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보고 치유해야 할 역사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문제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하고 풀어야 할 아픈 역사다. 하지만 ‘위안부’ 용어가 사라진 초등 교과서, 피해 할머니들의 동의 없는 한일 정부의 ‘위안부 합의’ 등 관련 뉴스는 씁쓸함만 더한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 아이가 ‘위안부’에 대해 질문한다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할 수 있을까? 부끄럽지만 자신이 없다. 그런 점에서 조정래 감독이 14년 만에 완성한 <귀향>의 개봉 소식은 뜻깊고 반가웠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이 영화가 답이 되어 주지 않을까 기대하며 관람했다.

영화는 1943년 경남 거창의 한 작은 마을에 사는 ‘정민’이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순수하고 애교 많은 열네 살 소녀 정민은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일본군에 의해 함께 끌려온 소녀들과 머나먼 중국 목단강 위안소까지 가게 된다. 그곳에서 일본군에 의해 가늠할 수 없는 끔찍하고 모진 고통을 겪은 이들은 탈출을 시도한다.

시대가 흘러 1991년,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은경’은 무녀를 찾고 굿당에 머문다. 허드렛일을 하던 중 죽은 영혼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알아차린 은경은 타지에서 죽은 정민의 혼백을 보게 되는데….

스크린에서 만난 <귀향>은 위안부의 적나라한 실상을 보여주는 데서 끝이 아니라 고통 속에 절명했던 수많은 소녀들의 영혼을 고향의 품으로, 집으로, 가족들 곁으로 돌려보내는 염원도 함께 담겨 있어 감동을 더한다.

‘진짜 국민 영화’가 되기 위해 국민의 힘을 모으게 한 건 운명이지 않았을까. 위안부로 끌려간 모든 소녀들이 귀향할 수 있도록 국민의 힘이 좀 더 모여지길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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