 역사에서 보면 굉장히 중요한 특징이 하나 있다. 그 당시 가장 중요한 네트워크를 이끄는 나라가 역사를 이끌어나간다는 사실이다. 실크로드 까지는 알타이 노마드가 이끌었고 대양에서 인터넷까지가 유럽의 시대. 이제 모바일로 가면서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모바일 네트워크는 인류가 만든 모든 네트워크의 합보다 강하다. 기존의 네트워크는 인간의 도구지만 모바일은 인간을 바꾼다. 평범한 사람이 모바일 컨버전스를 통해 슈퍼맨이 되는 것이다.

무슨 이야기냐? 실크로드 시대를 풍미했던 게 알타이 노마드라면, 실크로드가 소멸되면서 알타이가 쇠퇴했다. 그런데 디지털 실크로드가 등장하면서 다시 부활할 것인가? 놀랍게도 알타이 노마드 국가의 모바일 컨버전스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가장 이동성이 높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면 우리 알타이 노마드의 정체성, 디지털 노마드의 미래를 우리 국가의 미래와 연결해야 하는 마지막 시나리오가 필요하다. 유라시안 네트워크는 예컨데 핀란드를 모바일 기술의 협력국으로 삼고 베트남을 동남아의 기지국, 멕시코를 중남미의 교두보 이렇게 해서 우리가 전세계적인 우리 네트워크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것은 지배네트워크가 아니라 교류이다. 지역중심의 사관은 제국주의로 가지만 교류 중심의 사관은 네트워크로 간다. 유라시안 네트워크를 통해 제도의 경쟁력, 열린국가, 선도전략을 가지고 가자.

정리 이새몬 기자 smlee@gamt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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