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에서 1+1=2다. 하지만 발명에서는 하나에다 하나를 더한것이 때때로 무한대를 만들기도 한다.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지우개가 달린 연필’이 바로 이런 발명의 대표적인 케이스다. 가난한 화가지망생이자 15세짜리 소년가장이었던 하이만이 이 작품을 고안해 낸 것은 1867년 7월.

 

당시 미국 필라델피아에 살고 있던 하이만은 지독한 궁핍 속에서 병든 홀어머니를 간호하며 먹고 살기 위해 그림그리기에 몰두했었다. 그러나 대화가의 꿈은 자꾸만 시들어 가고 냉혹한 현실만 그를 몰아세웠다.

어느 추운 겨울날 마침 그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일찍부터 열심히 데생작업을 하고 있었다. 오전 중으로 그림을 완성해 내다 팔아야 끼니를 이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작은 사고가 생겼다. 데생이 잘못돼 지우고 다시 그려야겠는데 도무지 지우개를 어디에 두었는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온 방안을 샅샅이 뒤졌으나 지우개는 끝내 찾을 수 없었고, 결국 이날은 한 장의 그림도 그려내지 못했다.

유난히 건망증이 심했던 하이만에게 종종 일어나는 일이었다. 다음 날부터 그는 지우개에 실을 꿰어 연필에 매달아 사용해보았다. 잃어버릴 염려는 없었지만 연필을 사용할 때마다 지우개가 덜그럭거려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외출을 하기위해 모자를 쓰는 순간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서 반짝이는 영감을 얻는다.

‘지우개를 연필의 머리부분에 모자 씌우듯 고정시키면 잃어버릴 염려도 없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겠구나!’서둘러 양철조각을 구해 연필과 지우개를 접속시켜 보았더니 고민이 말끔히 해소됐다.

친구의 도움으로 특허출원을 마친 하이만은 리버칩 연필회사 사장을 찾아갔다. 사장은 매년 5천 달러씩 주는 조건으로 하이만의 특허를 사들였다. 지우개가 달린 연필은 나오기가 무섭게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하이만은 이 작은 ‘1+1의 발명철학’으로 아틀리에를 세우고 마음껏 그림을 그려 드디어 국전에 입선했다. 또 노하우를 사들인 리버칩 연필회사는 단비 맞은 죽순처럼 쑥쑥 자라 가내공업수준에서 일약 세계제일의 연필회사로 변신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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